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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올림픽 주경기장 |
오는 28일부터 인류최대의 축제인 올림픽이 런던에서 개최된다. 1908년, 1948년에 이어 사상 최초로 3번째 올림픽을 여는 런던은 비틀스의
도시로 불리는 음악도시다. 따라서 올림픽이 스포츠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게 한다. 특히 개막식 행사는 영화
트레인스포팅, 슬럼독 밀리어네어, 127시간 등으로 유명한 아카데미상 수상의 영화감독 데니 보일이 연출해 일찍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이미 2008년 베이징올림픽 폐막식에서 전설의 록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기타리스트인 데이비드 길모어가 등장해 영국 록의 존재를
확인시켰고, 파격적인 런던올림픽의 개막식을 예고했었다. 레드 제플린의 기타리스트였던 지미 페이지를 비롯하여 섹스 피스톨, 콜드 플레이, 듀란
듀란, 뮤즈 등이 참여하고, 비틀스의 멤버이자 팝의 황제 폴 매카트니가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개막식 행사는 영국의 유명한 글레스톤베리
록페스티벌을 연상케 한다. 게다가 세계적인 브리티쉬 록그룹 뮤즈(Muse)가 부른 런던올림픽 공식주제가 ‘서바이벌(Survival)’은 이미
각종 차트를 석권하며 올림픽의 열기를 뜨겁게 달군다. 올림픽을 통해 영국 록의 자존심이 회복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개막식
연출을 맡은 대니 보일은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을 주제로 정해, 단순한 ‘팝 콘서트’가 되지 않도록 다양한 요소를
가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개막식 행사를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대회 조직위는 푸른 초원과 템스강, 언덕위의 작은 울타리에서 뛰노는
가축들의 모습을 담은 주경기장의 세트장 사진을 선보이며, 전형적인 영국 날씨를 반영하기 위해 비를 생산하는 인공구름도 만들 예정이다.
올림픽 개막식은 올림픽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행사로 출전국의 모든 선수들이 참여하여 성화에 불을 붙이고, 선전을 다짐하는 행사로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 올림픽의 개막식 행사는 마치 오페라의 서곡처럼 올림픽의 전체 주제를 담아 첨단기법으로 이를 알리고, 개최국의 위용을
과시하는 버라이어티쇼로 진화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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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서울 올림픽 |
개막식이 버라이어티쇼로 치러지게 된 것은 1984년 LA올림픽부터다. LA올림픽
개막식은 헐리웃 스타들과 영화적 기법들이 동원되어 화려하게 치러졌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개막식 행사와 음악이 세계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다. 1980년(모스크바)과 84년(LA) 올림픽이 동서진영의 냉전과 갈등으로 반쪽 올림픽으로 전락하고, 8년 만에
북한을 제외한 전세계적인 행사가 되었던 서울올림픽에서는 코리아나가 부른 공식주제가 ‘손에 손 잡고(Hand in Hand)’가 큰 감동을
일으켰으며 1,200만장의 음반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하지만 당시만 해도 세계적인
그룹 아바(ABBA)의 카피밴드로 유럽에서 활동했던 코리아나가 유일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개막식을 통해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렸고, 3명이
리프트를 타고 성화를 점화하여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표현했으며, 공식주제가 ‘손에 손 잡고’를 마지막에 함께 불러 커다란 감동을 연출했다.
서울올림픽 개막식은 역대 가장 아름다운 올림픽 2위에 오를 정도로 찬사를 받았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연상시킨 매스게임과 예술적이고 환상적인 연출이 단연 돋보였다. 또한 양궁선수가 화살을 쏴서 성화대에 점화하는
장면은 스릴 넘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세계적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와와 뮤지컬 스타 사라 브라이트만이 듀엣으로 나서
공식주제가 ‘영원한 친구 (Amigo para siempre)’를 불러 오페라의 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록그룹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와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가 함께 부른 ‘바르셀로나’도 히트했었는데, 당시 에이즈로 사망한 프레디 머큐리의 충격과 에이즈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공식 주제가에서 철회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흑인운동의 발생지를 기념하며 인간의
도전과 역사를 주제로 미국의 팝스타들이 대거 참여했고, 당시 퍼거슨 병을 앓고 있던 프로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성화를 점화, 진한 감동을
연출해냈다. 캐나다 출신의 팝스타 셀린 디옹이 ‘Power of Dream’을 불러 음반이 불티나게 팔렸고, 글로리아 에스테반은 공식주제가
‘Reach’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환경을 주제로 내세웠다. 호주대륙의 아름다운 자연을
소재로 자연의 소중함을 표현했으며, 호주 원주민들과의 아픈 역사를 청산하려는 의지로 호주 원주민의 우상 캐시 프리만이 마지막 성화 봉송자로
나섰다. 또 물 속에서 성화를 점화시켜 성화원반을 성화대까지 올리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찬사를 받기도 했다.
깜작 스타로 귀여운 소녀
니키 웹스터가 수화를 하면서 부른 ‘Under the Southern Skies’와 호주 출신 가수 티나 아레나와 시드니어린이합창단이 함께 부른
공식주제가 ‘불꽃(The Flame)’은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서로 함께 나가자는 깊은 의미를 담아 큰 감동을 주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 개최되어 고대문명과 현대문명의 조화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가장 아름다운 개막식이었다. 경기장 바닥에
물을 채워 그리스문명의 상징인 에게해를 표현하였고, 고대 그리스의 신들을 등장시켜 단순 보여주기 식의 쇼가 아닌 독창적 표현의 영화 작품
같았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여가수 비요크(Bjork)가 부른 ‘오세아니아’는 역대 올림픽 주제가 중 가장 아방가르드한 평가를 받는 곡이었으며,
공식주제가인 ‘Olympic Dream’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천재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가 연주하여 그 예술성을 더 높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하나’를 주제로 5천 년 중국문명을 거대한 스케일로 담아 중국의 자부심을 표현해낸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개막식이었다. 세계적인 뮤지컬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과 중국의 국민가수 류환이 공식주제가 ‘너와 나(You and Me)’를 함께
불렀다.
이렇게 역대 올림픽 개막식에는 특별한 감동이 있었다. 그리고 감동의 뒤에는 항상 음악이 있었다. 그래서 음악을 사랑하는
필자로서는 ‘세대에게 영감을(Inspire a Generation)’이라는 모토로 런던에서 개최되는 30회 올림픽 개막식이 특별히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정호 · 음악칼럼니스트 (mikesong0713@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