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만 해도 비교적 밝게 보였던 북미경제의 전망이 점점 흐려진다. 근래에 나타난 예기치 못했던 돌발변수들 때문이다. 이것은 물론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민주화바람이 가져온 원유 공급 차질의 우려로 인한 유가의 폭발적인 상승과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한 기대 이상의 교역량 감소에 대한 우려다. 미국의 수출과 수입을 합한 총 교역량은 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2월에 이미 많이 줄었다. 고유가가 주범으로 꼽힌다. 유가가 더 이상 치솟거나 방사선 유출로 인한 일본 원전시설과 기타 산업시설의 복구작업이 기대 이상으로 지연되면 북미경제의 성장세가 상당부분 추진력을 상실할 것이 뻔하다.
지난해 4분기에 3.1%의 양호한 성장률을 보였던 미국경제가 금년 1분기에는 불과 1%대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 3.3%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캐나다는 금년 1분기에도 4.2%라는 괄목할만한 성장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는 달리 당분간은 오히려 고유가의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고유가가 캐나다경제에 좋은 영향만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캐나다달러의 강세를 유발해 국내 제조업계 수출에 차질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미국경제가 고유가 앞에 무릎을 꿇게 되면 캐나다경제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기업들에게 원가 상승의 부담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다른 품목에 대한 소비능력을 저하시켜 생산 및 소비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다. 이는 에너지부문을 제외한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캐나다경제의 고질적인 지역 간의 불균형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흐리게 하는 요소는 일본변수보다는 북아프리카와 중동변수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물론 일본에서 곧 바로 또 다른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다. 리비아정세는 조만간 안정되겠지만 일단 큰 불은 껐다고 생각되던 이집트가 아직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고 바레인, 예멘을 비롯한 중동국가들의 위기가 일촉즉발이어서 이 불길이 언제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같은 화약고에 번지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산유국은 아니지만 이집트가 다시 동요하면 다른 중동지역으로의 파급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북미경제를 압박한다. 경제 주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은 투자를 축소하고 이것이 고용 전망을 흐리게 하여 일반소비자들은 당장 필요하지 않은 주택, 자동차 및 기타 내구재 구입을 차후로 미루게 된다.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이다.
아직은 북미경제가 전반적인 침체국면을 향한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캐나다경제는 아직도 활황을 구가한다. 그러나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조속히 멈추지 않는다면 경제가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쓸고 있는 민주화바람은 당연히 환영해야 할 현상이지만 도가 지나쳐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유류파동으로 이어지면 우리 모두 피해를 입게 되는바, 제발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유종수(경제학박사· 재정상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