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업체는 단돈 1센트에 셀러의 주택을 ‘매물정보서비스(Multiple Listing Service)’에 올려주겠다고 말한다. 또 다른 업체는 부동산중개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매물에 대해 가장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할 중개인을 찾아주는 업체도 있다.
올 들어 연방공정거래위원회(Competition Bureau)가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Canadian Real Estate Association)의 독점적 MLS 운용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후로 셀러·바이어들에게 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시하는 업체들이 앞 다퉈 문을 열고 있다.
‘전통적’ 중개인들은 대부분 이같은 상황이 전체 부동산업계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며 불쾌해 한다. 업계에 새로 뛰어든 ‘건방진’ 사람들이 진정한 서비스보다는 부풀려진 광고로 소비자들을 호도할 위험이 있다고도 경고한다. 그러나 옛날의 사업방식이 더 이상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어쨌든 이같은 과정의 승자는 소비자들이다. 부동산중개인 더슨 페레라씨는 “기존방식은 너무 완고했다. 개인적으로는 보다 다이내믹하고 중개인 각자의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경쟁분위기를 선호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오래전부터 기다려왔다”고 말한다.
페레라씨는 지난달 ‘1센트 리스팅’을 앞세운 중개업체를 시작했다. 대형 부동산중개회사 리맥스(ReMax)에서 일했던 그는 MLS에 매물을 올려주는 대가로 600달러를 받는다. 이 매물이 10일 안에 거래되면 1센트를 제외한 수수료를 모두 돌려준다.
이같은 ‘10일 법칙’이 관심을 끌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요즘 같은 부동산시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페레라씨는 자신의 웹사이트(savetherealtorfees.com)를 통해 지난 3~4월 MLS에 오른 매매희망가 100만 달러 이상 주택 중 하루 만에 거래된 20채를 소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가 CREA에 선전포고를 한 후 많은 중개인들이 ‘현상유지’를 위협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문제가 최종적으로 매듭지어지기 전에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포석이다.
MLS를 소유한 CREA는 ‘고정수수료’만을 내고 MLS에 매물을 올린 뒤 셀러가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서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공정거래위의 요구대로 이미 상당부분을 양보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90% 이상의 주택이 MLS를 통해 매매되고 있다. 셀러가 중개인에게 지급하는 중개료(commission)는 거래가의 4~5%선이다. 집값을 지난 1월의 전국평균(32만8천 달러)으로 가정할 경우 중개인에게 1만3,100~1만6,4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CREA가 지역협회별로 50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는 MLS는 등록된 중개인만이 이용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는 중개수수료가 너무 높고 저렴한 대체서비스를 찾기 힘들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팽배함에 따라 리스팅중개인을 통해서만 매물정보를 올릴 수 있는 규정을 바꿔 MLS를 전면 개방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적 서비스를 표방하는 중개업체들이 우후죽순 문을 열고 있는 데 대해 중개인 에이제이 제인씨는 “이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증거”라며 “사실 부동산업계의 홍보전략은 버스 내 광고포스터나 전단지 등에 의존하는 70년대 분위기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는다.
제인씨가 지난달 개설한 웹사이트(ibidbroker.com)는 고객유치를 위해 중개인들이 경쟁적으로 오퍼를 넣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셀러가 사이트에 매물을 올리면 관심있는 중개인들이 이에 대한 마케팅전략, 원하하는 중개수수료 액수 등을 제시하게 된다. 셀러는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중개인은 오퍼를 내기 위해 30달러의 수수료를 낸다. 제인씨는 벌써 약 100명의 셀러와 200여 중개인들이 사이트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토론토 라이어슨대 부설 ‘주거·기동성연구소(Institute of Housing and Mobility Studies)’의 머르타자 하이더 소장은 다양한 형태의 중개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에 대해 “올 연말 께 관련재판이 열리는 상황에서 CREA가 예전처럼 강력하게 영업형태를 규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명확한 판결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신규업체들은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어쨌든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올 중반기부터 부동산시장의 열기가 급속도로 냉각될 경우 중개인들은 고객유치를 위해 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만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이 중개인들의 영역을 갈수록 적극적으로 잠식할 수도 있다.
변호사 마이클 포시에씨는 “중개인 없이 집을 팔 생각이 있는 셀러는 처음부터 변호사와 손을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집을 팔기 위한 홍보책임은 셀러에게 있지만 포시에씨는 109달러의 수수료로 매물을 MLS에 올려주는 오타와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의뢰인의 매물을 MLS에 등재해주고 각종 필요한 법률상담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토론토스타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