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일은 캐나다데이다. 영국의 속국에서 독립국으로 탄생한 지 142주년 되는 건국기념일이다. 캐나다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라생일을 앞두고 좋은 점만 몇 가지 생각해보자.
1. 경제위기로 전 세계가 힘들지만 그래도 캐나다는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상황이 낫고 잘 견뎌내고 있다. 정부재정과 은행체계 등 근본시스템이 건실한 덕이다. 특히 캐나다은행들의 건전성은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도 극찬할 정도다. 미국의 집값은 아직도 하락세지만 캐나다는 빠르게 회복 중이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국내경제계에서는 “머지않은 장래에 캐나다달러는 없어지고 미국달러를 사용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요새 그런 얘기를 꺼내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2. 미국처럼 인종차별이 심하지 않다. 2000년대 초 만해도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이 인종차별 망언으로 종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지만 근년 들어 현저하게 줄었다. 미국같이 경찰 총에 목숨을 잃는 이민자가 거의 없다. 두 달 전 케스윅 한인학생사건에서 보듯 그래도 인권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다.
3. 한인들이 이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자녀교육이다. 그런 점에서도 캐나다는 살 만한 곳이다. 지난 5월 글로브앤드메일지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대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수준이 높다. 교육의 질은 미국 최고 명문대학들에 필적하면서 학비는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해 캐나다로 유학 오는 미국학생들이 매년 급증한다.
4. 국내정치가 크게 안정됐다. 90년대만 해도 캐나다는 퀘벡독립문제로 매년 홍역을 치렀다. 영국계와 프랑스계의 갈등과 반목은 국가통합에 최대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요새 퀘벡은 독립의 ‘독’자도 꺼내지 않는다.
5. 삶이 향상됐다. 지난달 ‘웰빙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07년 사이 국민 1인당 순자산은 73.3%, 가구당 자산은 51.7% 늘었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부유층이 부를 독식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는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평균수명도 크게 늘었다. 1979년 태어난 사람의 기대수명이 74.9세인 것에 비해 2005년 태어난 사람은 80.4세로 뛰었다.
6.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15세 이상 국민 중 84%(2,300만 명)가 2007년 중 자선 또는 비영리단체에 기부금을 냈다. 평균기부금은 437달러로 2004년에 비해 약 10% 늘었다. 또 같은 기간 중 46%(1,250만 명)가 단체나 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봉사시간은 1인당 평균 166시간. 1년에 20일을 남을 위해 풀타임으로 일했다.
7. 남을 속이려는 사람보다 양심적인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지난 4월 토론토스타지가 돈지갑 ‘분실실험’을 한 결과, 회수율이 85%에 달해 실험을 한 신문사 측도 놀랐다고 한다. 당초 신문사 측은 43.77달러의 현찰과 직불카드 등이 들어있는 지갑의 절반도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8.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은 국토는 엄청난 자원을 가진 보물창고인 반면 인구는 적다. 원유를 예로 들면 오일샌드까지 합해 매장량이 1,800억 배럴로 세계 3위다. 자원과 국토 개발 여하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9.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민의료보험이 국가적 과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재정이 부족해 엄두를 못 낸다. 캐나다는 다르다. 모든 국민에게 병원 문은 활짝 열려있다. 미국보다 세금을 좀 더 내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10. 국제적으로 평화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해 침략 받을 일이 없다. 국내적으론 소수의 권리를 보호해주려고 노력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사회 중 하나다.
물론 이 나라에 문제점도 많다. 그러나 좋은 점이 훨씬 더 많다. 이번 캐나다생일을 자축할 이유다.
단체운영 모범 보인 ‘한인용사’
한국전에 참전한 한인들도 연방정부의 재향군인혜택을 받게 됐다. 그렉 탐슨 연방보훈장관이 이달 1일 국회에 상정한 향군혜택 확대법안이 18일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됨으로써 입법절차가 초고속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캐나다군인들과 가족들은 그간 정부프로그램에 따라 생활보조금과 치과·안과비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아왔는데 내년부터 참전한인들도 동등대우를 받게 된 것이다. 400~500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거주 참전한인 및 가족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향군 캐나다동부지회(회장 박종국)에 따르면 정부차원에서 이런 혜택을 주는 나라는 지금까지 한국전 참전 16개국 중 호주 한 나라뿐이었고 캐나다가 두 번째로 합류했다. 참전한인들을 연합군일원으로 인정한 연방정부의 결단과 한국향군 동부지회의 노력 덕분이다. 동부지회는 이진수 전 회장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오타와한국대사관과 한국국회 국방위 등 관계요로와 김연아 상원의원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인 끝에 회원들에게 뜻밖의 큰 선물을 안겨주게 됐다.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게 마련이다.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한눈팔지 않고 돌진하는 단체운영의 모범을 이번에 동부지회가 보여주었다.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고, 단체보다는 개인의 명예욕 채우기에만 급급한 단체장들은 동부지회의 활약상을 보고 느끼는 게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