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은 얼마나
자, 이제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을 알아볼 차례다.
"대체 재산은 얼마나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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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사장은 캐나다에서 35년을 살았지만 결국 된장과 쌀밥만을 고집하는 전형적인 한국남자라는 걸 절감한다고 했다. |
웃었다. 모른다고 했다. 왜 모르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 한인사회에 이런 분이 있다는 것도 자랑인데 꼭 감출 필요가 있느냐... 별별 협박과 감언이설(甘言利說)을 늘어놓았는데도 대답은 한결같았다.
"정말 모릅니다. 계산해 본 적도 없고...."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부인은 알 수도 있을 것이라 귀띔했다. 그렇다고 부인에게 전화 걸어 재산이 얼마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결국 김 사장이 툭툭 던진 말의 실마리를 종합해 필자가 추산해 보기로 했다.
현재 프랜스 레스토랑은 6개. 한 곳을 여는데 보통 150만 달러가 든다. 어림잡아 1천만 달러. 물론 여기에 은행부채가 포함됐지만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합하면 적어도 2천만 달러는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 다음 토론토 등지에 있는 크고 작은 빌딩, 부동산, 또 캘거리에 남아 있는 토지... 캘거리에선 시인 이유식씨가 부동산 거부로 알려져 있다. 김 사장도 이유식씨를 잘 안다고 했다. 이유식씨 땅은 숲 수백만 에이커로 소문나 있다.
아무튼 김 사장은 그곳 알짜 주택지에 40에이커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가치를 물어봤으나 김 사장은 몰랐다. 은행자료·신문기사 등 자료를 검색해보니 에이커당 300만 달러 안팎이라는 것. 구체적인 숫자를 이끌어내기는 불가능하지만 얼핏 봐도 1억 달러는 넘는 셈이다.
이같은 계산을 대충 해놓고 있는데 며칠 전 아침 일찍 김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기사에 돈 얘기는 절대 쓰지 말아주세요. 잘 알지도 못하고 정확하지도 않으니."
김 사장은 스스로 돈 얘기를 해주지 않았음에도 혹시 필자가 짐작으로 '사고 칠까봐' 적잖이 신경 쓰이는 눈치였다. 특히 김 사장은 부인 박미숙씨가 남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니 사생활 재산 등등은 쓰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가족사진을 부탁했는데 부인이 "남들 다보는 신문에 무슨 가족사진이냐"며 펄쩍 뛰더라고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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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사장은 이제 남은 건 미국 등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일이라 한다. 영/프론트점 앞에서 김사장(오른쪽)과 필자. |
김 사장은 요리사?
30년 전 식당을 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 반응이 떠올랐다.
"물 한 잔도 제 손으로 떠 마시지 못하는 주제에 식당을 하겠다고?"
놀라운 사실 하나. 김 사장은 주방에서 직접 요리해본 적이 없다 한다. 할 줄도 모른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레스토랑 전문가가 되었다. 메뉴를 직접 개발하고 레서피까지 챙겨 주방에 넘긴다. 가능한 일일까?
"건축설계사가 직접 철근공사까지 해야 하나요? 고객이 무슨 음식을 원하는지 어떤 맛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공부하고 개발해야 합니다. 그건 주방 안에서만 머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메뉴 개발은 아주 중요하다. 하나 개발하는 데 1년 이상씩 걸린다. 치밀한 시장조사와 폭넓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설명을 듣고 보니 수긍이 갔다.
놀라운 사실 둘. 그는 30년간 이른바 서양식 레스토랑을 주사업으로 해왔다. 그러나 본인은 정작 된장과 쌀밥이 없으면 식사를 할 수 없다. 부인 박씨가 결혼 후 30년간 꼬박꼬박 김 사장의 식사를 챙겨줬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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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랜스 영/프론트점 전경. 앞 유리창을 걷어낼 수 있는 오픈컨셉 레스토랑이다. |
서양식 레스토랑만 해왔지만 딱 한 번 한식당 쪽으로 외도한 적이 있다. 직접 운영한 것은 아니고 이름만 빌려줬기 때문에 이력서에 한 줄 써넣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 김 사장은 한인사회에 참여해본 적도 없고 한인들과 친분관계도 별로 없다.
캘거리에 정착한 이후 한인사회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 자체가 그랬을 뿐. 어쩌다 한인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와 동업을 권하거나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가끔 있었다. 도와준 적이 있었어도 한 번도 손을 잡은 적은 없었다.
김 사장은 요즘 생각한다.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면 함께할 수도 있다. 큰아들은 언제 배웠는지 인터넷에서 한국어 교재를 꺼내다 공부를 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고마울 뿐이다. 가능하면 한국여성과 결혼했으면 하는 속마음도 있다.
김 사장은 된장과 밥만을 고집하는 전형적인 한국남자라는 걸 요즘 다시 절감한다.
(조영권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