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어느 누구
아픔 없는 사람 있을까!
루르드 성모성지.
동굴 성당 땅바닥에 덥석
무릎 꿇고 마음 모으니
숨이 멎을 듯 가슴 아파오고
머릿속이 텅 빈 것 같다.
마음이 지극하면
절로 눈물이 나는가.
감격과 참회도 도가 넘치니
이토록 냉랭해지는 것일까.
순례의 길 끝에
물속 깊이 온 몸을 담가내는
마지막 침례예식 이후에, 나는
한없이 울었다.
지친 내 영혼이 참 안식을 찾는
내 안의 축제에 감격하여
나는 울고, 또 흐느껴 울었다.
프랑스의 최남단, 포르투갈과의 국경에 인접해 있는 ‘루르드(Lourdes) 성모성지’는 피레네산맥의 마지막 기복인 라브당산의 일곱 계곡의 물이 흐르는 하구에 위치해 있다.
1858년 2월11일부터 18차례에 걸쳐, 프랑스의 남부 피레네산 밑자락에 있는 작은 마을, 루르드의 한 동굴에서 원죄 없이 잉태하신 성모마리아가, 당시 13살이었던 소녀 베르나테트 수비루이에게 발현한 이후 세계적인 성모성지가 된 곳이다. 특히 동굴 안, 발아래서 솟아오르는 ‘원천의 샘물’은 질병 치유 등 기적체험 사례가 수도 없이 이루어지면서 범종교적인 순례지가 되었다.
지금은 한 해 평균 6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데, 특히 금년은 성모 발현 150주년을 맞아 교황 베네딕도 16세가 ‘루르드 성모성지 특별 전대사’를 선포하고, 여러 가지 기념행사가 범종교적으로 치러진 특별한 해였기 때문에 800만 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동굴의 전설’을 앞장서서 알리기라도 하듯,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만나는 수심 깊은 가보강의 푸른 물결이,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이유 없이 활짝 열어준다. 피레네산의 푸른 정기의 메아리를 받아, 거침없이 흘러가는 모습이 얼마나 시원스러웠는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성지순례를 떠나면서 가슴 깊이 품고 왔던 나의 간절한 소망, 사랑의 떡잎 피워낼, 귀한 씨앗 하나 품고 오리라던, 소원이 이뤄지기를 빌면서 동굴성당에 도착하자마자 정성 들여 촛불을 켠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세로 앉으니, 왜 갑자기 소망이 거리도 많아지는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성지순례는 마치, 원죄의 고향을 찾아온 듯, 일상의 생활에서 잘못된 일, 속죄해야 할 일, 또 앞으로 하면서 살아가야 할 일 들을 챙기는 영육 간의 중간결산서를 받는 곳인가 보다.
동굴 뒤편 산 위에 오르면 14처 십자가의 길이 또 하나의 순례의 계단으로 이어져 있고, 산을 내려오면 오른편에 세례성소(洗禮聖所)가 있다. 물 속 깊이 온몸을 담가내는 이곳은, 내 영혼의 평안한 안식을 위한, 경건함과 기쁨이 합쳐지는, 진정한 내 안의 축제다.
2000년 교회 역사에서 성모 마리아의 발현이야기는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그 중에도 교회가 정식으로 인정하는 성모발현지는 그렇게 많지 않다. 교회가 공식적으로 성모발현과 관련해서 지내는 기념일은 루르드, 파티마, 카르멜, 과달루페의 성모 기념일 등 4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