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면 감천인가. 한인전용요양원 무궁화의집에 ‘산타’가 찾아와 깜짝선물을 내놓았다. 한인모금사에 기록될 거금이다. 마무리 공사비를 마련하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던 ‘무궁화’의 고민을 일순간에 해결해주었다. 그는 돈만 선사한 게 아니다. 한인사회에 ‘감동의 보따리’도 함께 풀어놓았다. “신문 볼 맛이 난다. 이런 기사만 매일 나왔으면 좋겠다.” ‘대담한 기부’는 사회구성원 전체를 기쁘게 한다. 아울러 “나도 감동퍼레이드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토론토사업가 정창헌씨는 무궁화의집 산타인 동시에 커뮤니티의 산타다.
정창헌씨 ‘대담한 기부’ 자금난 숨통
정씨는 한인사회 단일기부 사상 3번째 규모인 25만 달러를 쾌척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내 딴에는 효도하겠다고 시설 좋은 곳에 어머니를 모셨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서양인과 말도 잘 통하지 않고 음식이나 정서가 맞지 않아 큰 고통을 받으셨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요즘도 가슴이 메인다. 1세 어른들이 말년에 마음 편하게 보낼 곳은 역시 한인전용요양원이란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무궁화’가 꼭 있어야 하며 어느 시니어사업보다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 이유다.
정씨의 거액 기부로 무궁화의집 완공을 위한 자금조달문제는 일단 해결됐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침상 등 가구 구입비와 공사비 잔금 일부 등 20여만 달러를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 독지가 몇 명이 일부를 빌려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기부금이 많을수록 빨리 입주하고 요양원서비스도 향상된다.
현재 미분양상태로 남아있는 29채 분양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미분양 아파트가 이렇게 많은 것은 은행, 신용조합 등 어느 금융기관도 모기지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구임대 조건이란 꼬리표가 붙은 탓이다. 하지만 5천~1만 달러의 법적 비용만 지불하면 콘도로 전환돼 대출이 가능하다. 최근 로열은행 등에서 모기지 제공의사를 밝혀 구입이 한층 쉬워지게 됐다.
“수혜자는 노인회원” 상부상조해야
1981년 서니브룩공원에서 열린 기금마련 행사를 시발로 28년을 달려온 ‘무궁화마라톤’이 이제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2월경이면 역사적인 테이프를 끊게 된다. 무일푼으로 출발했지만 2,700만 달러의 건물이 ‘한인전용’ 시설이 된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인도 70명에 이른다. 자부심을 가질 만한 대사건이 아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한인 모두의 관심이 절실한 때다.
특히 노인회의 협조를 당부한다. ‘무궁화’ 수혜자는 모두 노인회원이자 회원대상자인 만큼 ‘우리 사업’이란 열린 시각으로 봐달라는 것이다. 요양원사업 추진단체와 노인회는 엄연한 별개단체인데 왜 도와줘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체를 떠나 커뮤니티 차원에서 본다면 노인회관이나 무궁화의집 모두 ‘우리 것’이다. 필요할 때 서로 도와주고 함께 발전한다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앞으로 무궁화의집이 확장하거나 추가로 생긴다면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혜택을 받게 되고, 또한 시설의 일부를 노인회지부로 활용한다면 노인회 측으로서도 결코 손해 보는 투자가 아니다.
한인요양원사업 창구 일원화 바람직
정창헌씨 말대로 이제 1세 어른들이 요양원에 갈 때가 됐다. 무궁화의집 하나로는 부족하다. 제2, 제3의 ‘무궁화 꽃’을 피워야 한다. 그러자면 우선 ‘무궁화 1호’부터 성공적으로 발진시켜야 한다. 분산된 한인요양원들을 통폐합하는 문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광역토론토에는 몇 개의 사설요양원이 있는데 그 중 1~2곳은 운영자 측이 결단을 내리면 합류가 가능하다고 본다. 분산된 모금창구를 일원화한다면 무궁화의집은 보다 빨리, 보다 안정적으로 본 궤도에 진입할 것이다.
강 회장은 임총소집 요구 응해야
강철중호(號)가 좌초위기에 처했다. 실협 산하 지구협의 절반이 넘는 111개 지구협회장들이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집단반기를 든 것이다. 취임 한 달 반 만에 실협회장이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진 것은 실협사상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내분을 신임회장단과 구주류 간의 파워게임으로 몰아가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사태를 유발한 가장 큰 책임은 강 회장 측에 있다.
한 달 전 본란을 통해 지적했듯 자파 인사들을 이사로 채워넣기 위해 취임 당일 기습적으로 정관을 개정한 것부터가 무리수였다. 이것은 정관의 문제를 넘어선 상식의 문제다. 일은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강 회장 측이 ‘반쪽이사회’마저 강행, 새 이사장을 선출하자 양측 갈등은 최악의 대결국면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이번 일은 강 회장이 자초한 만큼 결자해지의 자세로 임해야 파국을 면할 수 있다. 회원들이 임총소집을 원하면 응해야 한다. “정관개정이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는 안건만 수정되면 열겠다”는 말은 구차한 변명이다. 정관개정이 잘못됐다고 임총을 소집하자는데 그 목적을 바꾼다면 임총을 열 이유가 없다. 협회변호사가 ‘합법’ 판단을 내린 사안이라고 말해놓고 조건을 달며 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변호사 주장이 회원 요구에 앞설 수는 없다. 임총을 열어 반대여론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개혁과 독선은 구분해야 한다. 반대파도 껴안으려는 회장을 ‘탄핵’할 회원은 없다.
임총추진그룹에게도 신중히 대처해줄 것을 당부한다. 강 회장 측이 무리수를 둔 것은 사실이지만 도가 지나치면 ‘개혁행보에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다.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임총소집을 요구하되 새 회장단이 일하려는 의욕을 꺾는 빌미를 제공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