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있다는 뜻이다.” “적게 보고 적게 듣고 필요한 말만 하면서 단순하고 간소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행복해지는 길이다.” “우리 주변에 누군가 가난한 것은 나눔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어려울수록 물질뿐 아니라 말 한 마디, 표정 하나라도 나눠야 한다.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번거롭고, 부질없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수고만 끼치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라.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도 말라.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달라.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며, 탑도 세우지 말라.”

22세 청년은 삭발하고 먹물 옷으로 갈아입은 후 "훨훨 날아갈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리고 56년 간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인으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스님은 생의 마지막 길을 떠나면서까지 무소유를 실천했다. “내 이름으로 된 책들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라.” 이 시대 사람들에게 삶의 참뜻을 깨닫게 했던 숱한 글들도 스님에겐 짐이었다.

법정스님은 평생을 무소유로 살았지만 한국인에게 그 누구보다 많은 유산을 남겨주고 떠났다. 명언을 남긴 게 아니라 행동을 남겼다. 자신이 말한 대로 몸소 실천에 옮겼다. 불교계에 큰 족적을 남긴 큰 어른이지만 그 흔한 주지 자리 하나 맡지 않았다. 종교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이유다.

스님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산골과 절에서 34년을 기거할 정도로 속세를 멀리했지만 대중의 곁을 떠나진 않았다. 매년 봄과 가을에 법회를 열었고 수십 권의 산문집을 냈다. 불교를 널리 전파한 진정한 불자이자 중생의 친구였다.

법정 스님은 불교의 틀에만 머무르지 않고 타 종교에도 손을 내밀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을 법회에 초대하는가 하면 명동성당에서 강연하는 등 타 종교인들과도 허물없이 지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는 불교도 기독교도 이슬람교도 아닌 바로 친절”이라고 말했다. 친절이야말로 자비의 형상이라는 것이다.

스님이 강조한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탐욕을 버리라는 가르침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소통하라는 웅변이다. 물욕으로 어지럽고 불통(不通)으로 찌든 한인커뮤니티가 스님의 가르침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 사회는 한결 자유로워질 것이다.

한식 ‘글로벌食’ 만들기


한국정부가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첫 사업으로 ‘한식 세계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총매출 10조 달러에 육박하는 세계식품산업은 21세기 단일산업으론 가장 규모가 크지만 연기가 나지 않는 녹색성장산업이기도 하다. 식문화에는 한 나라의 문화와 전통이 집약돼 있기 때문에 세계화에 성공하게 되면 국가의 품격과 브랜드가치까지 상승한다. 부존자원이 적은 한국이 새로운 건강식으로 주목을 받는 한식의 세계화에 나선 이유다.

한국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우리 사회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정부정책을 잘만 활용하면 불경기에 시달리는 한인요식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뿐 아니라 한인사회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한식 세계화정책을 보면 ◆외국영주권자에게 창업비 융자 ◆해외한식당협의체 구성 및 관련 포털사이트 구축 ◆주요 전략지역에 국가별 한식당 경영모델 개발 및 홍보책자 배포 ◆식당종사자 대상 경영 및 조리, 서비스교육 실시 등이다.

이들 중에는 한식 맞춤교육 같이 당장 한인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시되거나 가까운 시일 내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항목들도 있다. 이런 계획이나 정책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일은 1년 전 출범한 토론토한인요식업협회의 몫이다. 특히 요식업협회는 오는 6월 G-20 토론토 회의를 앞두고 열릴 예정인 ‘한식대축제’를 한인들은 물론 캐나다사회에 적극 홍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식이 널리 보급될수록 요식업계는 물론 한인비즈니스 전반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미에서 일식이 고급요리에 속하게 된 것은 일본정부의 주도로 민간과 기업이 삼위일체가 되어 추진한 ‘일식 세계화’ 노력 덕이다. 태국음식이 세계화에 성공한 것도 국가차원에서 요리학원을 세우고 해외에서 ‘요리대사’로 일할 수 있는 조리사들을 대거 양성한 덕이다. 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태국정부는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태국의 세계 주방화’ 계획을 수립, 의욕적으로 밀고나간 바 지금은 해외 곳곳에서 태국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식도 잘만 하면 중국·일본에 이어 글로벌음식으로 뜰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식은 건강·영양 식으로 이곳에 많이 알려진데다 한류영향으로 잠재고객을 많이 확보한 상태다.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한식당을 한인타운의 울타리에서 끌어내 현지사회에 올리는 문제를 업계종사자는 물론 일반한인들도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