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한국노인회가 회관건립 및 운영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 중이다. 워커톤은 36년 전 창립된 노인회의 간판행사로 금년이 23회다. 노인회역사는 사실상 모금운동의 역사임을 말해준다. 워커톤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달려야할지 모른다.
‘결승점 없는’ 워커톤에 대한 한인들의 견해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공경론이다. “비좁은 장소에서 어르신들이 고생하시는데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려야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자생론이다.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이젠 자생의 길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둘 다 맞는 얘기다. 어르신을 공경하자는데 그 누가 반대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자생해야 한다는데 그 누가 이의를 제기할 것인가. 결국 문제는 돈이다. 금년 같은 불경기에 어떻게 20만 달러를 모금할 것이며, 어르신들이 무슨 방법으로 재정적 독립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론상으론 맞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은 얘기다. 과연 방법은 없는가.
노인회가 해마다 모금운동을 벌여야만 하는 이유는 ‘비좁은 내 집’ 때문이다. 낡고 좁은 회관은 수리하고 또 수리해도 끝이 없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현 회관 증축론이다. 하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됐다. 그 후 나온 게 한인신용조합 매입론이다. 하지만 220만 달러 상당의 이 건물을 사려면 거금이 필요한데 현재 노인회적립금은 20만 달러에 불과하다. 현 회관을 50만 달러에 팔더라도 150만 달러 모기지를 얻어야 한다. 현 회관은 가정집을 회관으로 고쳤기 때문에 개인주택으로 팔기도 쉽지 않다. 그러면 모기지 금액은 더 늘어난다. 그 많은 모기지를 어떻게 감당할 것이며, 또한 이전시 개·보수비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이 건물은 주차장도 문제다. ‘버젓한 내 집’을 고수하는 한 문제해결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노인회원분들은 오해 없기 바란다. 범교민적 행사로 치르려는 워커톤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게 결코 아니다. 이번 워커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자립의 토대를 굳건히 하자는 의도다. ‘내 집’ 틀에서 벗어나면 길은 많다. 넓은 장소를 임차하면 보다 많은 회원들이 모일 수 있으며, 매년 워커톤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 새 회관은 꼭 다운타운에 있을 필요는 없다. 한인회관도 하나의 대안이다. 이곳에 입주하면 경비가 크게 줄어들뿐더러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노스욕이나 스카보로의 어르신들도 가기가 쉽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다. 한인회관은 대중교통이 가장 큰 문제다. 하지만 블루어와 스카보로 및 노스욕 등지에 사는 분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수시로 운행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밴을 소유한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한인회관 인근에는 도보로 갈만한 한식당이 없는 것을 이유로 꼽는 분들도 있는데 회관 주방시설을 잘 활용하면 식사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노스욕·리치몬드 힐·미시사가 등지에도 노인회지부를 신설하는 것이다. 지부장소 임차가 힘들다면 커뮤니티센터 등을 활용하는 길도 있다. 꼭 블루어지역의 자체회관에만 있어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노인회 여력을 각 지역 거주자들의 영어통역과 세무보고 및 휴식·오락·친목 도모에 쏟는다면 협회 발전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다.
이번 워커톤은 20만 달러 모금목표를 꼭 달성, 노인회 재정상태를 건실하게 함과 동시에 회관임차 및 지부신설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특히 모금액 달성을 위해 대기업 지상사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토론토의 일본회관 건립시 도요타자동차가 50만 달러를 쾌척, 일본커뮤니티를 감동시켰듯이 한국계 기업들도 이번에 뭔가를 보여주기 바란다. 그것은 동포사회에서 ‘한국산 애용운동’에 점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협동조합 이대론 안 된다
망한다는 게 별게 아니다. 망조가 잦으면 망하게 마련이다. 누구라도 소를 잃으면 외양간부터 고친다. 망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다면 망하기로 작정한 게 아닐까. 온주실협 협동조합(도매상)이 비슷한 케이스다. 최근 모바일매장 16만 달러 도난사건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약 7년 전17만8천 달러의 현금을 강탈당하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이다. 당시 사건을 교훈으로 삼았다면 이번 같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수백만 달러의 물건을 쌓아놓은 대형도매상의 보안은 일개 구멍가게보다도 허술했다. 도둑들이 지붕을 뜯고 들어와 매장을 안방처럼 활보해도 경보음 하나 울리지 않았다. 십 수만 달러를 보관한 금고 주변에는 그 흔한 동작감지기(모션디텍터) 하나 없었다. 강도들이 매장 내의 감시카메라를 사전에 돌려놓아도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았다. 만약 조합이 개인소유라도 그랬을까. 조합에는 이사들도 많고 실무진도 많지만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말로만 책임진다고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없다.
1년 순익을 단 하룻밤에 날린 후 내놓은 ‘수습책’도 어이가 없다. 어느 조합이사는 “조성준시의원에게 경찰수사가 빨리 진행되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사회를 몰라도 너무 모르며 이른바 ‘빽’을 써서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그간 조합에서 왜 ‘희한한’ 일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지 이해될 듯도 하다. 정력제 납품사건, 본점매장 리스연장 옵션행사, ‘52만달러 전산오류’사건 등이 그것이다.
이대론 안 된다. 망조가 잦으면 정말 망한다. 조합이 사는 길은 조직의 대수술뿐이며 대수술은 이번 실협선거에서 시작돼야 한다. 두 사람 중 보다 책임감 있고 개혁적인 인물이 뽑혀 실협과 조합에 변혁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