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서로 사랑하시오.”
이 한 말씀 남기시고
당신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시던 날.
우리는 가슴으로 슬피 울었지만,
당신 닮은 따뜻한 마음.
각자의 가슴속에 싹 틔워 내면서
슬픔 속에서도 한없이 행복했습니다.
‘인간의 강’을 이루었던 조문객들,
마지막 길을 전송하던 수많은 시민들,
TV를 시청하던 모든 국민들의 가슴 속에
당신이 남긴 사랑과 희망의 바이러스가
봄빛 새싹으로 피워 올랐습니다.
당신은, 어둠이 무성하던 시절.
길을 알려주신 불빛이었고
건너갈 다리를 일러주신 위안이었고
그리고 희망을 키워내는 밭이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게 살면 저렇게 되는가.
하늘빛 평화가 가득했던 추모열기.
그곳을 거처 나온 모든 이들은
저도 모르게 하늘빛에 물이 들어
행복 가득한 얼굴로 변모할 수가 있단 말인가.
지난 2월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말씀은 “고맙다. 서로 사랑하시오”였다.
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존경과 사랑을 흠뻑 받으시던 그분의 마지막 남긴 그 말씀이, 왜 이다지도 고스란히 내 가슴에 밀려와 나를 흔드는지 모르겠다.
아름답게 살다 아름답게 죽는 법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 주시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일깨워 주신 고마우신 분을 떠나보내는 추모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언제 우리나라에 이토록 많은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애도의 물결이 또 있었던가.
우리들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우리들이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들은 무엇이며, 또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하느님의 사람으로 바르게 살다 죽는 것인지를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심으로써, 청빈을 지켜야 할 성직자는 물론이고, 일반신자나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삶을 다시 한 번 검정, 성찰해 보도록 한 귀한 가르침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의 밥’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 주고, 소박한 삼나무 관에 평소에 사용하던 나무묵주 하나를 양손에 바쳐 잡고 떠난 당신은 진정으로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귀하신 분이시다.
추기경님께서는 지난 82년 4월28일부터 5월2일까지 이곳 토론토 성김대건안드레아천주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본당신부이신 고 고종옥 신부님과는 비슷한 연배로서, 번거로운 회갑연을 피해, 이곳 ‘한맘회관’을 축성하러 오신 그 분에게 우리 본당 신자들이, 몰래 준비한 ‘깜짝 회갑연’을 열어드린 기억이 난다.
아주 짧은 일정 중에서도, 나는 추기경님께 직접 견진성사를 받았고, 우리 구역모임에 잠시 들르신 추기경님을 아주 가까이서 뵈올 수 있는 행운을 누린 적이 있다.
모든 이의 가슴에 사랑과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이제 천상의 빛이 되어 천국여행을 떠나신 당신은 지상에서 충실하게 ‘사랑을 실천한 별빛’이 되어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사랑하는 우리 추기경님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