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숨진 지 상당한 시일이 흐른 뒤 부패된 사체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이에스더 할머니(18일자 A1면)는 평소 외부와 철저하게 단절된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70대 후반으로 알려진 이 할머니는 지난 14일 마캄의 갈보리노인아파트(7011 McCowan Rd.) 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민들은 지난 11일(금) 오후부터 복도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해 관리업체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주말에는 관리인이 일을 하지 않아 며칠 뒤에야 해당유닛을 확인, 사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경찰은 할머니의 죽음을 자연사로 결론지었다.

남편이나 자녀 없이 혼자 살며 외출을 일절하지 않는 등 은둔생활을 해온 이 할머니는 갈보리아파트에 14년째 살아왔지만 이웃들과 전혀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의 앞집에 사는 한인부부는 “우리가 이사 온 지 5년이 됐지만 단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이사 올 때 조금 이상한 사람이 살고 있다는 말만 전해 들었지 이름도 모르고 전혀 왕래가 없었다. 혼자 있다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니 안쓰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래층에 사는 한인할아버지는 “7년 동안 살면서 얼굴을 본 것은 딱 1번밖에 없다. 밤에 소리를 지르거나 귀신이 나온다고 한밤중에 가구를 옮기며 소란을 피워 관리사무소에 불평을 한 일도 여러 번 있었다. 평소 이웃들 사이에 ‘이상한 할머니’로 알려졌었다”고 전했다.

아파트관리업체 관계자는 “이 할머니는 외부와의 접촉을 극히 꺼렸다. 누구와도 만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엔 친척이 방문해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아 그대로 돌아간 적도 있다. 외출도 한 달에 딱 한 번 택시를 불러서 했다. 한 번 외출하면 택시비로만 300~400달러씩을 썼기 때문에 택시운전사들은 할머니가 부르면 부리나케 달려왔다.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이 혼자 생활하셨는데 생활비는 한국에 있는 동생이 보내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신문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는 30대 주부 한이숙(토론토)씨는 “아버지가 피커링에서 혼자 생활하시는데 오늘 아침 당장 전화를 드렸다”며 “이번 빅토리아데이 연휴에는 가족여행 대신 아버지를 찾아뵐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60대 한인남성은 “부모초청 붐이 일었을 때 건너 온 노인들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이 없어 자식들이 외면할 경우 불쌍한 신세가 되고 만다”며 “한인이 60가구나 되는 곳에서 이런 일이 생겨 더욱 안타깝다. 한인회나 노인회 등은 회관증축 등 큰 사업도 좋지만 소외된 사람들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보다 신경을 써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