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한국노인회가 온주실협 전철을 밟는가. 회장자리를 놓고 공방전을 벌이는 것을 보면 실협을 닮아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어디 실협뿐인가. 지금의 노인회선거 분위기는 2년 전 토론토한인회장선거를 연상케 한다. “당신은 후보자격이 없소.” “선관위는 선거관리나 똑바로 하시오.” 소모전의 역사가 반복되려는가.
한인단체들이 싸울 때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게 또 있다. 정관이다. 정관은 이번 노인회선거에서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야당후보’는 주장한다. “현 회장단 후보 3명은 모두 자격이 없으므로 정관 및 선거세칙에 따라 후보 무효화를 선언하라.”
이쯤 되면 선거가 아니라 ‘선전포고’다. 왜들 이러는가. 보통 때는 가만있다가 선거 때만 되면 눈에 불을 켜고 돌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봉사단체장을 뽑는데 봉사는 간데없고 전운만 자욱하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선거에 관한 한 한인사회는 그릇된 풍조가 전통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노인회선거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고 본다. 법과 원칙에 따라 실시하면 된다. ‘노인회의 법’은 무엇인가. 선거세칙에 따라 3년 이상 계속해 회비를 내야 후보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조영연 후보는 “고학환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조성준 시의원이 세칙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그간 워커톤행사에서 적잖은 돈을 기부했을지 모르지만 지난 3년간 회비는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부는 기부고, 회비는 회비다. 고 후보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조영연 후보와 설전을 벌일 게 아니라 조 의원의 과거 회비 납부실적을 공개하면 끝날 일이다.
시의원이 현 회장의 러닝메이트로 나서는 문제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노인회의 대외업무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 견해도 있지만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시의회 업무와 지역구 챙기는 일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데 언제 노인회 일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한인사회 유일한 시의원으로 커뮤니티에 큰 영향력을 가진 조의원이 단체장선거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특정후보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비쳐지게 십상이다. 진정 노인회를 도와주려면 말 많은 선거에는 아예 나서지 않고 엄정중립을 지켜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누가 되든 앞으로 노인회에서 도움을 요청한다면 과거와 같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게 본인이나 커뮤니티를 위해 더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사실 노인회장단이 누군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수의 한인들은 관심조차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 선출됐는가 하는 점이다. 어느 단체보다도 커뮤니티에 모범을 보여야할 노인회가 선거문제로 논란거리가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작년 10월15일 개최한 워커톤행사 결산보고를 조속한 시일 내 공개하라는 것이다. 한인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십수만 달러를 모금했다면 정확한 수지내역을 가능한 한 빨리 알릴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단체의 공신력은 공금운용의 투명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집행부는 명심해야 한다.
재외국민선거 이대로 좋은가
역사적인 재외국민선거가 자칫하면 유명무실한 선거가 될 위기에 처했다. 오는 4월 총선과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한국재외선거관리의 제도적인 부실과 홍보부족 때문이다.
토론토총영사관 재외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개월간 접수된 관할지역 투표자 등록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참여도가 저조하다. 예상투표자 4만1,319명 중 불과 814명이 등록했다. 이들 중 2/3(608명)가 유학생이나 지상사주재원으로 영주권자는 206명에 불과하다. 총영사관 관할지역 영주권자가 2만7,866명인 점을 감안하면 영주권자 등록률은 0.74%다. 이런 상태로 간다면 다음달 111일 마감일까지 최종 등록률은 2.5~3%선에 그칠 것으로 보여 이 제도가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극히 의문이다.
토론토총영사관은 이에 따라 유학생 등 국외부재자를 대상으로 출장접수를 강화 중이다. 하지만 영주권자는 본인이 직접 공관을 방문해야 등록이 가능한 데다 투표일에 다시 공관에 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특히 먼 거리에 사는 사람들은 투표에 무관심하거나 참여를 포기하는 게 현실이다.
제도적인 번거로움 외에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상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선거를 치를 것이며, 이런 선거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거액이 소요되는 선거비용은 또 얼마나 낭비인가.
지금같이 등록률이 저조한 상태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관위는 한시바삐 제도를 고치거나 보완해야 한다고 본다. 홍보 부족이 문제라면 지금부터라도 언론기관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 상태로 선거를 치른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유권자들도 41년 만에 되찾은 참정권 행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 많이 참여할수록 이곳 한인들의 권익도 향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