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10차례나 강도를 당한 비한인 편의점 업주가 끝내 폐업키로 했다는 보도(7월31일자 A3면)는 강력사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편의점업계의 현실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뉴스를 접한 한인업주들은 한결같이 "오죽하면 가게 문을 닫겠느냐"며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경기로 매상은 떨어지는데다 시도 때도 없이 강도까지 날뛰니 한인업주들의 심정이 어떤가는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간다.
범죄 발생률은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통상적으로 호경기 때는 낮아지고 불경기 때는 높아진다. 올 봄부터 온타리오주 경제가 침체되면서 특히 자잘한 물건과 돈을 훔쳐가는 생계형 범죄가 늘고 있다. 편의점이 강도의 표적이 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얼마 전 토론토는 국내 다른 대도시에 비해 안전하다는 범죄 통계가 발표됐지만 편의점은 그렇지 않다. 토론토경찰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소매업 대상 강도사건은 총 2,571건으로 이중 715건(27.8%)이 편의점을 타깃으로 삼았다. 또 전체 소매업 강도 건수는 매년 줄지만 편의점 강도비율은 오히려 늘고 있다. 강도를 당한 편의점 업주 중에 상당수가 신고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자는 경찰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앞으로 경제가 힘들어질수록 강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업주들이 예방에 신경 쓰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경찰에 따르면 강도가 범행하러 업소에 들어갔다가도 상대가 주의하는 낌새를 차리면 그대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대로 손님으로 들렀다가도 여자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으면 흉기를 들고 다시 오는 게 강도의 속성이다. 강도의 눈에 만만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라는 말이다. 행인들이 업소 내부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가게 유리창에 붙은 각종 포스터를 없애고 실내조명을 밝게 하는 등 기본 방범대책만 지켜도 피해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가 있다.
아울러 범죄예방에 필요한 것은 신고정신이다. 많은 한인들이 강도를 당하고도 가게를 팔 때 부담으로 작용할까봐 쉬쉬하는 경향이 많다. 신고 기피는 범죄를 키운다. 한인스토어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체포돼 처벌 받게 된다는 인식을 우범자들에게 심어주자.
'참정권 약속' 이번엔 꼭 지켜야
한국에 장기 거주하는 영주권자와 유학생 등 재외국민에게 주민투표권을 부여하는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는 현행 투표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지난해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이번 행정안전부의 입법예고는 오는 9월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공직선거법 및 국민투표법 개정의 첫 관문이다. 재외국민의 실질적 관심사인 대선 및 총선에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투표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민투표법 개정과는 별도로 공직자선거법과 국민투표법이 개정돼야 한다. 한국정부의 계획대로 주민투표법에 이어 국민투표법이 개정될 경우 캐나다 내의 재외국민들은 2012년 실시되는 국회의원·대통령 선거 때부터 투표권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그간 재외국민 참정권 운운하는 소리가 모국 정치권에서 나올 때마다 해외한인사회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지금까지 말만 요란했지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맞물려있고 현 정부의 추진 의지도 비교적 강한 것으로 보여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헌법재판소는 작년 6월28일 현행 재외국민 참정권 제한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헌법불합치란 사실상 위헌이지만 갑작스럽게 법을 바꿀 경우 큰 혼란이 예상돼 일정 기간 유예를 두는 것이다. 관련법은 올해 말까지 개정돼야 한다. 그 이후부터는 위헌이 된다. 정부가 개정 시한을 5개월 앞둔 지난 30일 입법예고하는 등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이제 헌재 결정을 입법화하는 일은 국회 몫이다. 과거처럼 선거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또 다시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려 해서는 안 된다. 본말이 뒤바뀐 것이다. 참정권문제는 선관위 소관사항이 아니라 헌법 사항이며 입법 사항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쪽이 아니라 보장하고 신장하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 국회는 이번에야말로 당리당략을 떠나 해외한인사회 포용 차원에서 속 시원히 통과시켜 주기 바란다. 그간 해외한인들은 너무 많이 속았다. 한국정치권은 더 이상 한인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