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사회에서는 꽃꽃이 강사로 잘 알려진 신숙희씨. 하지만 캐나다 상류사회에서는 꽃장식업계의 여장부로 우뚝 솟아 있다. 더욱이 신씨는 사업장인 ‘애비뉴 꽃집(Avenue Flower·221 Davenport Rd.)’을 막내 딸 신윤경(베티)와 함께 운영하며 꽃장식 전문가로 모녀가 한 길을 걷고 있다.
토론토 다운타운 유명쇼핑가인 '욕빌(Yorkville)' 북쪽으로 데이븐포트 선상에 있는 애비뉴 꽃집은 우리가 흔히 보는 평범한 꽃가게가 아니라 꽃장식 전문업체다.
21년 전 인근의 조그만 가게로 출발해 지금은 주로 호텔, 대형 파티, 특별행사 등에 꽃장식품을 주문에 의해서만 판매하는 일을 주로 한다. 전체 매상 중 95% 정도가 계약 납품이다.
애비뉴 꽃집은 개업 11주년을 맞아 지난 2000년 마련한 고객사은 오픈하우스에는 내노라하는 정재계인사 200여명이 하객으로 찾아와 축하했다. 또한 2004년 일간지 ‘토론토 선(Toronto Sun)' 주최 ’제10회 독자선정상(Readers' Choice Award)‘ 중 꽃장식(florist) 분야에서 2등(동상)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토론토 패션(Toronto Fashion)‘ 잡지에도 톱10 꽃장식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8년 전부터 어머니가 일궈놓은 꽃장식업에 뛰어든 윤경씨는 “꽃장식 전문업소이기 때문에 소규모 주문을 제외하고는 거의 시간을 예약해 인터뷰를 통해 계약을 맺는다. 주요 고객은 파티를 주관해주는 대행업체와 고급호텔 담당자들”이라며 “몇 년 전 토론토를 방문한 영국의 찰스 황태자를 환영하기 위해 내셔널클럽에서 치러진 디너파티의 꽃장식을 담당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과거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윤경씨는 이어 “처음 꽃을 만지기 시작했을 때는 물론 좋기도 했지만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두려웠다”며 “하지만 내 자신 스스로 꽃을 꽂고 느끼고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때까지 여유롭게 기다리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어머니 못지않게 일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 77년 이민 와 11년 간 직장생활을 한 뒤 꽃업계에 뛰어든 신씨는 “우리 막내는 예술감각과 손재주는 물론 성격이 너무 좋아 사람이 많이 따르며 인기가 좋다. 내가 구사하기 힘든 고급영어로 고객을 응대하고 컴퓨터를 이용해 갖가지 사무와 회계 등을 처리해 주니 사업동반자로는 그만”이라고 칭찬하고 “다만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꽃을 만지는 일의 특성상 고된 노동이 필수인데 힘든 일을 마다않고 감당하는 딸을 보면 가슴이 아플 때가 종종 있다”고 안타까운 부모의 마음을 표현했다.
신씨가 오늘날 꽃장식업계의 ‘큰손’으로 성장하기까지에는 피눈물 나는 고초를 겪었다.
처음에는 일반손님들을 상대로 하는 리테일로 시작해 주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밴을 몰고 꽃과 플랜트를 사기 위해 돌아다니며 남들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러면서 땀과 맨손 만으로 일궈낸 결정체가 바로 애비뉴 꽃집이다.
2000년 9월 영화촬영에 필요한 나무를 주문하러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차는 폐차될 정도였지만 정작 본인은 그날로 퇴원했던 아찔한 기억도 있다. 신씨는 “꽃가게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부지런해야 하고, 미적 감각도 있어야 하고, 사업에 대한 소질도 있어야 한다”며 “이제는 딸이 도와줘 쉽게 할 수 있다. 나는 마음이 부자”라고 말한다.
미대를 졸업하지는 않았지만 미술에 남다른 재능이 있어 집과 사업장에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걸어놓은 신씨는 꽃 비즈니스 외에 캐나다한인상 위원으로 활동하며 2005년 사상 처음으로 여성 위원장으로 선출돼 임기동안 한인사회 및 주류사회의 각계각층에서 보이지 않게 활동하고 있는 숨은 인재들을 발굴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한국일보 문화화센터의 최장수 강좌인 '꽃꽂이교실'을 창설 당시부터 강의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1천여 명이 넘는 수강생들을 배출한 꽃꽂이교실은 초·중·고급으로 나눠 실전테크닉과 함께 꽃을 구입하는 방법 및 관리 요령 등을 강의한다. 또한 최근에는 꽃가게 운영방법, 꽃매상이 높은 편의점의 경험담과 노하우 등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배워 매상증대에 활용하는 편의점업주들이 전체 수강생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어머니 신씨와 막내딸 윤경씨 모녀는 올 2010년 한 해 또 다른 성공을 위해 새로운 도전의 각오로 뛸 작정이다. 특히 윤경씨는 은퇴를 앞두고 조금씩 일을 줄여 나가는 어머니 몫까지 감당해야 하지만 자신감있게 말한다. “둘이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죠. 더구나 우린 한 핏줄인데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