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에 근무 중인 정환석(한스·51)씨가 캐나다 ‘한인 1호’이자 소수민족 최초로 별을 달았다. 밴쿠버 김연아씨의 연방상원 입성에 이은 또 하나의 경사다. 특히 정씨는 일반한인들이 거의 눈길을 주지 않는 분야에서 남다른 노력과 성실 하나로 ‘스타’가 됨으로써 한인들의 자부심을 높여주었을 뿐 아니라 2세들에게는 용기와 꿈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깊다.
지난달 준장(Commodore)으로 승진하면서 의무감(Surgeon General)과 보건사령관 등 중책을 맡게 된 정 장군의 지난 삶을 돌아보면 한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11살 때 부모와 함께 이민한 정 준장은 우선 뚜렷한 삶의 목표가 있었다. 그는 토론토대 의대 졸업 후 인턴생활을 거쳐 보통 의대생들과는 달리 군인의 길을 택했다. 이민자 2세로 이 사회에서 입신하려면 국가에 뭔가 공헌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개업하거나 전문의가 되면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데도 불구하고 어찌 보면 위험하고 힘든 군인의 길을 택한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땅’보다는 ‘하늘’을 쳐다봤기에 ‘별’을 딸 수 있었다.
목표를 정한 그는 20년 넘게 한 우물만 깊게 열심히 팠다. 걸프전 당시 캐나다군 타격대 책임의무관으로 근무하면서 공로훈장을 3개나 받은 것은 정 장군이 어떤 자세로 업무에 임했던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는 바쁜 군생활 중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39살 때인 97년부터 BC주 에스퀴몰트기지에서 복무하면서 비행의학과 고급잠수의학 자격증을 취득, 내부평가에서 최우수장교로 선발되기도 했다. 4년 전에는 로열로즈대에서 지도자 석사학위를 마쳤다. 정씨가 소수민족 최초로 장성이 된 것은 이런 ‘준비된 장군’의 길을 성실하게 밟은 덕이다.
한인 2세들은 이번 ‘1호 장군’ 탄생을 계기로 세상과 인생을 좀 더 넓은 안목으로 봤으면 한다. 한마디로 캐나다에 대한 주인의식이다. 개인적인 출세나 부(富)보다는 사회에 대한 공헌이나 봉사에 무게를 둘 때 더 큰 길이 열릴 수 있다. 요즘 대학이나 기업도 이런 인재를 원한다.
김연아 상원의원은 작년 말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도 했다. 2세 여러분들은 나보다 더 잘할 수 있고,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내가 상원의원이 된 것이 차세대에 모델이 됐으면 한다.” 2세들이 정 장군이나 김 의원을 롤모델로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한인사회에 많은 ‘별’이 뜨는 날이 꼭 오리라 본다.
‘오픈스카이효과’ 날개 달려면
한국-캐나다 오픈스카이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반세기 가까운 한인이민사에 새 지평이 열린 것이다. 스탁웰 데이 연방통상장관은 지난 15일 밴쿠버한인회관에서 양국의 항공자유화협정이 정식발효됐다고 밝혔다. 양국 항공협상대표는 지난 6월3일 오타와에서 협정안 가서명식을 가졌으나 캐나다 측 사정으로 그간 공식발표가 지연됐었다.
오픈스카이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토론토-인천노선의 항공료는 작년에 비해 일부 내렸으며 매일운항체제로 들어가는 다음달 14일부터는 더 큰 폭으로 떨어진다. 여름철 성수기 좌석난이 다소 해소될 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덜게 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비행기도 이미 신기종으로 모두 교체했고 앞으로 경기가 호전돼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가 늘어나면 보다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오픈스카이 성사시켜 2등동포 신세 면하자’는 작년 한인회총연합회와 본보의 캠페인 구호가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오픈스카이캠페인 당시 유종수 박사가 엄태훈 교수(UBC 사우더경영대)의 연구자료를 인용, 오픈스카이가 실현될 경우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강연한 적이 있다. 예상효과는 ◆좌석 및 운항횟수 3배 증가 ◆항공료 최고 55% 인하 등이다. 이는 20066년 통계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전망치로 세계적으로 불황인 현 시점에 별로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항공사 간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등 오픈스카이가 본 궤도에 들어서면 항공료와 서비스 등에 있어 획기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
요즘 한인상권은 불황에 한국인 방문자와 신규 이민자 및 유학생 감소현상까지 겹쳐 고전 중이다. 작년 한 해 한국인 방문자는 19만7,800명으로 전년대비 7.5% 감소했다. 2007년 한국인 이민자는 5,864명으로 2006년보다 5.1% 줄었고, 같은 해 유학생은 1만3,922명으로 3.6% 감소했다. ‘트리플 감소’ 현상은 금년 들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인상권에 활기를 불어놓고 커뮤니티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픈스카이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당장은 효과를 보기가 힘들겠지만 경기가 호전되는 1~2년 후를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씨를 뿌려놓아야 한다. 한국에 오픈스카이를 홍보하기 위해 ‘캐나다방문의 해’ 같은 행사 개최문제를 추진해봄 직하다. 이런 문제는 오타와한국대사관이 캐나다관광당국과 접촉, 물꼬를 텄으면 한다.
15년 전 시작된 한-캐 무비자협정은 한인사회에 번영을 안겨줬다. 이제는 하늘길이 활짝 열림으로써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소중한 기회를 활용하는 데 중지를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