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먼저 ‘읽는 모범’ 보여야
양서 돌려보기·헌책 교환운동을
“이 책을 만난 뒤 비로소 나는 이 위대한 첼리스트의 그림자를 따라가겠다는 어린 딸의 손을 들어주게 됐다.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늘 성실한 답변을 들려주는 책이다.” (시인 강미영씨)
“힘들었던 이민생활에 지쳐있던 내게 작은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희망을 주었던 책이다.” (박상희 여성회장)
“쓰레기를 뒤지며 연명할 정도의 극심한 빈곤에서 탈출해 저명인이 되기까지의 내적 성장이 오늘의 환경과 대비되는 감동을 준다.” (손정숙 문협회장)
“이 책을 통해 욕심 없이 정직하게 남을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작곡가 안병원씨)
“곁에 두고 수시로 벗 삼으면 잠시라도 소유와 집착의 끈에서 벗어나 마음이 정화됨을 느낀다.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홍지인 총영사)
1·2일자에 게재된 ‘가슴에 아로새겨진 이 한 권의 책’ 기사 중에서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도서를 추천한 한인들은 하나 같이 ‘감동’을 얘기한다. 읽는 재미 외에 생활의 활력을 되찾았고 삶의 의미를 깨우쳤다고 말한다. 2세에게도 권하고 싶다고 말한다. 1석5조다. 독서의 힘이다.
많은 한인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이민했다고 말한다. 자녀교육이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어쩌면 가정교육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부모가 집에서 자녀의 역할모델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빌 게이츠를 예로 들면 그는 부모를 역할모델로 삼았다. 그가 기억하는 부모의 모습은 ‘지식의 보고’였다. 그는 “부모님은 항상 많이 읽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하도록 격려했다”며 “내가 독서하는 데 집중하도록 주중에는 TV를 켜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그런 부모를 보고 자란 빌 게이츠는 7살 때부터 독서광이 됐다. 현재 그의 집에는 1만4천 권의 장서를 소장한 개인도서관이 있다. 그가 자신의 집에서 가장 아끼는 공간이다. 그는 아들에게도 독서습관을 물려주고 있다. 인터넷이 정보 유통을 편리하게는 하지만 아직 인류가 글쓰기와 글 읽기보다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생산·소비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책 잘 읽는 아이, ‘튀는’ 학생, 천재는 결국 부모가 만든다는 얘기다. 한인들의 교육열이 높지만 캐나다가 주목하는 걸출한 인재가 없는 것은 낮은 독서율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급변하는 외부환경에서 한인비즈니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데 실패한 이유는 미래를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맨들은 스스로 자신이 미래전문가가 되기 위해, 그리고 상상하기 위해 좋은 책이나 뉴스를 찾아나서야 한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첨단 경영기법의 하나로 사내독서운동을 전개하는 이유다. ‘읽는 기업’ ‘읽는 사업가’가 성공하는 시대다.
자녀교육과 비즈니스 성공은 한인사회의 최대과제다.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길은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읽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새해부터 한인사회에 독서클럽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으면 한다. 단체나 직장에서 좋은 책 돌려보기, 헌책 교환운동을 추진해봄 직하다. 이런 운동이 번질수록 커뮤니티의 경쟁력은 향상되며 품격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다.
이민정신은 ‘앞만 보고 달리는 삶’
“한국이 좋다”며 캐나다를 떠나는 역(逆)이민자가 늘고 있다. 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영주귀국 신고자는 820명으로 2007년의 573명보다 약 43% 뛰었다. 이는 미국, 일본 등 해외 각지의 역이민 평균증가율(10%선)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캐나다로 이민하는 모국인은 갈수록 감소하는 반면 모국으로 ‘유턴’하는 한인은 증가일로다. 앞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하면 한인인경제는 물론 커뮤니티 전체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역이민자가 이처럼 증가하는 것은 70∼80년대 이곳에 정착했던 1세대들이 노후를 고국에서 보내려는 게 주된 이유지만 캐나다생활 부적응과 취업문제 등으로 영주귀국하는 젊은층이 크게 늘어난 탓도 있다.
성공적인 이민으로 꼽히는 민족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역이민이 드물다는 사실이다.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민족일수록 현지에 뿌리내리는 데 성공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유대계와 아일랜드계(Irish)다. 이들은 새 땅이야말로 하늘이 자신들에게 내린 정착지로 알고 배수진(背水陣)을 친 사람들이다. 배수진은 강을 뒤로하고 진을 친 다음 죽기살기로 싸우는 것을 뜻한다. 성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반면 향수병에 못 이겨 역이민하거나 고국을 들락날락하는 히스패닉이나 이탈리아계는 발전이 느리다. 주인의식이 결핍돼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서울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역이민도 더 늘어날 것이다. 잘못하면 모국인 눈에 ‘못난 교민’으로 비칠 수도 있다. 이민정신은 배수진의 정신이다. 그 길만이 우리가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