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값진 경험은 끼리끼리의 나눔 시간이었다. 죽음의 문턱에까지 들어갔다 나온 흔적을 저마다 지니고 사는 이 분들! 온전한 신체적인 조건을 지니지 못한 분들끼리 마음을 터놓고 나누는 그분들만의 이야기는 서로에게 빛을 비추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야기 나눔 자리가 울음바다가 된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평생 간병사 역할을 담당하며 살고 있는 아내 또는 남편 또는 어머니들끼리만 서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고통의 늪에서 함께 허우적거리며 얼핏 형벌이라 여겨질 만큼 어려운 역경을 은총으로 승화시키며 공생공존하는 이야기 나눔 시간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고 나만 겪는 고통이 아니라는 동질감을 경험케 하기도 했다.”

 그 모임은 어떤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길래 서로에게 빛을 비춰주고 역경을 은총으로 승화시킬까. 죽음의 흔적까지 나눌 수 있는 귀한 모임이라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참석을 권유, 모임을 더욱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그 모임은 바로 장애인가족캠프다. 윗글은 작년 캠프를 치른 후 행사 진행책임자인 민혜기씨가 본보에 기고한 ‘감사문’ 내용 중 일부다.
 
제3회 장애인가족캠프가 오는 7월6~8일 심코호수변에 있는 잭슨포인트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다. 이 캠프는 여느 비장애인 캠프처럼 친목이 목적이지만 친목의 성격이 다르다. 삶이 어려울수록 서로 어울려 지내며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절실한 법인데 장애인들에게 그런 기회는 좀처럼 없다. 물론 정부나 자선단체에서 운영하는 기관들이 마련하는 모임들도 있지만 숫자가 한정돼 있고 특히 영어에 능통치 못한 한인들이 참석하기엔 여간 힘든 자리가 아니다. 

 하지만 성인장애인공동체와 밀알선교단이 주관하는 여름캠프는 언어가 통하고 문화가 같은 청소년 발달장애인들과 성인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친목 도모는 물론 내적치유까지 겸할 수 있다. 온타리오의 한인장애인들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처럼 소중히 생각하며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캐나다는 ‘장애인천국’으로 불릴 만큼 공공시설은 비교적 잘 돼 있는 편이다. 장애종류에 따라 여러 기관들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장애인들은 연금에 의존해 살아야 한다. 이들에게 여름캠프는 ‘꿈의 모임’이지만 캠프비용을 개인이 직접 부담하면서 참석하기엔 무리다. 캠프 주최 측이 매년 경비마련 모금운동을 벌이는 이유다. 

 장애인은 사회에서 가장 약자이자 소수계층이다. 그들을 가장 먼저 배려하는 것은 사회 일원으로 도리이자 의무다. 금년에도 캠프가 성공적으로 치러져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재활의지를 다지도록 관심과 지원을 보냈으면 한다.   
 

전쟁 무서워하는 쪽은 오히려 북한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담화’ 이후 북한은 툭하면 ‘전면전’ 운운하고 있고 외신들도 잇달아 위기설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반도가 20여년 만에 가장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소규모 국지전이 발발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정권이 ‘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한국을 협박한 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번은 상황이 종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두 차례 지하핵실험을 했을 때도 큰 동요가 없었던 개성공단 분위기가 최근 급변했다”는 어느 공단 입주관계자의 말처럼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간다. 특히 북한은 “확성기가 설치되는 족족 조준격파사격으로 없애버리겠다”는 등의 공갈로 도발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이 내놓은 대북제재 중 북한이 확성기에 대해 유독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날조된 ‘김정일신화’가 소재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정부의 이번 ‘자위권 발동’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단호하고 결연한 자세를 북한에 보여준 것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대통령의 강경발언으로 한반도 긴장이 오히려 고조됐다고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사태를 오도하는 잘못된 생각이다. 먼저 긴장을 조성한 측은 북한이다. 그들의 사악한 범죄에는 눈을 감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은 저의를 의심케 한다.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지 않는다면 나라 전체가 전쟁의 볼모로 전락하게 되는 법이다. ‘자위권 발동’은 최소한의 응징이다.  

 고국 하늘을 바라보는 이곳 한인들의 심정은 모국인 만큼이나 착잡하고 염려가 깊다. 만에 하나 전쟁이라도 터지면 어쩌나하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을 무서워하는 쪽은 오히려 북한이다. 한미 양국과의 전쟁은 북한정권의 종말을 뜻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에 무력대응의 명분을 제공해줄 만큼 바보가 아니다. 북한은 전쟁을 일으킬 능력도 없고 최대 우방국인 중국도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북한이 지금 호전적으로 나오는 것은 상투적인 선전선동에 불과하다. 한국민이 차분하게 기다리면 백기를 들고 나오게 마련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내부분열이다. 북한문제가 나오면 한국사회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소모적 감정대립에 휩싸이는 등 분열의 골이 깊다. 이는 북한이 노리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의 계략에 말려들지 말고 차분하게 사태를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