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TV와 인터넷, 그리고 각종 게임을 통해 외설과 폭력을 여과 없이 접하는 시대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에게는 적절한
운동과 건전한 독서, 학습과 다양한 체험을 통한 각종 경험들이 절실하다. 음악이 필요한 이유다. 음악은 감성과 정서 발달에 큰 효과가 있다.
지난주부터 각급학교가 방학을 시작했으므로 이번주 음악칼럼은 어린이와 함께 듣는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다.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
음악은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의미한다. 따라서 굳이 어린이에게 한정되지 않고 초보자를 위한 클래식 음악이기도하다. 더운 여름날, 베토벤의
심오한 음악이나 머리에 쥐가 나는 현대음악을 이열치열의 방법으로 듣기도 하지만 결코 권할 만하지는 않다. 대신 아래 소개하는 음악들을 고려해
보시길.

1. 그리그: 극음악 ‘페르 귄트 모음곡’
노르웨이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헨릭 입센의
희곡 ‘페르 귄트’에 그리그가 곡을 붙였다. 전부 23개 곡으로 만들어진 극음악 중에서 8개가 두개의 모음곡으로 나뉘어져 있다. 페르귄트는
솔베이그라는 착하고 아름다운 소녀와 약혼하지만, 모험과 방랑을 좋아하는 탓에 그녀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여행을 떠난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후,
빈털터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옛 약혼녀인 솔베이그가 그를 충실하게 기다렸다. 백발의 두 남녀는 행복한 재회를 한다. 화려하고 아름답고,
격렬하고, 재미있는 음악으로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명곡이다.

2. 브람스: 헝가리 무곡집 중
제5번
옛날부터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여러 지방에는 일정한 거처 없이 여기저기를 방황하는 집시들이 있었다. 그들에게는 독특한 음악과
춤이 있는데, 브람스는 이들의 음악을 바탕으로 두 사람이 한 대의 피아노를 함께 치는 ‘피아노 연탄곡’을 작곡했다. 모두 21개 곡을 썼는데,
그 중 유명한 것이 5번. 후에 관현악을 위해 편곡하여 피아노판과 오케스트라판 두 종류가 있다. 리듬감이 넘치는 아름다운 선율로 21곡 모두가
명곡이다.

3. 무소르그스키/라벨: ‘전람회의 그림’
러시아의 무소르그스키는 먼저 세상을 떠난 화가
친구 하르트만의 유작전시회를 보고 감동됐다. 이 감동을 음악으로 모은 것이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이다. 후에 프랑스의 라벨이
화려한 오케스트라로 편곡, 오늘날 라벨의 관현악을 위한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이 더 인기있다. 총 10개 곡이며 러시아 민요와 농민의 무곡
등을 소개하며 그림들의 개성을 독특하게 살려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10개의 그림을 찾고 그림을 보면서 감상하면 음악의 이해에 도움이 된다.

4. 차이콥스키: 발레모음곡 ‘호두까기인형’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호두까기 인형과 장난감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지는 곡으로 차이콥스키가 남긴 3대 발레곡 중 하나. 그는 어린이들의 심리를 잘 그려낸 다채롭고 매력적인 명곡을 만들었다. 재미있는
동화를 읽어주듯 함께 감상하면 좋으며, 영화와 발레, 애니메이션 등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총 8개 곡으로 구성됐으며 행진곡, 아라비아의 춤,
중국의 춤, 꽃의 왈츠 등이 유명하다. 더운 여름, 한겨울의 크리스마스를 추억하면서 감상하는 차이콥스키판 ‘토이
스토리’다.

5.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특히 어린이들의 관심을 끄는 곡으로 프랑스의 작곡가 생상스가
친구가 주최하는 사육제(카니발)의 음악회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 위하여 만든 곡. 풍자와 기지에 찬 기발한 관현악용 모음곡으로 사자, 닭,
당나귀, 거북이, 코끼리, 캥거루, 물고기, 뻐꾸기, 백조 등의 동물들과 사육제의 재미있는 풍경을 재미있게 묘사했다다. 동물들의 특징과 상황들을
생각각하면서 감상하면 재미가 더한다. ‘백조’는 가장 유명, 따로 단독 연주된다.
이외에도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드 모차르트의 ‘장난감교향곡’에는 실제로 장난감 소리들이 삽입되어 있으며, 주페의 ‘경기병 서곡’과 ‘시인과 농부 서곡’, 롯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이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는 명곡들이다.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 ‘엘비라마디간’ 중 2악장은 마치 분수대 옆을 걷는 듯한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은 무더운 여름
날씨와 새들의 소리, 미풍 뒤의 거대한 폭풍우까지 여름을 현악기만으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과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들은 여름날의 활력을 주는 음악들이며, 슈만의 ‘어린이 정경’과 드뷔시의 ‘어린이 세계’는 피아노의 여린 음색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과 꿈을 더 올리게 하는 순수함이 있다.
끝으로 월트 디즈니사가 1940년에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 ‘판타지아’를 추천한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음악을 쉽고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만들어 준 특별한 영화다. 필자도 어린 시절 이 영화를 보면서 클래식 음악에 다가섰다. 당시
맨손의 지휘자로 명성을 떨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매혹적인 연주와 유명한 음악평론가 딤스 테일러의 쉬운 해설은
음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폴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에 미키 마우스가 등장하고, 폰키엘리의 ‘시간의 춤’에는 하마와 악어·타조
등이 등장해서 너무나 친숙한 음악으로 들려준다. 무소르그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과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은 자연의 모습과 현상을 사실적으로
들려주며,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곡의 난해함을 천지창조로 묘사하여 해소했다.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와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는
빛과 색상의 효과만으로 음악을 이해시키는 놀라움마저 주고 있다. 몇 번을 보았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는 특별한 영화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3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제작비가 소요됐음에도 불구, 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혹평과 함께 실패한 영화로 남아 있다가 30년 뒤인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명작으로 재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디즈니의 고전 명작으로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사랑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