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 새아침이 밝아온다. 새해 첫날에 의미를 두는 것은 새 마음으로 출발하겠다는 다짐이다. 지난날의 과오와 아쉬움을 떨쳐버리고 보다 나은 내일을 맞겠다는 새 출발이다.

한민족 역사에 격동 아닌 해가 드물지만 새해도 한국에는 정치·경제 및 사회적 대변혁이 예고된다. 북한은 김정일 추도기간이 끝나기 무섭게 강경노선으로 돌변해 한반도 정세가 심상찮다. 이념대립의 격전장이 될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은 한인사회에도 한차례 돌풍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작년 세계경제를 뒤흔든 유럽의 재정위기는 새해에도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숱한 과제가 산적해있는 한인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모국인 이민감소로 고전중인 한인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침체수렁에 빠지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 지난 2년간 한인사회를 혼란에 빠트린 실협사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지 아니면 갈등과 분열을 더욱 키울지도 관심사다. 사상 처음인 재외선거에선 과연 한인정치력을 과시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하나마나한 무용지물이 될까? 은행관리상태인 ‘30년 공든 탑’ 한인요양원 무궁화의집 운명은? 커뮤니티 과제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면 새로운 거센 파도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임진년하면 생각나는 게 임진왜란이요 이순신 장군이다. 1592년 한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섰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아직 배가 12척이나 남아있다(尙有十二)”며 전의를 불태웠다. 12척을 몰고 비상한 각오로 위기의 바다를 헤쳐가면 결국 승리할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결국 한국인은 살아 돌아왔다. 작년 수출입을 합산한 교역규모가 1조 달러를 돌파, 세계 9번째의 무역대국에 진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유치해냈다. 충무공의 불굴 정신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의 유산이 아닌가 싶다.

한인사회도 함께 힘을 모으면 아무리 높은 파도도 헤쳐갈 수 있다. 본보는 새해 ‘5대 과제’를 선정, 한인들과 함께 우리의 앞날을 고민하며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경험이민제 적극 활용: 연방정부가 투자이민 요건 및 영어능력 강화 등 이민축소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듯 보이지만 경험이민(Canadian Experience Class)은 주목할 만하다. 이 제도는 연방보수당의 주요 정책 중 하나로 2년간 풀타임으로 일한 일시근로자나 1년간 풀타임 직장경력을 갖춘 유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국내 유학생 규모가 2위인 한국인들이 경험이민제를 적극 활용한다면 이민감소로 인구가 줄어드는 한인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바, 오타와한국대사관을 비롯해 한인단체장 및 일반한인들은 이 제도를 모국사회에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자유무역협정 타결: 지난 2005년 한국과 캐나다가 첫 협상한 이래 6년 이상을 끌어온 자유무역협정(FTA)이 새해에는 타결돼야 한다. 작년에는 그간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쇠고기문제가 타결돼 한인들의 기대도 덩달아 높아졌지만 한미 FTA 문제로 뒷전에 밀려나고 말았다. 한캐 FTA가 타결되면 양국간 물적 인적교류가 점진적으로 증가, 여러 분야의 한인사업체들이 자연스럽게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협정 타결에 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한다.

◆상식과 원칙의 회복: 원칙과 상식을 무시한 단체가 어떻게 되는지를 불 보듯 보여주는 사례가 온주실협사태다. 실협은 지극히 상식적인 단체의 기본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결국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38년 사상 처음이자 최대의 치욕을 맛보게 됐다. 가뜩이나 힘든 재정에 변호사비와 관리비 등으로 거액을 날리게 된 것은 물론이고 회원들의 자존심마저 크게 실추됐다. 앞으로 실협사태를 거울삼아 다른 단체들도 리더 선정에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

◆한인종합회관 건립: 작년 하반기 한인사회에서 한동안 활발하게 논의됐던 종합회관 건립문제는 새해에도 계속 토의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한인회와 노인회는 물론 여성회 등 다른 단체들도 다수 입주할 수 있는 종합회관 건립은 한인사회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현재처럼 모든 단체들이 계속 ‘딴살림’을 차린다면 커뮤니티 발전은 머지않아 한계점에 달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주요 단체 대표, 부동산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추진위를 구성해야 한다.

◆재외선거 적극 참여: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유권자 등록이 극히 부진하다. 한국선거가 있을 때마다 비상한 관심을 보이다가 막상 멍석을 깔아놓으니 딴 곳을 쳐다보는 모습이다. 재외선거는 그간 참정권 소외계층에 새로 부여된 귀중한 선물로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등록하지 않으면 재외한인들의 정치력은 사장(死藏)된다. 또한 투표율이 저조해 한국에서 무용론이 제기된다면 선거의 앞날은 보장하기 힘들다. 선거에 많이 참여할수록 이곳 한인들의 목소리도 높아지는바 생업에 바쁘더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유권자등록을 해야 한다.


본보는 새해에도 불편부당의 보도와 논평으로 건전한 사회통합과 발전, 커뮤니티의 힘과 품격 신장에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