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잔인한 계절’이 서서히 끝나고 있다. 아직 경기회복을 거론하기에는 이르지만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진단한다.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부동산시장은 기존주택 거래실적이 3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지난달 실업자 수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3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올해 초 이후 처음 9천 선을 돌파하는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포드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개선 랠리'의 결과다.

캐나다경제에도 낭보가 전해졌다. 중앙은행은 이날 “국내경제가 올 3분기에 1.3%, 4분기에는 3%의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침체가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했다. 중앙은행은 2차대전 후 최악이라는 불황이 9개월 만에 종식된 것은 역사적으로 낮은 이자율 및 대대적 부양책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중은은 또 국내경제가 미국보다 최소 2배는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9월 금융위기가 터진 후 세계경제가 ‘초상집’ 분위기였던 점을 상기하면 최근의 경제상황은 엄청난 반전인 셈이다.

중환자가 퇴원한다고 곧바로 활동하는 게 아닌 것처럼 경제도 침체상태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곧 호시절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회복기간이 얼마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진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5년 이상 보는 학자들도 있다. 미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경제의 엔진인 미국경제가 회생의 움직임을 보인다는 사실이며 이는 곧 캐나다경제의 부활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한인경제는 두 가지 경제기류의 영향권에 있다. 캐나다경제와 한국경제다. 최근 한국에서 들려오는 경제소식 또한 고무적이다. 24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에 비해 크게 높아져 하강 사이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2.3% 성장한 것은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대부분의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였고 수출과 소비도 기록적인 증가세였다. 한국이 침체국면에서 벗어남에 따라 앞으로 원화환율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부터의 방문객 및 단기체류자 추이에 직결되는 요소가 바로 환율이기 때문에 이 또한 한인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가 있다. 희망의 징표가 곳곳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세계경제위기가 끝나면 탐욕의 시대를 대신할 새로운 경제질서가 들어설 것이다. 살아남은 자들 앞에 기회의 시대가 열린다. 그 시대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어려움에 좌절하지 말고 경제의지를 더욱 굳혀야 한다. 불경기로 고통받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다. 경기 탓만 하고 있으면 어떤 결과가 돌아올지 불을 보듯 훤하다. 이럴 때일수록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상품을 개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남보다 한 발짝 앞서가려는 지혜를 강구해야 한다.

‘반 년 휴업’ 한인회사태의 교훈

선관위원의 부회장 후보등록, 선관위의 ‘사전계획설’, 일부 선관위원의 ‘이방주씨 당선공고’, 일부 선관위원 제명처분, 4·16합의 이행각서 파기, 회장후보 등록금 5만 달러로 대폭인상, 이사회의 ‘회장추천위’ 구성, “회관진입 땐 경찰동원”....

지난 반 년간 온갖 비상식적 행태와 궤변으로 한인사회에 풍파를 일으켰던 ‘한인회 막장드라마’가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이 외면한 드라마를 ‘강제종영’시킨 것은 바로 한인회 주인들이었다. 한인들이 미리 나섰다면 ‘막장드라마’는 오래 전에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드라마 감독과 제작진’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아 6개월이나 돌고 돌다가 결국 제자리로 왔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늦었지만 파국을 면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 이번 한인회사태의 교훈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상식적이고 대화하는 자세로 임했다면 법정소송으로까지 비화했을까. 진작 개인욕심을 버렸다면 ‘5만 달러’ 같은 ‘깜짝쇼’가 벌어졌을까. 결국 한인회사태는 리더라는 사람들의 자질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정도에서 끝낸 것을 ‘결단’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난 반 년간 한인회를 무력화한데 대해 먼저 사과하고 자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했다. 반성하지 않는 사회에 실패는 되풀이된다.

앞으로 두 달 간 한인회를 이끌어갈 임시운영위원회가 24일 회장단 선거를 정식 공고했다. 공고에 따르면 24일부터 내달 15일까지 후보등록을 받고 9월5일 선거를 치른다. 한인회 무용론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시점이라 이번에도 회장후보 구인난을 겪을 공산이 크다. 때문에 진정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마음을 비우고 일할 사람을 내세우기 위해 한인 모두가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전직 한인회장 등 과거 한인회를 이끌었던 사람들과 일반 단체장들이 인재발굴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한다.

10만 한인의 대표단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한인들이 자랑스럽게까지는 생각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부끄러워하지 않을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출마해야 한다. 회장을 뽑고 난 후에 뒤에서 ‘딴소리’ 할 게 아니라 뽑기 전에 적격자를 물색하는 일이 더 급하다는 얘기다. 선거문제로 인한 ‘막장드라마’는 한 번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