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총선이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보수, 자유, 신민 등 3당 한인후원회는 무엇을 하는지 조용하기만 하다. 보통때는 "우리의 요구사항을 정치인에게 부탁해보자"는 다른 한인단체들도 막상 선거철이 되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연방선거의 중요성을 몰라서인가 아니면 그럴 능력이 없어서인가.

선거는 한인들의 정치 무관심을 타파하고 커뮤니티의 주요현안을 정치인에게 부각시키기에 가장 좋은 기회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이때쯤이면 한국인 이민문호 확대, 오픈스카이, 스몰비즈니스 활성화 등 커뮤니티 권익과 직결되는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담은 공약집을 발표하고 이를 지역후보들에게 적극 홍보해야 한다. 특히 한인밀집지역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 우리의 공약집에 관심을 보이는 후보에게 표를 모아주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정치력을 제고하려면 이런 일들은 기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준비가 전혀 돼있지 않다. 단체나 협회는 많지만 모임의 성격이 대부분 친목에 그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을 후원만 할 게 아니라 정당한 요구를 전달하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결집되지 않은 소수집단의 이익은 정치과정에서 도외시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이젠 총선을 계기로 정부나 정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압력단체를 키워야 한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뉴욕과 LA의 경우를 보자. 뉴욕한인사회는 2년 전 2세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뉴욕한인정치연맹을 출범시켰다. '정치연맹'은 선거에 나선 후보들에게 한인사회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한편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후원금을 보내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창설된 압력단체다. 이 단체는 정부의 이민사회 지원과 언어·교육·의료 서비스 확대 등 한인사회가 필요로 하는 정책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그 토대 위에서 한인 유권자의 선거참여와 정치인 후원활동을 펼친다. '정치연맹'에는 한인사회 권익 향상과 봉사활동 경험을 가진 1.5세 및 2세들도 대거 참여하기 때문에 자칫 분리되기 쉬운 커뮤니티 권익활동과 정치활동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역할도 한다. 이런 단체를 조직적으로 잘 활용하면 한인정치인 여러 명을 배출하는 이상의 효과를 볼 수가 있다.

LA한인사회도 수 년 전부터 선거철이 오면 후보들을 코리아타운으로 불러 공청회를 개최, 한인사회에 가장 도움을 줄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하고 표를 모아주고 있다. 이런 일은 압력단체인 한인유권자협회와 한미연합회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단체들은 한인파워를 투표로 보여주기 위해 시민권 취득운동도 벌인다.

우리도 이번 총선을 정치참여 풍토를 개선하고 정치력 신장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압력단체 창설을 목표로 하되 이번 총선은 시일이 촉박한 관계로 주요 한인단체들이 연대, 미국의 한인유권자협회 같은 역할을 일부 수행하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


'금융태풍' 너무 주눅들 필요 없다

미국 정부가 정리신탁공사 형태의 부실채권 매입기관 설립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세계 증시는 일단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출혈이 심한 중환자에게 응급조치를 했을 뿐 대수술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금융위기를 정확히 맞혀 온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 경제·금융위기는 이제 겨우 3회말"이라고 전망한다. 세계경제가 한동안 '혹한기'에 빠질 것이란 경고다.

캐나다는 금융업계의 보수적 운영으로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월가발(發) 금융허리케인의 피해를 비켜갈 수는 없는 형편이다. 미국 불황이 깊어질수록 국내경제의 주름살도 깊어질 것이다. 특히 미국에 물건을 팔아먹고 사는 온타리오주는 수출을 못하면 주민 소득이 줄고, 주민소득과 기업이익이 줄면 기업은 투자를 못하게 된다. 소득이 준 주민은 소비를 줄여야 하고 이것이 다시 투자 축소를 불러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자칫하면 캐나다도 크게 다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동요되지 않는 냉정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경제생활과 재테크전략을 면밀하게 재점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국내부동산시장도 냉각 조짐을 보이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 하에서는 다운페이를 한 푼이라도 늘리는 등 내실을 기하는 게 안전하다. 경제란 결국 마음이다. 살아남으려는 의지, 비즈니스하려는 의지가 강할수록 경제는 활력 있고 강해지는 법이다. 한번 홍역을 앓고 나면 면역이 생기게 마련이다. 세계적인 불황이 온다고 너무 주눅들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