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연방정부가 ‘모기지 고삐’를 또 한 차례 바짝 조였다.

기록적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부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지난해 초 모기지 대출규정을 정비한 바 있는 짐 플래어티 연방재무장관은 더욱 강화된 규정을 20일 전격 공개했다.

시중은행들도 예상치 못했던 이날 발표에서 플래어티 재무는 오는 7월9일부터 ◆모기지 상환기간(amortization periods)을 최장 30년에서 25년으로 줄이고 ◆주택담보대출(HELOC) 한도액을 주택순가치의 85%에서 80%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방재무부는 지난해 1월 모기지 상환기간을 최장 35년에서 30년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액을 90%에서 85%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연방모기지주택공사(CMHC)는 앞으로 상각기간 25년 이하의 모기지에 대해서만 모기지보험을 제공하게 된다. 다운페이가 20% 미만인 주택구입자들은 모기지를 얻기 위해 반드시 모기지보험을 구입해야 한다.

정부의 조치는 과열된 일부 지역의 부동산시장을 식히고, 사상 최고수준에 달한 가계부채의 발목을 잡기 위한 것이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국내가구의 부채 대비 가처분소득 비율(debt to disposable income ratio)은 지난해 말 150.6%에서 현재 152%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나 실업률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적지 않은 가정들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이밖에도 연방정부는 100만 달러 이상 모기지 대출을 강력하게 제한하고, 소득에서 부채상환비용이 차지하는 비율(gross debt service ratio)을 39%로 못박았다. 대다수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모기지 상환부담이 소득의 4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공식규정은 없었다.

first_financial_mortgage_jung.gifjp_mortgage__park.gif이번 조치에 대해 JP모기지의 박현건 대표는 “100만 달러 이상 호화주택에 대한 모기지를 얻기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라도 고가의 주택을 장만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며 “상환기간이 최장 30년에서 25년으로 줄어든 것은 소비자들에게 그다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퍼스트파이낸셜의 모기지전문가 정수형씨는 “자영업 종사자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모기지대출 시 소득증명이 힘들어 일반적인 소비자들보다 상환액이 높은 경우가 많았다”며 “상환기간 등 전반적인 모기지 규정이 계속 까다로워지는 추세라 앞으로 이런 어려움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IBC은행의 벤자민 탈 분석가는 “비교적 조심스러운 조치”라며 “현재 5%인 최소 다운페이 규정에까지 손을 댔다면 이미 냉각기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모기지전문가협회(CAAMP)의 짐 머피 회장은 “부동산시장의 급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앙은행은 국내경제의 성장속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기준금리(1%)에 손을 대지 않을 전망이다.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의미있는’ 수준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은 모기지 규제를 강화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