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햇살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오전 6시30분 노스욕 욕랜드스쿨(The Yorkland School) 수영장에서는 선수들이 일으키는 물보라와 함께 두 남녀코치의 고함과 휘슬소리가 요란하다. 주인공은 바로 자유형 한국 국가대표를 지낸 김진숙씨와 남편 류성하씨로 이들은 지난 2001년 한인 수영꿈나무들을 키우는 수영클럽 ‘J돌핀스(J-Dolphins)’를 창단,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씩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씨는 국가대표선수 시절인 84년 LA올림픽과 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도 참가했던 당시 한국수영계의 1인자였다. 남편 류씨는 용인대를 나온 유도선수 출신이지만 대학원 진학 후 평소 관심 있던 수영으로 전환, 부인보다 먼저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98년 8월 이민, 이듬해부터 어린이들에게 수영을 지도해온 이들 부부는 현재 욕랜드스쿨의 수영코치로 활동하는 한편 매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J돌핀스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국가대표를 거쳐 지난 88년부터 94년까지 서울시 대표팀과 여자 국가대표팀 등을 지도한 김씨는 “수영에 재능 있는 한인선수들이 백인 위주의 수영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다”며 “한인돌풍을 일으키며 캐나다챔피언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온타리오수영연맹에 정식으로 등록된 J돌핀스에는 현재 60여 명의 학생들이 소속돼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한인이며 비한인 학생들도 많다. 최근 들어 각종 전국대회에 꾸준히 참가, 개인·단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국내 수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류씨는 “사실 큰 대회에 참가하려면 수많은 예선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참가 자체가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큰 소득”이라며 “현재 국내 수영계는 백인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데 큰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니 그들도 우리를 인정해 준다”고 말했다.
J돌핀스 소속 유망주 중에는 이들 부부의 장남 류호찬(14)군도 있다. 현재 리치먼드힐의 랭스태프세컨더리스쿨(Langstaff secondary school) 8학년에 재학 중인 호찬군은 한국일보와 한인수영연맹(회장 정옥자) 공동주최로 지난달 27일 열린 제11회 한국일보배 수영대회에서 자유형·배영·평형·접영·개인혼영 등 참가 전 종목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MVP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호찬군은 지난 2월 열렸던 ‘2010 SC Junior and PARA Provincial Championships’ 대회 200m 혼영과 접영에서도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호찬군은 1위에 입상한 2종목 외에 100m 자유(3위)·배영(2위)·접영(2위), 200m 배영(3위), 400m 혼영(2위) 등 당시 대회에서 개인으로 최대 출전 가능한 7종목 모두에서 입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키 183cm, 몸무게 72kg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며 현재 캐나다 14세 그룹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호찬군은 “부모님으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는 것이 동기부여와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장차 캐나다챔피언을 목표로 수영연습뿐만 아니라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엄마처럼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호찬군은 어린 나이지만 국내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오는 2012년 하계올림픽 캐나다수영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상태다. 아버지이자 코치인 류씨는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2012년 올림픽 선발전에는 일단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호찬이가 수영선수로 가장 전성기인 20대로 접어드는 2016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차근차근 훈련 중”이라라고 설명했다.
수영연맹 부회장이기도 한 김씨는 “아이들이 자신과의 싸움인 수영을 통해 자기발전과 아울러 앞으로의 인생에서 힘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동기부여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지도를 할 수 있도록 남편과 함께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