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밴쿠버 앞바다에서 조그만 배를 타고 게를 잡던 중 순간적 공포에 사로잡혀 식은땀을 흘린 적이 있다. 날씨도 화창하고 물살도 잔잔했지만, 바다 속에 괴물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 등골이 오싹했었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했음에도 불구, 인간은 오늘날 오대양의 15%도 탐험하지 못 했다는 게 과학자들의 지적이다. 엄청난 수압 때문에 해저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잠수기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 스티브 얼튼(Steve Alten·50)은 본 칼럼 12편에 소개된 베스트셀러(Meg·1997)를 통해 인간이 아직 탐험하지 못 한 85%의 해저 속에 숨어있을 수 있는 괴물의 이야기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었다.
얼튼이 2005년에 펴낸 ‘Loch’는 널리 알려진 스코틀랜드 네스호(Loch Ness)에 살고 있다는 괴물의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다뤘다. ‘Loch’는 스코틀랜드 게일릭(Gaelic)어로 ‘Lake’를 의미한다.
‘네시’란 애칭으로도 알려진 이 괴물을 봤다는 사람은 수백 년 동안 수천 명에 달한다. 이 괴물에 대한 기록은 7세기에 쓰여진 ‘성 컬럼바의 생애(Life of St. Columba)’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1934년 영국런던의 산부인과 의사 로버트 윌슨씨가 촬영했다는 네시의 유명한 사진(수면 위로 긴 목을 드러내고 있는 듯한)은 조작품으로 확인됐다.
네시의 정체는? 수십만 년 전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바다공룡이 살아남았다는 설을 포함한 여러 가지 추측이 있다. 그러나 얼튼은 해양생물학자(marine biologist)인 소설의 주인공 제커리 월러스를 통해 네시가 어떤 동물일 것인가에 대해 그럴듯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네스호가 보이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월러스는 9살 때 호수에서 배를 타고 낚시를 하다가 물에 빠진 경험이 있다. 그때의 악몽이 채 가시기 전에 부모가 이혼, 그는 미국인인 엄마를 따라 뉴욕으로 건너간다.
17년 후 과학자로 유명세를 타게 된 그는 연락을 끊고 살던 아버지가 살인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을 그 동안 존재를 몰랐던 배다른 형으로부터 통보받고, 그와 함께 스코틀랜드로 떠난다. 재판 중 아버지는 발을 헛디뎌 호수에 빠진 자신의 사업파트너를 네시가 물고 갔다고 주장, 법원은 아수라장이 되고 언론인과 관광객들이 벌떼처럼 네스호로 몰려온다. 월러스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 두려웠지만 쉽게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델라웨어대에서 스포츠의학 석사학위, 템플대에서 스포츠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얼튼은 이 책을 통해 네스호의 미스터리에 과학적 근거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