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의 반대말을 ‘디너지(de- system energy)’로 정의하는 학자들이 있다. 시너지가 건설적인 에너지인데 반해 디너지는 파괴적인 에너지다. A와 B의 능력을 각각 1이라고 하자. 두 사람의 힘을 시너지로 합치면 2가 아니라 10이나 100이 될 수 있지만 디너지로 합치면 마이너스 10이나 100이 될 수 있다. 시너지는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디너지는 기존가치마저 잠식한다. 혼자서 경솔하게 잘못된 선택을 하면 가산을 탕진할 수 있다. 여럿이 서로 다투다가 단체나 기업을 망칠 수도 있다.
토론토한인회의 디너지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자 이젠 온주실협 협동조합(도매상)의 디너지가 기세를 부린다. 최근에만 벌써 2건의 ‘실적’을 올렸다. 리스연장 옵션행사와 ‘52만 달러 전산오류’가 그것이다. 커뮤니티의 양대 축이 번갈아가며 ‘파괴적인 에너지’를 뿌려대는 것을 보면서 우려를 금치 못 한다.
안석권 협동조합 이사장이 “조합 회계장부 잔액과 은행잔고가 50만 달러나 차이가 난다”고 폭로하자 조합 실무책임자인 정태환 상무는 다음날 “전산시스템 장애에 따른 단순오류”라고 반박했다. 정 상무는 “전산오류로 중복기록된 것을 ‘조직의 지도자’가 확인도 하지 않고 외부에 알려 큰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52만 달러’를 둘러싼 집안싸움을 보면서 충격을 받은 것은 비단 당사자에 그치지 않는다. 조합주주들은 물론 일반한인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너무나 상식 밖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정 상무에 따르면 작년 10월에 이루어졌던 거래 44건이 이중으로 기록됐고 이달 5일에야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조합장부 잔액이 은행잔고보다 52만 달러나 적은 대형사고를 일정 기간 동안 몰랐다는 소리다.
일개 구멍가게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대형도매상에서 터졌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도대체 조합은 회계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50만 달러나 차이가 나도 모를 만큼 조합은 돈이 철철 넘치는가? 조합은 수표를 끊을 때 은행잔고도 체크하지 않는가? 어떻게 한두 건도 아닌 44건이나 이중기록됐는가? 조합컴퓨터는 얼마나 형편없기에 툭하면 바이러스가 침입하는가? 그런 바이러스 하나 막을 장치와 예산도 없는가? 운영이사들의 활동비 예산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의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사건이 왜 이사장의 리스연장 옵션행사로 시끄러운 지금에야 외부에 알려졌는가? 이사장과 실협집행부 간의 파워게임 때문인가? 그간 내부감사는 무엇을 했는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정 상무는 “조합에서 52만 달러가 사라진 일은 없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단순오류를 주장한다. 우리도 그렇게 믿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결백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조합은 지난 1년 동안만 해도 정력제 납품사건, 일부 조합원에 대한 외상거래 특혜설, 운영이사 선출시 ‘부정투표’ 논란 등 여러 의혹에 휩싸였지만 한 번도 속 시원히 진상을 밝힌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얼렁뚱땅 넘어가선 절대 안 된다. 조합의 공신력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조합의 디너지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평통, 이젠 새 모습 보일 때다
며칠 전 토론토총영사관이 발표한 14기 평통 동부협의회 위원 인선을 놓고 한인사회에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토론토에 배정된 60명 중 68%(41명)나 교체됐지만 ‘통일’과는 거리가 멀고 한인사회에 봉사경력도 없는 등 함량미달인 사람들이 적지 않게 포함됐다는 것이다. 추천과정이나 인선기준이 불투명할뿐더러 코드에 맞춘 낙하산인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에 토론토 지역 위원수가 13기에 비해 11명이나 증가한 것을 놓고 “재외국민 참정권시대를 앞두고 이명박정부가 캐나다지역 표밭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14기 평통이 출범도 하기 전부터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사실 평통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여론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특히 신임위원 명단이 발표되는 2년마다 빠짐없이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평통은 “한국의 평화통일정책을 자문하고 한인사회와 캐나다 주류사회에 한국의 통일정책을 홍보한다”는 본연의 업무에는 충실하지 않고 인선을 둘러싼 잡음 등으로 한인사회에 풍파를 일으키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평통은 이런 평가에 대해 냉정히 돌아보고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하는 일이 별로 없이 잡음만 무성한 단체를 그 누가 좋게 봐주겠는가.
평통은 한인사회 각계 인사들이 비교적 폭넓게 참여하는 거의 유일한 단체다. 위원 각자가 최소한의 의무만큼은 성실히 수행한다는 자세를 갖고 역량을 발휘한다면 평통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다. 때문에 한인사회의 비판과 질책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평통은 감투가 아니다. 평통위원은 조국의 평화통일을 돕는 봉사자다. 이번 평통위원들의 성적표는 2년 후의 활동상이 말해줄 것이다. 14기 위원들은 심기일전해 임기동안 이름에 걸맞은 평통 이미지 정립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