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로 이민하는 한국인은 급감하는 반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역(逆)이민자가 늘고 있다. 모국 외교통상부가 3일 공개한 ‘해외이주통계’에 따르면 작년 캐나다 이주자는 383명으로 2008년에 비해 53.2%나 줄었다. 6년 전인 2004년(5,858명)에 비하면 6.5%, 이민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9,295명)에 비하면 4.1%에 불과한 수준이다. 작년 통계수치에서 ‘0’이 하나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수직하락했다.
이에 반해 역이민자는 매년 상승곡선을 그린다. 2005년 이후 10% 이상 점진적으로 늘어나다가 2008년(820명)에는 전년(573명) 대비 43%나 뛰었다. 캐나다로 오는 사람은 별로 없고 이민봇짐을 싸는 사람이 계속 늘어난다면 앞으로 한인사회는 어떻게 될까. 출산기피로 인구감소현상으로 보이는 한국사회의 고민만큼이나 우리에게도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사회학자들은 흔히 이민추세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추방요소(pushing factor)와 유인요소( pulling factor)를 든다. 추방요소는 이민동기를 만들어내는 국내적 요소로 정치적인 문제와 경제적 환경 그리고 개인적인 상황 등이다. 유인요소는 이민대상국을 결정하게 만드는 요소로 역시 이민대상국의 정치·경제·사회적 환경과 가족연고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사회학자들의 기준을 적용해보면 모국인 이민 감소현상은 당연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경제가 캐나다·미국 등 이민목적지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이민을 나서게 만드는 추방요소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도 적지 않게 작용했지만 근년 들어서는 거의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
캐나다의 유인요소 또한 모국인들의 눈에 과거처럼 매력적이지 못하다. 우선 경제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개인비즈니스 환경도 갈수록 힘들어진다. 캐나다 학력과 경력을 갖춘 젊은 인력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경력이민제 도입 등 이민제도가 까다로워진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이렇듯 모국인 이민행렬이 크게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타민족 이민은 증가일로다. 광역토론토(GTA)의 소수민족 밀집거주지 숫자가 2001년 인구조사 때의 239곳에서 2006년 371곳으로 55% 증가할 만큼 타민족들은 광역토론토로 몰려온다. 이들의 인구가 늘어날수록 이곳 사회에서 경제 및 정치적인 힘도 커지는 반면 한인들의 힘은 오히려 줄어들게 마련이다. 더 큰 문제는 한인비즈니스의 ‘겨울’이 더 길어질 것이란 점이다. 커뮤니티에 새로운 얼굴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종교·문화 등 각종 사회활동이 위축되고 커뮤니티 고령화현상도 예상된다. 작년 7월 항공자유화협정이 발효되면서 한국-캐나다 하늘길은 활짝 열렸지만 이민악재로 오픈스카이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수도 있게 됐다.
모국인 이민행렬 감소는 한인사회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이익에도 반한다. 한국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해외이주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며 우리 사회도 합심해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우리 능력 밖의 일로 간주, 마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중차대한 문제다.
‘최선노력’ 해야 ‘최선지원’ 있다
한인사회는 짧은 이민역사에 비해 나름대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지만 특히 공직 진출문제를 보면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아직까지도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할 공직자 수가 태부족이다. 다민족사회에서 목소리 없는 커뮤니티가 정당한 몫을 찾기는 힘들다.
토론토시의원을 뽑는 선거에 한인 1.5세 그룹의 리더 중 한 사람인 조성용씨가 출사표를 던진 것은 이런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당선여부를 떠나 현지정치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을 제고시키고 2세들에게는 공직진출에 대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73년 이민한 후의 조씨 활동상황을 보면 오는 10월 실시될 선거에서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부동산전문가인 조씨는 토론토한인회 사업계획을 담당하고 온주실협의 담배정책항의 대정부시위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등 커뮤니티의 굵직한 행사에 참여해왔다. 또한 우리겨레공동체(GKN)·한인장학재단·캐나다학재단·한인자유당연합회 등 여러 단체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리더십을 보여줬다.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고 기여한 경력을 가진 그가 특히 한인밀집지역인 ‘24윌로데일’ 선거구에 출마하는 만큼 후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3년마다 실시되는 지자체선거에는 조성준 토론토시의원도 출마한다. 조 의원은 현 지역구인 ‘42스카보로-루즈리버’에서 7선 고지를 향해 최근 입후보 등록을 마쳤다. 두 명의 한인이 토론토 지자체선거에 동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 가을 커뮤니티에는 ‘정치마당’이 펼쳐질 가능성이 많다. 그런 만큼 출마자들도 코리언이라고 해서 무조건 후원해주고 밀어달라고 얘기할 게 아니라 우선은 자신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승리 가능성이나 선거자금도 없이 동족에만 의지해 출마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