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에 한 뜻깊은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기독교와 관계없는 분들에겐 무의미한 일일지 모르지만 어제의 행사는 예수교 장로교의 양대산맥인 통합교단과 합동교단의 화합을 위한 연합예배였습니다.

1959년에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을 놓고 양측이 갈라져 오늘날 까지 왔었는데 북미의 한인교회들을 중심으로 화해와 연합운동이 벌여져 어제 토론토 영락교회에서 대대적인 집회가 열렸던 것입니다.

1907년 평양에서 선교사였던 하디 목사와 길선주 장로가 대중 앞에서 공개 회개로 죄를 자복한 것이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난 단초가 되었습니다. 당시 양반들은 하인들에게 잘못을 저질렀던 것을 회개하고 떼어 먹은 품삯을 돌려 주거나, 노비문서를 파기하기도 하였고, 첩을 둔 신도들은 축첩을 하지 않기로 맹세하고 돌려 보내는 등 평양을 중심으로 사회변혁의 운동이 크게 일어 났었습니다. 올해로 벌써 100년을 맞게 되어 이를 기념하기 위한 일치와 화해의 일환으로 어제의 집회를 열게 된 것이 배경이었습니다. 저는 교회 장로이지만 솔직히 지금도 우리 교회가 합동측 소속인지, 통합측 소속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그것이 신앙생활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찌 믿던 간에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고 섬기는 일만은 모두 같은데 하면서 말입니다. 불교도 역사가 오랜만큼 셀 수 없는 종단이 있고, 이슬람교도 수니, 시아파 등 다양하게 분파되었지요.

사람들은 신의 뜻과는 상관 없이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신(神)과 경전을 해석하고 그것만이 옳다하여 타인을 배척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해와 권력(힘)에 따라 이합집산하고 분열하는 모습만 보다가 어제 화합의 자리에 나가보니 참으로 뜻이 깊고,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음식으로 화합 권한 영조임금의 지혜

이번주는 탕평채(蕩平菜)로 결정을 했습니다.

탕평채는 원래 춘만가식(春滿可食)이라 하여 5~6월경에 먹는 절기음식입니다. 묵청포라고도 하는 녹두묵(청포)를 이용해 만드는데 정성은 많이 드는 대신 맛 자체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음식이죠. 그러나 탕평채를 맛있게 만드는 솜씨라면 어느 음식이나 잘 만들 수있는 자격이 있다 할 수 있으니 주부의 손맛이 강하게 요구되는 음식입니다.

탕평채의 유래는 조선 중기 최고로 장수했던 영조임금께서 권장하던 음식인데 ‘동국세시기’에 기록된 그 유래를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선조임금 이후 정조까지 250년 동안 계속된 당파싸움은 동인과 서인, 남인과 북인, 대북과 소북, 노론과 소론, 청남과 탁남, 시파와 벽파 등 당쟁으로 많은 선비들이 죽고 죽이는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21대 영조는 무수리의 아들로 태어나 당쟁에 휩쓰리면서 노론 덕에 왕으로 올랐는데 1724년 장희빈의 아들 경종이 독살 당하자 소론이 영조의 짓이라고 정통성에 시비를 걸었습니다. 급기야 영조는 소론과 가까웠던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이는 극단적인 조치를 감행하면서까지 당파싸움을 바로 잡으려 했습니다. ‘탕평’이란 서경(書經) 홍범조(洪範條)에 나오는 ‘왕도탕탕 왕도평평(王道蕩蕩 王道平平)’에서 나온 말로 왕은 자기와 가깝다고 쓰고 멀다고 쓰지않으면 안된다는 인재등용원칙으로 영조는 이를 정책으로 삼았는데 이를 ‘탕평책’이라 하였고 이를 연구하던 선비들에게 음식을 내렸는데 이것이 묵청포였던 ‘탕평채’인 것입니다.

오방색에 따라 북인(北人)은 검은색이니 석이나 김가루를 고명으로 쓰고, 동인(東人)은 푸른색이니 미나리를 쓰고 남인(南人)은 붉은색이니 쇠고기를 볶아서 넣었습니다.

주재료인 청포는 흰색으로 서인(西人)을 상징했습니다.

당시는 서인(노론) 집권기였던 탓으로 주재료를 서인의 흰색으로 썼던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음식을 통해 화합의 절묘한 철학을 가르친 지도자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 우리 조상의 빛나는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탕평채는 영양가 풍부한 웰빙식품으로 완벽한 균형을 갖췄고 다이어트에도 좋답니다. (쇠고기가 집에 여분이 없어 잘게 채치지 못해 모양이 안좋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f07062901.gif탕평채 만들기

■ 재료 (4인 가족 기준)

청포묵가루 작은 것 1봉, 물 10컵(140cc), 소금 1작은술.
쇠고기안심 100g, 표고 5장, 쑥갓(미나리 대신), 계란 2개, 당근 약간, 마른김 1장, 통깨, 소금, 후추, 식용유, 잣, 참기름
양념장(간장, 다진파, 다진 마늘, 다진 풋고추, 고춧가루, 통깨, 참기름)

■ 만드는 순서

1. 묵은 찬물에 가루를 풀어 소금 1작은술 넣고 중불에 10분 정도 계속 저어 준후 틀에 부어 3~4시간 정도 식힌다.
2. 표고는 불려 기둥을 때고 채치고, 쇠고기도 얇게 5cm정도로 채쳐 소금,후추 뿌려논다.
3. 당근도 채치고, 흑백지단 부치고 김은 얇게 썰어놓는다.
4. 달군 프라이팬에 당근(소금, 후추) , 표고(소금, 후추) , 소고기 순으로 볶는다.
5. 묵은 얇게 채쳐서 참기름에 버무려 깨를 뿌리고 고명을 얹어 접시에 담아 양념장과 함께 낸다.
6. 버무려서 먹는다. (쑥갓은 3cm 크기로 잘라 함께 버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