multiple_fraud_condo.gif지난해 말 노스욕의 콘도미니엄 다중계약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한인여성이 또다시 똑같은 방식의 사기를 저질러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40대 정모(한씨 성을 쓰기도 함)씨는 유학생을 위한 인터넷카페 ‘캐스모’ 등에 노스욕 스프링가든에 위치한 콘도 유닛 및 방을 임대한다는 광고를 낸 뒤 다중계약을 통해 적게는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수천 달러까지 임대료를 가로챘다. 보증금 명목으로 건넨 피해액은 수백 달러에서 최대 3,690달러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보도됐던 사례들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1만 달러가 훌쩍 넘어간다.

하숙집에서 생활해온 유학생 유모(23)씨는 지난 3월 말 인터넷카페에서 룸렌트 광고를 보게 됐다. 위치도 좋았고 월세도 비교적 싸서 바로 돈을 지불하고 계약했다. 4월9일 입주하기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열쇠까지 받은 터라 눈곱만큼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사 직전 불거졌다. 살고 있던 집에서의 마지막 날인 8일 갑자기 정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급한 사정이 생겼으니 1주일만 입주를 미뤄달라는 것. 유씨는 당장 집을 비워줘야 했던 상황이었던 데다 친구 집에서 무작정 신세를 질 수 없어 하루 뒤인 10일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정작 이튿날이 되자 정씨는 또 사정이 안 된다며 3~4일 더 민박집에 머물 수 없겠느냐고 물어왔다.

화가 난 유씨는 결국 계약을 파기하기로 하고 선불한 920달러를 돌려줄 것을 요구, 정씨로부터 수표와 함께 정씨의 여권사본을 받았다. 여권사본은 정씨가 신원이 확실하다는 뜻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확인결과 수표계좌는 지급정지된 상태였다. 유씨는 “외환은행 수표였는데 은행에 직접 확인해봤더니 못 쓰는 수표라고 했다. 집에 찾아가 받아놓은 키로 문을 열려고 해봤는데 열리지 않았다. 열쇠도 가짜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피해자는 유닛 전체를 임차하기로 하고 정씨에게 3,960달러를 현찰로 건넸다가 사취를 당한 경우다. 그 역시 다른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계약서와 여권사본을 받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권사본에 있는 생년월일은 조잡하게 변조돼있었다.

이밖에 친구와 함께 들어가기로 하고 1,400달러를 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학생도 있다. 피해자 정모(26)씨는 “돈을 받으러 집까지 찾아갔었는데 ‘돈 받기 싫으면 경찰에 신고하라’는 식의 협박도 받았다”고 전했다.

동일인에 의한 피해가 늘어나자 피해자들은 지난 16일 노스욕 모처에서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들 중 5명은 경찰에 사기 등 혐의로 정씨를 신고해놓은 상태다. 이날 피해자모임에는 토론토총영사관의 엄명용 경찰영사도 참석했다. 이들은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다른 피해자들의 신고를 돕기로 했다. 토론토경찰은 금주 내로 한인담당경관을 배정,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세입자에 따르면 문제의 콘도유닛을 빌려 살고 있는 정씨는 지난 3월 말경 집주인으로부터 5월1일까지 퇴거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는 정씨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한 끝에 17일 오전 연결됐으나 정씨는 “나중에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었다. 그는 지난해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기자와 통화에선 “잘 모르고 그랬다. 여러 입주 후보자를 받아놓고 좋은 세입자를 고르려 했다. 돈을 받은 것은 보증금 명목이었다. 다 돌려주려고 했는데 집에 도둑이 들어 돈이 없어졌고 그 와중에 일이 터졌다”고 주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