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생활하던 한인 할머니가 숨진 지 상당시간이 흐른 뒤 부패한 상태로 발견돼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70대 후반으로 알려진 이에스더 할머니는 최근 살고 있던 마캄의 갈보리노인아파트(7011A
McCowan Rd.) 유닛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악취가 진동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파트 청소원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체를 발견한
것.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요크지역 경찰은 사고사가 아닌 자연사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체의 부패상태를 고려했을 때
할머니는 숨진 지 10일 안팎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노인아파트에 사는 이모씨는 “그 할머니는 유일한 친지마저 얼마 전
밴쿠버로 떠나버려 토론토에 연고자가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신도 오락가락해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도 거의 없었다”며 “돈 없고 병든
독거노인들에게 무신경한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한인들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0대 주부
김미령씨는 “시어머님도 혼자계신 터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며 “혼자 계시는 노인들은 어떤 일이 생길 줄 모르기 때문에 매일 연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주부는 “독거노인들이 집안에서 사고를 당한 뒤 도와줄 사람이 없어 일이 커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화장실이나 침실 등
집안 곳곳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비상연락망을 통해 정기적으로 안부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할머니와 같은
‘무연고자’의 장례절차에 대해 제럿장의사의 김형정 장례디렉터(FD)는 “먼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사체를 경찰입회 하에 관할지역
보관소로 옮기고 연고자나 지인이 전혀 없어 장례를 치르지 못할 상황이라면 거주지 관할 사회복지기관에서 정부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기관의 의뢰로 장의사 측이 화장과 사망신고 등 절차를 밟게 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일정기간 동안 아무도
사체를 찾아가지 않을 경우 주정부가 바로 복지기관에 처리를 의뢰하기도 한다.
이 할머니가 살았던 갈보리노인아파트는 토론토 한인사회
최초의 비영리아파트로 갈보리 자선기구가 연방·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91년 착공, 92년 11월 입주가 완료됐다. 아파트와 붙어있는
갈보리한인장로교회 측이 관리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총 100가구 중 한인은 60여 가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