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JPG

 근래 한국 원화의 대미화 환율이 다시 가파른 하강세(원화 강세)를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 같은 외환시장의 불안요소가 커질 때는 주춤하다가도 시장이 안정되면 원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선다. 필자는 본 칼럼을 통해 원화가 아직도 저평가돼있다는 사실을 여러 번 지적했다. 원화의 저평가는 앞으로도 미화환율이 계속 내려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몇 가지 근본적인 경제적 요인이 이를 뒷받침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한국경제의 경상수지(주로 상품과 용역의 수출입) 흑자기조다. 한국수출은 급속도로 팽창하는 중국시장의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반사효과를 톡톡히 본다. 대지진 이후 일본 수출이 급증하고 수입은 서서히 늘어 만성적인 대일 적자폭이 줄어든다. 이런 추세는 일본경제가 복구된 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한국의 다른 지역 수출도 전반적으로 수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 물론 인플레를 막기 위한 중국의 긴축재정 및 통화정책이 스태그플레이션(물가도 잡지 못하면서 경제가 불황으로 추락함)을 불러오게 되면(경착륙) 대중국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되지만 이로 인한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은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한국에게는 수입원가를 줄여줘 무역수지의 악화를 어느 정도 상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중국경제의 경착륙(Hard Landing)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다시 불황으로 몰고 갈수 있는 악재 중의 악재다. 그러나 중국경제가 심한 불황에서 허덕이지 않는 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둘째, 한국 이자율의 상승이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성장위주 정책의 일환으로 낮은 이자율을 고수하다가 인플레가 고개 들자 마지못해 이자율을 일부 올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플레가 악화돼 4%대로 진입했다. 환율의 추가하락을 허용하는 일이 있더라도 이자율을 더 과감하게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한국의 이율 상승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과의 이율격차를 더욱 증가시켜 해외자본의 유입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 위에 자본수지 흑자까지 덮치게 되면 환율을 더욱 압박할 것이다. 
 
 물론 이 두 가지 요인이 엊그제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다만 원화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가끔 불쑥 나타나는 국제외환시장의 불안요인에 의해 발목이 잡히곤 했다. 크게 보면 금융위기 때 이성을 잃었던 외환시장과 더불어 환율이 너무나 치솟아 원화가 터무니없이 저평가 되었던 것이 서서히 원상 복귀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심심치 않게 불거지는 유럽 재정위기, 천안함과 연평도사건 같은 북한변수,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항쟁 등 국제외환시장을 교란시키는 각종 사건들이 회복과정을 더디게 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앞으로도 이런 요인들이 원화가치 상승가도에 장애물로 등장하겠지만 근본적인 상승세 자체를 꺾지는 못할 것이다.
 
 문제는 캐나다한인들에게 이런 원화가치 상승이 미화 대비 캐나다달러 가치의 상승을 능가하지 않는 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캐나다달러 가치의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들 중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높은 원자재 가격이다. 둘째는 캐나다경제의 빠른 회복이 머지않아 필연적으로 불러올 이자율의 상승이다. 미국 이율의 조기 상승 가능성은 전혀 눈앞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캐나다 이율 상승은 양국 간의 이율격차를 더욱 키워 설령 원자재가격이 조금 내려도 그 효과를 대부분 상쇄할 수 있다. 국제시장에서 원자재가격의 등락이 미국경제뿐 아니라 중국경제 성장전망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캐나다달러와 한국 원화는 당분간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봐야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캐나다는 동시에 이자율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될 형편에 있기 때문에 한국원화와 캐나다달러의 가치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캐나다한인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다만 지금은 캐나다보다 한국에서 이자율이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올라갈 전망이기 때문에 원화가치 상승세가 캐나다달러 가치의 상승세를 조금은 압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부채 상한 재조정 문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아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내리게 되면 캐나다달러가 더 강세로 나갈 수 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원화가 오랫동안 강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

필자 유종수, Ph.D.
경제학박사/재정상담가(DY & Part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