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마틴 울프 수석 논설위원은 3일 한국이 G20(주요 20개국) 의장국을 맡은 것은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세계지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와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공동개최한 `신흥국 금융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금융위기의 가장 중요한 결과이자 교훈은 서방 중심의 G7 체제가 공정글로벌 협력체인 G20으로 재편됐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울프는 "G20 체제로의 재편은 적시에 이뤄진 꼭 필요한 변화였다"고 강조하고 "한국이 신흥국으로서 처음으로 G20 의장국을 맡은 것은 매우 적절하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40여 년 전 세계은행 근무 당시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인연을 강조한 그는 "한국은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과 인재를 지닌 산업화된 민주국가"라면서 "한국이 지금껏 이룩한 성취는 매우 특별하며 다른 국가의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위기 이후'라는 기조연설의 주제와 관련해서는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에 대한 의견으로는 국제 통화시스템의 운용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 간에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거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을 더 많이 배분하는 등 IMF의 재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위기에 처한 국가들을 위한 보험기능을 확대해야한다"며 "이와 관련해 한국이 강조하고 있는 국제금융안전망 구축은 전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대형 금융기관이라도 문제가 있을 경우 도산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며 `대마불사'(大馬不死) 불가론을 펴기도 했다.

그는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 특별히 자본요구량을 큰 폭으로 증대시키는 등 적정량의 유동성을 갖추도록 하고 악성부채를 줄여 자산건전성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프는 이어 "우리가 겪은 엄청난 금융위기로부터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수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번 위기를 초래한 원인을 파악해야 하며 다음에 또 위기가 닥쳤을 때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체질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