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단체장이란 문제가 생겼을 땐 해법을 내놓고, 위기가 닥쳤을 땐 극복하라고 있는 존재다. 하지만 온주실협과 협동조합의 경우 어떻게 된 셈인지 리더들이 위기관리는커녕 자꾸만 위기를 스스로 만들어 단체를 벌컥 뒤집어놓는다. 한국일보가 다수 회원들은 물론 커뮤니티의 여론을 수렴해 ‘동반퇴진’을 제안한 이유다.
김철영 협동조합 이사장은 이에 대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현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해 회원들과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매우 크다”면서 “이사 12명 전원이 총사퇴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강철중 실협회장과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것을 통감하고 더 이상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주지말자는 뜻에서 동시에 사퇴하자는 것”이라며 강 회장의 용퇴를 촉구했다. 우리는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김 이사장 측의 총사퇴 결의를 높이 평가한다.
이제 공은 강 회장에게 넘어갔다. 강 회장도 반 년이나 지속된 내분에 책임감을 느낀다면 동반사퇴안을 받아들이는 게 순리다. 하지만 그는 “회원 선택으로 당선된 집행부를 제3자가 무슨 권한으로 사퇴하라고 제안하느냐”며 “이제는 조합 바로세우기에 전념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누가 뭐라 해도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것이다. ‘마이웨이’가 정도(正道)라면 박수를 쳐야 할 일이겠지만 ‘마이동풍의 길’을 계속 걷는 것이라면 보통문제가 아니다. 강 회장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를 다시 말한다.
1. 취임 후 6개월간 실협과 조합은 조용한 날이 거의 없었다.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회원들 간 대립과 반목도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강 회장은 후보시절 ‘희망 주는 실협’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지금 실협에 남은 것은 상처뿐이다. 이것만으로도 퇴진사유가 된다.
2. 강 회장은 “직선회장이 왜 사퇴하느냐”고 반문하지만 아무리 직선이라도 회원들이 등을 돌린다면 미련 없이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 며칠 전 본보기사에도 나왔듯이 “썩은 살은 통째 도려내야 한다”고 절망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바로 작년 선거때 강 회장을 밀어준 회원들이다. 아직도 자신을 지지하는 회원들이 많다고 생각하면 한 번 주변을 둘러보라. 지지회원들은 물론 측근들도 상당수 떠나지 않았는가. 지금은 눈엣가시가 된 김 이사장도 한때는 최측근이었다. 동지들조차 떠난 판인데 어떻게 조합을 바로세울 수 있겠나. 개혁 운운하기 전에 더 이상 개악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3. 광역토론토 13개 지구협회장들과 실협·조합 전임 회장단 및 이사장들도 강 회장의 운영스타일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두 단체의 실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이다. 이대로 놔두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성명을 발표하고 권고도 했지만 강 회장은 귀를 막았다. 실협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4. 그는 언론과의 대화 자리도 거부했다. 본보는 난마같이 얽히고설킨 현 사태 돌파구를 모색코자 공개토론회를 추진했지만 그는 “이런 식으로 가면 계속 문제만 발생한다”며 반대했다. 언론에서 자신의 입장을 떳떳하게 밝힐 자리를 마련해줬는데도 이를 ‘문제발생’의 시각으로 본다는 것은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언론과의 대화도 거부하는 마당에 회원과의 대화는 이뤄질까. 모든 대화채널을 막고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건가.
5. 현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실협과 조합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널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어려운 비즈니스환경에서 조합이 ‘두 집 살림’을 한다면 불이익을 당하는 게 한둘이 아니다. 인사 및 조합담보 문제는 물론, 은행관계와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쌍방 고소사태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공금만만 날리고 결국 손을 털게 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직선회장 중도하차의 문제가 아니라 실협과 조합의 명운이 걸린 문제다. 사태가 계속 악화, 조합이 심각한 운영난에 빠지게 된다면 피해자는 조합원들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강 회장의 현명한 판단을 거듭 촉구한다.
‘경제의 봄’ 활기 불러들일 때
‘해고 쓰나미 몰려온다, 캐나다기업들도 감원도미노’ ‘자고나면 사라지는 일자리, 실업률 6년 만에 최고’ ‘작년 4분기 성장률 -3.4%, 17년 만에 최대 하락’ ‘지난 12월 캐나다무역수지 33년 만에 적자 충격’ ‘지난 12월 제조업매출 5개월째 급감’....
약 1년 전 본 한국일보에 보도된 경제기사 제목들이다. 금융위기 악몽에 한인들은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 ‘잔인한 봄’이 끝나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렇게도 기다리던 경제의 봄이 왔다. 동토를 뚫고 여린 새싹들만 솟아나는 게 아니라 경제의 새싹도 힘차게 솟아난다. 지난 1월 국내경제는 제조·광산·건축업계의 활발한 성장에 힘입어 0.6%나 신장됐다. 2006년 12월 이후 가장 빠른 성장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캐나다의 올 1분기 성장률을 6.2%로 예상했다. 미국(2.4%)의 2.5배, G7 평균(1.9%)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토론토경제도 기대이상 호조다. 제조업계 회복세와 뜨거운 부동산시장 덕에 올 성장률이 3.7%로 뛸 것으로 경제 두뇌탱크인 ‘컨퍼런스보드’는 전망했다. 작년 토론토가 2.8%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물론 경제가 나아졌다고 한인경제도 덩달아 좋아지는 게 아니다. 하지만 경제의 봄기운이 완연한 만큼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살리기에 가일층 힘을 쏟는다면 보다 나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금융위기로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털고 봄의 활기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