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서 폭탄이 터졌다. 두 집 건너 달러스토어가 생겼다. 가게 매출은 급락했다. 3년을 걱정과 한숨으로 보냈다. 그러다가 ‘이 위치도 활용하지 못하면 어디 가서 무엇을 하겠느냐’는 생각에 가게 일에 올인하기로 결심했다. 주위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신문과 책을 읽다가 ‘샵인샵(shop in shop)’이란 말을 접했다. 바로 이거야! 프랜차이즈인 컨트리스타일의 커피를 팔면서 가게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많던 손님이 다 어디로 갔는지 매출은 30%나 줄었다. 아무리 쓸고 닦고 친절히 대해도 호전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생각해 낸 게 델리 핫푸드였다. 지금은 초창기인데다 계절적으로 비수기이지만 하루 100달러 정도 판다. 이것만 해도 손익분기점이 넘는다. 봄이 오면 하루 300달러는 능히 팔 것으로 본다.”

“설레는 가슴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스시바를 손님들에게 첫선보이는 날이다. 문을 열자마자 놀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스시를 아침나절에 다 팔았다. 다음날, 그 다음날 손님이 더 늘었다. 스시가 잘 팔리자 인기 없는 상품들을 과감히 정리, 그 자리에 간이테이블과 의자를 들여놓았다.”

한국일보와 온주실협 공동기획인 '샵인샵' 성공사례 중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지금까지 5명의 인터뷰기사가 나갔는데 ‘편의점=사양산업’ 공식을 깬 이들의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사실 비결이랄 것도 없다. 한인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들은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샵인샵’은 맥스(Mac's)나 페트로캐나다 같은 편의점 체인과 주유소 등에서 90년대 초반부터 도입한 매출 증대책의 일환이다. 기존스토어 내에 서브웨이(Subway) 샌드위치나 팀호튼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의 간이매장을 설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한인편의점 경쟁업체들은 거의 20년 전부터 변신을 시도해 지금은 전혀 다른 ‘얼굴’이 됐다. 하지만 다수의 한인업주들은 아직도 ‘마이웨이’를 고수한다. 고전할 수밖에 없다.

‘샵인샵’이 편의점을 살리는 ‘만병통치약’이란 얘기가 아니다. 위치 나름이다. 또 위치가 좋아도 전문성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복합점포의 중요성을 거론하는 것은 이제야말로 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업주가 주변사람이나 전문인 등의 의견을 종합해 “내 가게는 ‘두 간판’이 먹혀들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이제라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렇지 못 한 경우라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성공한 비즈니스, 즉 맥스나 세븐일레븐 같은 체인점의 상품 진열방법과 실내장식, 취급품목 등을 교과서로 삼는 것이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북미 6천여 매장의 세일을 매일 분석, 소비자 성향변화를 미리 알아내는 ‘족집게 상품진열’로 유명하다. 이 체인점 진열대를 유심히 보면 편의점 히트상품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업주들도 유심히 살펴야 하지만 한인편의점의 히트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실협의 몫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실협은 말뿐이었다. 이제야말로 자성하고 분발해야 할 때다.

"비즈니스 환경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환경 탓만 해야 하나요. 누구든 가게 주변에 맞는 새 아이템을 개발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샵인샵’ 성공사례로 소개된 양채성씨 말은 한인경제의 대들보인 편의점이 가야 할 길을 잘 보여준다.



참정권 정략적 이용 말아야

한국에 체류 중인 캐나다 등 재외국민들이 내달 29일 실시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재외국민 참정권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240만 재외국민들이 대통령선거 및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2012년부터는 참정권시대가 본 궤도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벌써부터 말들이 많다. 투표방식이 극히 제한적이고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를를 허용치 않아 ‘반쪽 참정권’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개정된 투표법에 따르면 재외국민은 선거 전 150~60일 사이에 관할공관을 직접방문,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해야 한다. 또 한국에서 발송한 투표용지를 받으면 공관에 가서 투표해야 한다. 선거부정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행법에 따라 앞으로 이런 식의 투표를 할 경우 투표율이 저조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공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재외국민들은 등록과 투표를 위해 두 번이나 공관에 가야 한다. 비행기를 타야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수고를 감수하며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취지는 민의를 최대한 반영하자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형식적인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을 받는 현행 투표방식을 바꿔야 한다. 우편이나 인터넷 투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당초 재외국민 참정권 허용에 적극적이었던 한나라당이 인터넷 투표에 미온적인 것은 정략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참정권은 지지계층 득실계산에 따라 좌우돼선 안 될 문제다.

100% 완벽한 제도란 없다. 한나라당은 토론과 협상을 통해 최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약간의 시행착오가 두렵다고 해서 결과가 뻔한 규정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어리석음과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