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은 "우리가 지금 이렇게 상봉하게 된 영광은 실로 하와이 한인들이 도와준 인연이 크다"며 "특히 윤봉길·이봉창 의사의 의거는 미주한인들의 재정지원이 없었다면 성사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미주한인들은 1910년부터 해방되기까지 35년간 당시로서는 거금인 50만~60만 달러를 상하이 임시정부에 송금했다. 사탕수수 농장 등에서 온갖 궂은일을 하며 힘들게 보낸 돈이 조국광복의 밀알이 된 것이다.

오는 15일은 광복 63주년이다. 특히 금년은 '대한민국 환갑'인 건국 60주년이고 최근의 독도문제로 국토 수호에 관한 관심이 어느 해보다 높은 때 광복절을 맞는다. 광복을 얘기할 때 미주한인들을 빼놓고 말할 수가 없다. 일제시절 미주한인들의 삶의 목표는 독립운동 참여, 상하이 임시정부 재정지원, 2세에 한국얼 심기로 구분될 수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자녀교육을 잘 시키기 위해 이민하는 오늘의 우리들과는 전혀 다른 생활철학을 갖고 있었다. 당시 하와이와 캘리포니아는 해외독립운동의 중심지로 '미주교포'하면 '독립운동가'라는 단어와 같은 뜻으로 사용되었다.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도 미주한인 출신이다.

역사는 과거를 언급하는 것이지만 그 속에는 현재의 좌표가 있다. 한국인은 특히 해외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말은 해방 이전이나 이후에나 똑같이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방법이다. 독립운동 시절과 조국이 어려웠던 때 해외한인들이 조국을 돕는 길은 주로 재정지원이었다. 그러나 조국이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하고 선진화의 길목에 선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조국에 기여하고 나아가 성공한 이민자가 되는 길일까.

캐나다에서 성공하려면 우선 정직하고 장인정신을 길러야 한다. 이곳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부정직이다. 정직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이곳 사회에 뿌리내리기 힘들다. 한국인이 차를 수리한 후 캐나다 고객이 "이 차 믿을 수 있느냐"고 물으면 "I am Korean Canadian"이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코리언은 속이지 않습니다. 코리언을 믿으시오." 이런 자세를 보이는 사람이 사업적으로 성공하고 한국의 이미지도 높이는 것이다.

캐나다인의 또 하나 특징은 장인정신이다. 현지인들이 지붕을 고치거나 전기공사를 하거나 도로공사를 할 때 보면 빈틈없이 일한다. 시청공무원이나 경찰을 보면 원칙대로 일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정직하고 프로정신을 발휘하는 사람이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토론토대 동아시아도서관에 근무하는 김하나씨 같은 사람이 세계 도시마다 있을 때 독도와 동해는 지켜질 것이며, 나는 코리언이라고 어디서든 떳떳이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한국의 이미지는 제고될 것이다. 이것이 해외한인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굳건히 자리잡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단체운영은 이렇게" 모범 보인 여성회

캐나다한인여성회의 활동상이 눈부시다. 최근 열린 총회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여성회는 지난 회계연도에 2만여 건에 달하는 정착·취업 등의 서비스를 제공, 한인사회 최대의 종합상담기관으로 발돋움했다. 가정상담의 경우, 여성은 물론 남성들의 문의도 급증했다. 수입도 작년 51만여 달러로 1년 만에 1.7배 늘었다. 토론토한인회의 예산규모가 30만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여성회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커졌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일부 여성들의 친목모임에 불과했던 여성회가 자선단체 지위상실이란 위기를 딛고 대도약한 비결은 무엇인가. 전문직에 종사하는 2세들을 적극 기용함으로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민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어느 한인단체보다 다양하게 운영한 덕이다.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곳에 한인들이 몰리게 마련이다. 여성회는 이용자가 급증하자 연방정부에 재정지원을 요청했고 지난 3월 이민성 등으로부터 42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았다.

여성회의 성공적인 조직운영 사례는 다른 한인단체들이 본받을 만하다. 특히 지난 3월 정관개정으로 회비 수입이 격감, 앞으로 운영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토론토한인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인회의 대표적인 수입원은 회비와 사무공간 임대료·행사수익금 등이나 한인회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수입도 함께 내리막길이다. 한인회 집행부는 "재원마련을 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지만 몇 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 한인단체가 제대로 된 봉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운영기금의 합리화이며 이는 봉사실적과 목표가 확실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여성회가 생생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