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중동과 동남아시아, 인도 사람인들 중 상당수가  손가락으로 식사를 한다. 이것은  ‘비위생적 식문화’라는 비난을 받기도하지만  그들은 좀처럼 습관을 바꾸려하지 않는다. 그들의 이유는 오래동안 사용하던 습성이어서 버릴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한결같이 “손으로 집어먹는 음식은 맛이 더 좋고 소화가 잘되기 때문”이란다. 언듯  듣기에 변명같지만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음식의 맛은 입 안에 넣어봐야 알지만 혀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매운 맛을 구분해 느낄 뿐이다. 혀가 느끼는 단맛, 짠맛 등이 맛의 전부는 아니다. 실제 맛에 대한 감각은 입에 넣기 전 시각, 후각과 촉각에 의해서 이미 결정된다. 실제로 콜라cola인 줄 알고 한 모금 마셨으나 콜라가 아니라 냉커피 였다면 기대에 어긋난 맛에 순간적으로 전신에 전율을 느낀다. 음식이 입 속에 들어간 후에나 맛을 알 수 있다면 이러한  거부반응은 나타나지 말아야 한다. 이는 드링크가 입 속으로  들어가기 전  어떠한 맛일 것이란 사전 정보가 두뇌에 전달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그러면 사전에 맛이 결정된다면 이것은 냄새를 맡는 후각과 눈으로 보는 시각에 의해야지  손으로 만지는 촉각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고  반문하겠지만 알고보면 촉각은 맛과 깊은 관계가 있다.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인류가 문화생활을  시작하면서 음식을 먹을  때 수저 또는 포크 같은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 기간은  2천 년 정도밖에 안된다. 인류역사상 99.9%라는 세월은 수저대신 손가락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도 접촉으로 사물을 인지하는 촉각중  피부의 말초신경계는 손가락과 입술에 가장 많이 밀집해 있다.

 다시 말하면 인류는  손가락으로 음식의 질감과 맛을 인지하여 두뇌에 전달했고 두뇌는 이에 따라 상응하는 소화기능을 사전에 취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워 지금도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는 이야기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사실이 그렇다해도 개선된 식사문화를 바꿔 다시 손가락을 사용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수저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손가락 촉각에 의한 맛보기 기능이 이미 퇴화되어 두뇌와 연결이 안되기 때문이다.  일종의 진화현상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수저문화에 젖은 사람들은 먹기 전에는 음식의 맛을 거의 시각과 후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입 속에 넣지 않은 음식맛을 음미하는 감각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이것은 소화기능에 관계되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는  이러한 조건반사를 의식 못하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맛있는 음식의 냄새를 맡으면 침샘에서 침이 분출되는데 이때의 침은 98%가 순수한 물이고  2%는 병균과 박테리아를 죽이는 화학성분들이다. 다시말해  후각에 의해 반응하는 침샘은 소화를 위한 첫  발동,  첫 단계이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기능이다. 이러한 소화기능은 입에서 항문까지 8미터나 되는 거리에서 단계별로 빈틈없이 진행된다.  즉,  침샘처럼 음식이 몸안으로 들어오기전부터 준비가 이루어진다. 실제로 감기에 걸려 냄새를 못 맡는 사람은 입맛이 없는 것은 물론 배탈과 설사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들로 보아 후각 기능은 우리의 상식을 훨씬 넘어선다.  부동산 중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실내에서 풍기는 냄새는 구매자에게  주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대부분의 구매자는 일시적으로 뿌린 향수보다는 빵을 굽는 구수한 냄새 나 커피향의 냄새에 더 호감을 느낀다. 
 
 이것은 후각으로 인해  구매자의 숨은 의식이 일깨워지는 경우라고 설명된다. 후각을 이용하는 인간의 감각은 다른  젖먹이동물에 비해  많이 상실됐다.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젖먹이동물은 침입자가 나타나면 공포를 느껴 소름이 끼치는데 이는 아드레날린이란 호르몬이 몸 속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다. 침입자를 처음 본 동물은  놀라 소름이 끼치게되며  이를  보지못한 동물들은 아드레날린 냄새를 맞고 즉각 경각심을 갖는다. 

 하지만 인간은  이같은 후각기능을 많이 상실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후각은 우리의 소화기능뿐 아니라 정서면에서  또는 기억을 일깨우는 일에 깊이 관계한다. 그것은 우리의 정신세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