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지역과 티베트에는 야크(yak)라는 명물이 있다. 소처럼 생긴 이 동물이 명물인 이유는 빠르게 흐르는 강을 헤엄쳐 건너고, 무거운 짐을 지고도 눈 쌓인 고산준령을 끄떡없이 넘기 때문이다. 보통 소들은 해발 4천m 이상 올라가면 산소 부족으로 힘을 못 쓴다. 하지만 ‘히말라야 심장’을 가졌다는 야크는 고지대일수록 에너지가 넘친다. 히말라야 등산팀의 짐을 운반하는 소가 바로 야크다. 야크는 풀을 뿌리째 뽑아먹는 양들과 달리 풀잎이나 이슬에 묻은 미생물을 먹는다. ‘자연보호주의자’다. 그래서 중앙아시아인들은 야크를 신성시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야크는 해발 4천m 이하 내려오면 숨을 잘 쉬지 못 해 죽는다는 사실이다. 체질상 해발 4천~6천m에서만 살 수 있다. 평지에 야크 비슷한 소가 살고 있지만 진짜 야크가 아닌 잡종이다.

사람이 유명해지면 야크처럼 체질이 변한다. ‘고산’에서만 살아야지 ‘평지’로 내려오면 호흡 장애를 일으킨다. 전에는 지하철을 타던 사람이 인기스타가 되면 지하철을 탈 수 없다. 백화점에 쇼핑가기도 쉽지 않다. 사람들이 쳐다보기도 하고 몰려들기 때문이다. 자가용이 싫더라도 타야하고 그것도 아무 차나 탈 수 없어 고급차를 사게 된다. 남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유명인이 되면 자기는 없어진다. 내가 내가 아니다. 시선의 포로가 된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아있다면 올해 74살이다. 요즘 나이로 그렇게 고령이 아니다. 하지만 로큰롤의 황제는 32년 전 42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약물과다복용으로. 무엇이 세기적인 수퍼스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 야크인생을 산 탓이라고 본다. 그는 팬들의 극성 때문에 외출할 수가 없어 백화점도 문 닫은 후에 갔다고 한다. 물론 백화점 측에서 특별배려해준 덕이다. 텍사스에서는 언론인터뷰 도중 여성팬들이 유리창을 깨고 몰려와 그의 옷을 찢어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봉변을 당했다. 거리에 다닐 수도 없었다. 친구를 사귀지 못 해 또래의 젊은이 여러 명을 보디가드로 채용해 같이 놀았다. 돈 주고 친구를 산 셈이다.

프리실라와 이혼하고 독신으로 지낼 때는 납치당할까봐 노이로제에 걸렸다. 특히 딸 리사 마리가 납치될까봐 늘 가슴을 조아렸다. 태권도를 배우게 된 것도 납치노이로제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고산’ 생활의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 수면제와 우울증 치료제를 과다복용하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마이클 잭슨도 장인이었던 엘비스 프레슬리에 버금가는 야크인생을 살았다. 수퍼스타가 되고, 엄청나게 재산을 모으고, 가는 곳마다 구름같이 팬들이 몰려들었으나 그럴수록 그는 더 높은 산으로 올라갔다. 그의 생활은 새장 속의 새였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연예인에게도 파파라치들이 벌떼처럼 몰려드는데 팝의 황제에게는 오죽했겠는가. 그는 너무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면서 유년기를 잃었고 소년시절도 잃었다. 네버랜드(‘피터 팬’에 나오는 가상의 섬)에서 동화 속 왕자처럼 살았던 것은 잃어버린 소년시절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어린 시절 혹독하게 가수훈련을 시킨 아버지를 닮아가는 게 싫어 얼굴에 손대기 시작했다가 성형중독에 따른 부작용으로 세상과 더 높은 담을 쌓게 됐다. 댄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한동안 하루 딸기 3개로 버티는 극단적인 체중감소로 몸도 망가졌다. 2번의 결혼생활에 실패하면서 우울증은 깊어졌다. 그의 첫 번째 부인 리사 프레슬리에 의하면 잭슨은 수년 전부터 장인처럼 최후를 맞을까 두려워했다고 한다. 잭슨은 말년에 간질치료 및 진정제로도 쓰이는 정맥마취제를 맞고서야 잠들 수 있을 만큼 극심한 불면증과 공포에 시달렸다.

마이클 잭슨이 수퍼스타가 되지 않았더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너무 일찍 유명해졌기 때문에 너무 일찍 불운하게 떠난 게 아닐까. 스타들이 행복해보이지만 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사는가를 보여준 것이 마이클 잭슨이다. 엘비스 프레슬리도 마찬가지다. 높은 산보다는 평지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