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생각하는0도 零度( 0’C) 의 개념과 물리학에서 말하는 영도는 큰 차이가있다.
일반인은 0도를 기준으로 더운 열이 끝나고 차가운 냉기가 시작된다고 믿으나 물리학은 원자 안에 있는 전자나 소립자들이 원자핵을 회전하고 있는한 아주 미세하지만 열에너지를 보유하므로 진정한 영도는 원자가 없는 태양계 밖 우주공간에서만 존재한다고 본다. 이를 절대온도(Absolute zero degree)라 하는데 섭씨로 영하 273도를 말한다. 이러한 개념으로 멀리 떨어진 토성를 보면 평균기온이 영하 181도라고 하지만 물리학상으로 보면 아직은 열이 충분히 존재한다.

지난 1943년 토성에서 가장 큰 달(토성의 위성) 타이탄이 지구같은 대기권을 가졌음이 발견됐다. 지구의 달보다 2배나 큰 위성이 지구와 같은 대기권을 가졌다는 사실은 신비스럽기짝이 없었다. 그러나 학자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 것은 지구에서 가장 추운 남극의 최저기온 영화 60도보다 3배나 더 추운 동토에서는 지난 45억년 동안 물질이 어떠한 형태를 이루고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불행히도 타이탄의 대기는 지구보다 3배이상 짙어 천체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980년 미국의 보이저 위성이 근처 상공을 지나가면서 찍은 사진을 정밀분석하다가 대기권에 구름이 떠다니는 것이 발견되었다. 대기는 거의 질소였고 산소는 없었다. 지표면은 사진에 나오지 않았지만 학계의 흥분을 자아내기엔 충분했다. 과연 어떤 생명체가 있을까. 구름이 있다는 사실은 지표면에서 어떤 물질이 증발되어 구름속 밀도가 높아지면 액체가 되어 지구의 비와 같이 지상으로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물질이 물(水 )은 아니다. 왜냐하면 물이 있다해도 영하 180도로 수십 억 년 얼어있었다면 이것은 지구의 대리석보다도 단단하기 때문에 절대 증발할 수가 없다. 이러한 호기심 때문에 90년초에 지구대기권 밖으로 쏘아올린 허불망원경의 첫 임무중 하나가 바로 타이탄위성을 집중 탐사하는 것이었다. 허블의 적외선 망원경은 1994년 타이탄 대기권이 엷어진 틈 사이로 지표면을 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커다란 호수가 발견됐다. 그때까지 수집된 자료를 중심으로 어떻게 구름과 호수가 존재하는지 연구한 결과 그 이유는 결국 메탄가스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결론이 내렸다.
즉 45억년전 위성이 형성될 당시 엄청난 화산작용이 있었으며 그때 대량의 메탄가스가 분출되어 지구의 물처럼 증발되지않고 지표면에 남아있었다. 그러면 어떤 이유로 메탄이 구름도 되고 호수도 되는가? 이것이 바로 저온이 만드는 현상이다. 즉 메탄의 0점은 영하182도로 물의 0도와 같다. 영하182도를 기준으로 온도가 낮아지면 얼음처럼 고체가 되고 기온이 올라 영하 170도가 되면 액체로 변하며 기온이 더 올라 영하 160도가 되면 수증기처럼 증발해서 하늘에 구름을 형성한다. 이것이 메탄구름이다. 이 속에서 메탄이응고되면 메탄비를 뿌린다.
이러한 메탄의 연속적인 순환으로 대지가 퇴화되어 골짜기를 만들고 메탄강과 메탄호수를 이루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단순한 추론으로는 만족할 수가없어 1997년 토성를 향해 카시니Cassini란 대형 우주선를 띄웠다. 우주선은 7년 후인 2004년 토성에 도착하여 낙하산을 달은 작은 탐사선을 서서히 타이탄 표면에 연착륙시키는데 성공했다.
탐사선은 착륙하면서 300여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마지막 순간 착륙하여 찍은 지표면은 마치 지구의 어느 해변가를 연상시키는 둥근 자갈밭이었다. 자갈 중에는 지난 45억년간 한번도 녹아본 적이 없이 쑥돌처럼 단단한 얼음자갈도 여기저기 보였다. 가장 문제가 된 사진은 타이탄 상공 8km 에서 찍은 것이었다. 커다란 산맥이 바다와 접해있고 해변도 있어 지구의 산하와 똑같았다. 그런데 더 가까운 500미터 상공에서 찍은 바다는 생기가 없고 해변 역시 바닷물이 출렁이거나 해변으로 밀려오고 나가고 하지 않았다.
이유는 메탄액체 농도가 매우 높고 추워서 아스팔트같은 형태로 바다를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즉, 흑색의 죽은 바다를 연상시켰다. 지구의 푸른 바다와는 전혀 비교가 안 되는 끔찍한 모습이었다. 산도 역시 황폐했다. 그러면 가장 관심꺼리인 생명체가 그런 곳에도 존재할까? 불가능하다. 단지 이런 사진들은 그동안 인간이 기대했던 수많은 추측을 잠재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