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경제의 대들보라 할 수 있는 온주실협 협동조합(도매상)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실협 집행부와 조합이사회 간의 반목과 대립이 반년 이상 지속되면서 실협회원들과 조합원들의 관심은 주로 힘겨루기의 결말에 쏠려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37년 실협역사를 되돌아보면 1년 이상 지속된 내전은 없었다. 내전은 언젠가 종식되게 마련이며 또 그래야 한다.
집안싸움의 최후 승자가 누구인가보다 정작 회원들이 더 큰 관심을 쏟아야 할 곳은 협동조합의 장래다. 만약 조합이 망한다면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본보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조합 경영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몇 달 내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주장도 펴고 있다.
두 단체의 내전이 본격화된 금년 초부터 조합의 운영상태가 베일에 가려져 있어 조합이 속으로 얼마나 멍이 들었는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앞으로 조합매출이 줄었으면 줄었지 호전될 기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통합판매세(HST)가 시행되면 조합매상은 10~15% 정도 떨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금까지 한인상인들이 조합을 이용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8%의 주정부 소매판매세(PST)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물건을 살 때마다 8%를 더 내야 하기 때문에 굳이 조합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월마트 등 다른 대형소매업체에서 물건을 사는 게 오히려 유리한 경우가 더 많아진다. 앞으로 조합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이런 상황이 올 것에 대비해 올 초부터 실협 일각에서 구조조정 얘기가 나왔지만 집안싸움 때문에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치고, ‘통합판매세 먹구름’은 다가오고, 내전은 좀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벼랑끝 위기상황에서 조합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만약 조합이 잘못된다면 실협도 결코 무사하지 않을 것이다. 실협은 조합의 은행대출에 210만 달러의 보증을 섰다. 실협과 조합은 공동운명체다. 그런데도 ‘동반 몰락’의 길로 치닫고 있다.
망한다는 게 별 게 아니다. 망조가 잦아지면 망하게 마련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조합을 살려야한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하루빨리 ‘두 집 살림’을 청산하는 것이다. 이달 내에라도 통합 주주총회를 열어 현재의 ‘두 명 이사장체제’를 청산, 새 출
발해야 한다.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개인 친소관계나 인맥을 떠나 직접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간 임시주총 소집 움직임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성사된 적은 없었다. 김빼기 작전으로 기득권을 내놓지 않으려는 이기주의 발상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예로 지난 3월31일 강철중 실협회장 측과 김철영 조합이사장 측이 같은 날 동시 소집한 임시주총을 들 수 있다. 강 회장 측은 김이사장이 헐튼지구협회장 시절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사장자격을 취소하는 등의 결의를 했지만 김 이사장 측은 “저쪽 임총이 불법”이라고 반박, 아직까지 대치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난마처럼 꼬이고 꼬인 현 사태를 푸는 길은 ‘따로총회’가 아닌 ‘통합총회’뿐이다. 양측은 더 이상 ‘내 살림 챙기기’에 연연하지 말고 통합주총을 개최, 조합원 의사에 따라야 한다. 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 위기의 조합에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한마음으로 한국축구 응원을
8년 전의 열광과 환희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월드컵 본선 첫 승리, 16강, 8강, 그리고 4강. 잇단 승전보에 캐나다한인사회도 열광 속에 빠져들었다. 모두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그리고 4년 후 ‘대~한민국’은 다시 붉은 물결로 파동을 쳤다. 토고에 통쾌한 대역전, 98년 챔피언 프랑스에 승리만큼 짜릿한 무승부. 비록 16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불굴의 투혼을 세계에 알린 성공한 드라마였다.
‘꿈의 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2010남아공월드컵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곳 한인들의 맥박도 빨라지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한 공동응원이 곳곳에서 펼쳐지는 등 앞으로 우리 커뮤니티에는 붉은 물결이 넘실댈 것으로 보인다. 한인끼리 모처럼 일체감을 형성하고 특히 2세들에게 확고한 정체성을 심어주는 좋은 기회인만큼 승패를 초월해 한국팀에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자. 월드컵에서의 승리는 소중하고 값지지만 설사 패한다 해도 낙담은 금물이다. 한국 국력이 약했을 때는 몰라도 국력이 강해진 지금은 승부에 보다 여유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단체응원이나 길거리응원을 할 때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차량이나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질서 있게 행동해야 하며, 한국의 경쟁팀인 그리스 등 토론토의 다른 소수민족사회의 응원열기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월드컵은 국가대항전이지만 동시에 민족끼리 친구가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국팀이 이번에도 선전, 국위를 선양하고 한인들의 자부심을 드높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