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은 지난 6월18일 강릉 앞바다에서 발생한 F-5F(제공호) 추락사고가 짙은 해무(海霧.바다 위에 끼는 안개)로 인해 조종사가 활주로를 발견하지 못해 일어났다고 29일 밝혔다.

공군은 이날 언론발표문을 통해 "이번 사고는 임무를 마치고 기지(강릉비행장)로 귀환하던 중 착륙경로 상에 국지적인 해무 유입으로 인해 시계가 제한된 상태에서 조종사가 계기비행절차에 따라 정밀접근레이더 관제 하에서 착륙을 시도하다가 해면과 충돌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사고기가 착륙경로 상 활주로 연장선 약 3노티컬마일(5.4㎞)까지 정상적으로 경로 및 강하각을 유지했고, 약 1.6노티컬마일(2.9㎞)부터는 최종 착륙을 위해 활주로 육안식별 및 계기비행을 병행했다"며 "이후 관제사는 항공기가 '착륙 결심고도'에 도달함에 따라 조종사에게 이를 통보했고 조종사는 활주로를 찾기 위해 집중하던 중 항공기 고도가 계속 낮아져 사고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해무로 인한 시계불량과 조종사의 조종실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며, 항공기 결함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군 당국의 입장이다.

공군은 "사고항공기에서 수거한 음성기록장치 녹음내용에는 항공기 결함과 관련한 내용은 없으며 기체 및 엔진을 정밀 조사했으나 결함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엔진추력도 정상작동 중이었다"면서 "조종계통, 고도계 지시 및 경고지시 계통도 모두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당시 전방석 조종사 정모 대위와 후방석 조종사 박모 대령은 탈출을 시도했지만 F-5F 사출좌석의 생존 가능 안전고도(660m)보다 낮은 고도에서 비상탈출이 이뤄져 순직하고 말았다.

공군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내달 3일부터 13일까지 전 조종사를 대상으로 이번 조사결과 및 사고교훈에 대한 특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사고 부대(18전투비행단) 조종사와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안정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활주로 접근등을 개선하는 등 15개 후속과제를 선정해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F-5 계열 전투기에 장착된 구형 사출좌석이 조종사의 안전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고도 0, 속도 0' 상태에서도 비상탈출이 가능한 개량형 사출좌석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공군은 약 500억 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2013년까지 순차적으로 F-5 전투기 150여대의 사출좌석을 미국 공군 T-38 기종에 장착된 사출좌석과 동일한 성능을 갖춘 개량형으로 바꾸기로 했다.

한편 전투기 사고로 숨진 조종사의 유가족측은 사고 당일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는데도 비행 훈련을 무리하게 강행해 사고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부대는 사고 당일 기상상황이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 단좌 전투기(조종사 1명)의 비행은 모두 취소했지만 복좌 전투기(조종사 2명) 3대는 훈련에 참가시켰다.

순직 조종사의 한 유가족은 "(부대측이) 비행기 착륙 전 활주로에서 바닷가의 해무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고 조종사에게 지속적으로 고도를 알려주는 의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군 관계자는 "관제사가 착륙 결심고도에 도달했다고 사고전투기에 통보하고 수초 이내에 사고가 발생했다"며 "당시 기상상황은 훈련할 수 있는 정도였지만 지역의 특성상 갑작스럽게 짙은 해무사 형성돼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