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온타리오한인실업인협회 회장선거 막이 올랐다.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의 장을 뽑는 선거로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지난 10일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후보 공개토론회에 참석한 회원은 30여 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두 후보측 선거관계자들을 빼면 자발적으로 참석한 일반회원은 몇 안 된다. 이것이 1,800여 유권자를 가진 온주실협의 현주소다. 

 회원들이 바쁜 것을 모르는 건 아니다. 인터넷 동영상과 신문 지상중계가 있기 때문에 굳이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1,800명 중 30명’은 너무했다는 느낌이다. 이번 토론회가 후보들을 직접 대면, 자질과 성품을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자리였던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토론회는 두 후보가 12개 지역을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합동유세와는 성격이 다르다. 협회가 발전하려면 회원들의 참여의식부터 개선돼야 한다.

 실협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은 협회나 협동조합이 가게운영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약을 보면 그동안 협회가 한 일이 별로 없다는 게 확실히 드러난다. 회원 서비스 확대 또는 향상, 실익사업 추진, 정부 및 유관단체와 긴밀한 협조 또는 유대관계 강화, 협동조합 쇄신 또는 경쟁력 강화, 독자상품 개발, 리베이트 창출같은 공약은 90년대 공약의 재탕이다. 20년 동안 변한 게 하나도 없다는 소리다. 두 후보 공약을 비교해 봐도 ‘그 밥에 그 나물’이다. 표현만 좀 다를 뿐 내용상으론 오십보백보다.
 선거공약이 늘 공약(空約)으로 끝나고 재탕, 삼탕되는 비극에서 벗어나려면 하나의 약속이라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지연이나 학연을 떠나 능력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능력이 있나 없나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후보의 이력서를 곰곰이 살펴보면 대충 그림이 나온다. 어느 단체에서 무슨 일을 했는가가 중요하다. 말로만 봉사하는 사람과 실제 행동으로 옮긴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 잿밥에나 관심을 가진 사람보다는 정직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과거 협회나 협동조합에서 생긴 문제들을 보면 상당수가 돈이나 이권과 관련돼 있다. 또한 두 후보의 슬로건처럼 회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변혁의 열매를 맺으려면 성품이 모나지 않아야 한다. 반대파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라야 한다. 구름 잡는 공약보다는 구체적이고 실천방법까지 제시하는 사람이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두 후보는 현재 홍보 중인 공약을 재점검, 보다 성의 있고 현실성 있는 청사진을 내놓길 바란다. 

 영어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실협의 최대현안인 편의점 주류 판매를 비롯해 불법담배문제나 공급업자와 협상 등의 업무를 수행하려면 영어가 필수적이다. 능통한 영어가 요구되는 일은 러닝메이트나 협회의 관리책임자에게 맡기고 회장은 ‘큰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협회에서 영어를 잘 모르고 대외적으로 할 수 있는 ‘큰 일’은 없다. 

 지금 실협과 협동조합은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불법 담배 문제에다 불경기까지 겹쳐 회원들과 조합의 주름살은 깊어만 간다. 이런 와중에 대형수퍼마켓체인은 가격할인전쟁을 벌이고 있다. 편의점은 틈새시장이기 때문에 그래도 살아남을 것이란 생각은 너무나 안일한 발상이다. 틈새시장도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뭔가 활로를 찾지 않으면 내일을 장담하지 못하는 절박한 때다. 하나의 공약이라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이유다. 그러자면 회원들부터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합동유세장에도 나가보고, 시간이 없다면 인터넷방송을 통해 누가 적격자인지를 파악하는 등 나름대로 선거공부를 해야 한다. 실협의 활로 찾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선관위는 회원들의 참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광역토론토 합동유세일정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본다. 총 12회 열리는 합동유세 중에 절반의 회원들이 사는 광역토론토에서 단 한번, 그것도 선거 바로 전날 개최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효과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 많은 회원들이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는데 선거 전날의 유세내용은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빨라도 투표 중이거나 대부분이 선거가 끝난 후에 받아보게 된다. 광역토론토 회원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처사다. 횟수도 늘리고 날짜도 앞당겨야 한다.

‘한인 자부심’ 평화통일마라톤

제5회 평화통일마라톤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05년 첫 테이프를 끊은 평화통일마라톤은 해를 거듭할수록 출전자가 늘어나는 등 토론토한인사회의 대표적인 가을행사로 자리 잡았다. 작년에는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500여명이 참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기원하고 온타리오주가 지정한 ‘한인의 날’을 자축했다. 평화통일마라톤은 대회취지도 취지지만 무엇보다도 함께 걷거나 달리면서 짧은 시간에 친목을 도모하고 대외적으로는 한인이미지를 높인다는 점에서 모두가 관심을 갖고 키워나가야 할 행사다.

비록 단축마라톤이지만 토론토에서 이런 대회를 여는 소수민족사회는 거의 없다. 자부심이 큰 만큼 대회를 더욱 알차고 모범적으로 치러 앞으로 타민족들도 많이 동참하게 해야 한다. 토론토의 여러 소수민족들이 서니브룩공원과 한인회관 일대에서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 된다면 그것보다 한인사회 홍보에 더 좋은 일은 없을 듯하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려면 많은 경비가 들고 다수의 일손이 필요하다. 경찰 인건비와 상품 마련 등 각종 비용은 참가비로 역부족이다. 보다 많은 단체와 지상사 및 자원봉사자들의 협조를 당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회 참가자들이다. 많이 참가할수록 풍성한 잔치가 되며 그만큼 한인사회도 건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