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미국 뉴욕의 한 식당에서
3명(Henry Kravis,
Jerome Kohlberg, George Roberts)이 만나 회사설립을 논의한다. 이들은 사촌지간으로 유명한 투자금융회사(Bear
Sterns)에서 오랫동안 같이 동료로 일했고 친구관계다.
이날 모임은 그 유명한 기업사냥꾼인 KKR(Kravis, Kohlberg
& Roberts)사가 설립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KKR이 인수한 회사는 수없이 많으나 그 중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RJR
Nabisco, Kodak, Del Monte, Toys “R” Us, Duracell, Safeway, Canada Bell Yellow
Pages, Shoppers Drug Mart 등이 있다.
한마디로 굵직한 M&A 딜(deal) 뒤에는 KKR이
있었다.
KKR은 오늘날 Texas Pacific Group(TPG), Carlyle Group 그리고 Goldman Sachs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사모펀드 혹은 인수합병회사다. 사모펀드회사란 소수의 투자자 집단으로 구성된 특수목적회사가 MBO, Venture Capital, Mezzanine Finance, Distressed Investment
등에 투자하여 이윤을 남기고 되파는 회사를 말한다.
사모펀드는 우리가 잘 아는 철강왕 카네기(Andrew
Carnegie)가 설립한 유명 철강회사(Carnegie Steel
Company)를 1901년 제이피
모건(JP Morgan)이 당시로는 엄청난 액수인 4억8천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2차대전 후 고향에 돌아온 군인들이 창업하고 그 들이
은퇴할 무렵 사업체를 팔 곳이 마땅치 않은데 착안해 이들의 사업을 사들여 고가에 되파는 투자회사들이 생겼는데 이들이 바로
사모펀드, 기업인수합병회사의 태동이 되었다. 2010년 현재 사모펀드 규모는 세계적으로 약 240조원 규모다.
KKR은 기업인수합병 방식에서 고비율의
부채를 이용한 레버리지투자방식(LBO)으로 유명해졌는데 KKR의 창업자들이 이같은 방식을 사용한 논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일반인들은 거금이 들어가는 주택을 마련할 때 거의 모기지를 이용해 산다. 몇 년 후 주택가격이 많이 올라 이익을 남기고 되팔면 소액의 자기자본으로 막대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이같은 논리로 대규모 기업을 인수할 때 거액의 차입금을
이용, 현금흐름을 잘 관리하면서 되팔면 막대한
자기자본수익률(ROE)을 올릴 수 있는 논리다. KKR은 지난 번 메자닌 파이낸스에 관한 논고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RJR Nabisco를 인수할 때 불과 2조원 미만의 본인자본으로 37조원이란 거금을 마련해 인수하였다.
이에 세상은 ‘경악’했다. 이로부터 부채투자방식은
인수합병시장에서 아주 매력적인 테크닉으로 유행하게 된다.
KKR은 1977년 첫 딜을 2,600만불에
인수하였는데 8년 후 엄청난 이익을 남기고 되팔아 자신감이
생긴다. 1979년에는 더 큰 딜을 성사시켰는데 플로리다 소재 제조업을
3억8천만불에 인수하게 된다. 이때
KKR은 드디어 자기자본이 아닌 타인자본 즉 부채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KKR은 인수 후 피인수기업의 가치가 올라야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지분이 없는 임직원보다는 프로페셔널한 임원을 스카우트하고 그 임원에게 회사의 지분을 주었다. 또한 KKR 본사 임원들도
개인적으로 피인수회사의 지분을 갖게 만듦으로써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의 가치상승에 공헌할 수 있도록 투자구조를 만들었다. 이런 투자방식은 오늘날 사모펀드와 인수합병펀드의 공식적인 구조로 자리 잡았다.
대규모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타인자본을 이용하지만 자기자본마저도
KKR이 다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사모펀드라는 특수목적회사를 만듦으로써
자기자본은 최소화하였다. 이런 특수목적회사는 오늘날 중소규모의 인수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GP-LP(General Partner-Limited Partner)
방식으로, KKR이 General Partner가 되어 딜을 주도하고 인수 후에도 피인수회사의 운영 및 매각에 주도적으로
책임지는 펀드매니저역할을 했다. 이에 그 유명한 ‘2-20 룰’이
만들어진다. 2-20 룰이란 General Partner가 매년 펀드의 2%를 펀드운영비로 받고 일정 수익률(Hurdle
Rate) 이상 이익이 날 경우 이익의 20%를 추가로
가져가는 구조를 말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펀드회사들이 이 방식을
사용한다.
국제투자산업에서 존경 받는 워런 버핏은 KKR과는 반대로 가치투자를 주장한다.
그는 KKR과 달리 타인자본을
최소화하고, 기본적으로 저평가된 회사에 장기투자해 수익을 내는 방식을
선호한다. KKR은 레버리지투자로 많은 수익을 냈지만 적지 않은 딜에서 엄청난
손해를 보기도 했다.
KKR의 레버리지투자방식은 금융시장
트렌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부채시장이 활성화된 시기에는 타인자본을
얻기가 매우 수월하고 그 비용도 적어서 좋지만 시장이 얼어붙는 경우에는 자금조달이 어렵고 비용도 높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또 높은 타인자본을 이용하면 이익이 날 때는 자기자본이익이 월등히 높아지지만 반대의 경우는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저자의 경험으로는 투자사업에서 10년을 벌어 단 1년 만에 그간
벌었던 이익과 본전까지 다 잃는 사모펀드도 많이 봤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KKR은 그동안 부채인수방식에서 탈피, 워런 버핏 스타일의 투자방식으로 천천히 선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