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16-1.gif“형님의 희생을 기억해준 한국정부와 한인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20세의 꽃다운 나이에 한국전에서 산화한 고 로이 더글러스 엘리엇(R. D. Elliott) 상병의 동생 도널드 엘리엇(74)씨는 한국 국가보훈처(MPVA)가 자신을 초청할 계획(11일자 A1면)이라는 소식을 접한 뒤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엘리엇씨는 11일 오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너무나 큰 감동에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어제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자동응답기에 좀처럼 없던 메시지가 여러 건 남아있어 놀랐는데 내용을 듣고 더욱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달 15일 신상묵(미시사가현대)씨의 도움으로 60년 만에 형과 ‘간접재회’하게 됐다는 따스한 이야기는 본보를 통해 최초로 기사화됐다. 이들의 사연은 이후 청와대 페이스북에 소개되는가 하면 한국 주요언론들도 비중 있게 다뤘다. 부산 유엔공원에 있는 고 엘리엇 상병의 묘지에 헌화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고 엘리엇 상병에 관한 문의가 쏟아지자 보은의 의미로 유족들을 초청하기로 결정한 한국 보훈처는 빈센트 코트니 전 한국전참전용사회(KVA) 회장에게 유족의 연락처를 알아봐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빈센트씨는 전우인 김창화 전 향군회장을 통해 본보에 도움을 청해왔다. 본보는 본인의 동의를 얻어 엘리엇씨의 연락처를 빈센트씨 측에게 전달했다.

엘리엇씨는 “지난달 신씨로부터 액자를 받았을 때도 큰 감동을 받았었다. 손님을 위해 이런 일까지 해주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었다. 신씨는 이젠 내게 가장 믿음직한 친구다. 내 평생에 자동차세일즈맨을 믿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보훈처로부터 공식 통보가 오는 대로 누나와 둘째형 등 가족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사한 고 엘리엇 상병은 3남1녀 중 둘째로 남자형제 중에선 맏이, 도널드씨는 막내였다. 도널드씨의 누나와 둘째형은 무스코카 인근 그레이븐허스트에 살고 있다.

한편 ‘형제상봉’의 다리 역할을 한 신상묵씨는 “처음 이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릴 때만 해도 이런 결과는 상상도 못했다. 생면부지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큰형을 60년 만에 만나는 막내동생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