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는 자연섭리가 내려 준 2가지 기본의무를 가졌다. 하나는 자신의 생명 유지, 다른 하나는 종족보존이다. 생명체가 두 의무를 수행할 때 그것이 지닌 유전자(DNA)가 보호되고 대代가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 38억 년동안 생명체들은 수많은 역경을 겪으면서 유전자를 지켰기 때문에 유전자가 진화하여 오늘날 인간을 포함한 고등동물이 탄생 할 수 있었다고 생물학자들은 믿는다.
이것의 의미는 생명체의 실제 주인은 유전자이며 생명체는 단지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사랑이란 충동을 느껴 배우자를 만나 차세대 유전자를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차세대 유전자는 자기를 보호해 줄 새로운 생명체의 청사진을 갖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유전자는 생명체가 생존을 위한 모든 정보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신체로부터 생각할 수 있는 두뇌까지 유전자 속에 수많은 정보가 이미 저장되어 있으며 이 정보들은 논리적이고 오차가 없다. 만약 유전자에 오차가 있으면 신체장애자로 태어나거나 조기 사망한다.
이에 반하여 종족보존을 위한 정보는 유전자 안에 거의 없다. 생명체는 어느 정도 성장하면 차세대 유전자를 배출해야하는 충동을 받는다. 이때 나타나는 감정을 인간은 애정 또는 사랑이란 개념으로 인식한다. 이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논리성이 부족하다. 이성적理性的이 아니란 뜻이다.
과학은 논리성이 결여된 사랑을 어떻게 보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미국 럿저스 ( Rutgers) 대학교의 생체고고학(Biological Anthropologist) 교수 헬렌 피셔스(Helen Fishers)가 오랜연구 끝에 발표한 ‘우리'는 왜? 사랑에 빠지나’란 책속에 잘 설명됐다. 피셔스교수는 수많은 남녀를 대상으로 사랑의 충동 동기부터 진행과정을 두뇌영상 분석(MRI scan)으로 연구했다. 사랑에 빠졌을 때의 두뇌영상은 마치 정신질환이 진행되는 뇌질환 환자의 반응과 매우 비슷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잘 몰랐던 사실은 사랑의 대상자를 두뇌가 선정하는것이 아니라 잠재의식이 선택한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애정의 충동 자체가 잠재의식의 돌출에 의한 것이지 두뇌에 의한 이성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깊은 애정에 빠진 남녀일수록 자기자신의 기만이 더 깊다는 이야기다. ‘제 눈에 안경’이란 말처럼 외모나 처한 환경에 무관, 때가 되면 다 짝지워 진다는 말이다.
사랑은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 이루어 지는가.
피셔교수는 사랑을 3단계로 나누어 분석했는데 첫단계 사랑의 시동은 잠재의식속에 있던 이상적인 상대가 나타나 눈길이 가기 시작하면서 태동된다. 순간적인 선택은 전적으로 잠재의식에 의해 이루워진다. 이어서 눈길이 잇달아 이어지고 맥박이 빨라진다.
자기 기만의 시작단계다.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있는듯 하면 그것에 도취되어 무슨 일을 하든 머리속은 상대방의 모습으로 꽉 채워진다. 이 단계에서 음탕(Lust)한 생각이 드는데 이것 또한 잠재의식에 의해 성호르몬 이 정신과 신체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매력(Attraction)의 단계.
상대방을 영원한 동반자로 마음먹고 결합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이 단계에서는 잠재의식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이다. 잠을 설치기도하고 식욕을 잃기도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공상으로 시간을 많이 보낸다. 이 때 흐르는 호르몬은 마약에 취했을 때 생성되는 도프민(Dopamine)과 흥분으로 심장이 뛰는 아드레날린(adrenaline ) 호르몬 뿐만 아니라 행복을 느끼게하는 세르토닌(Serotonin) 이 필요 이상으로 생성된다.
감성에 의해 결합되는 이 시기는 생애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도 한다.
마지막 단계는 결합(Attachment).
두 남녀는 서로가 가장 이상적인 배필을 만났다고 믿는다. 이시점을 계기로 잠재의식은 더이상 관여하지 않는다. 그후 사랑이란 최면에서 깨기 시작하는 데 이 때는 이미 차세대을 이어갈 유전자 결합이 끝난 상태이다. 이렇게 하여 첫 아이가 태어 날 때 쯤이면 사랑의 환상은 썰물처럼 머리속에서 사라진다. 대신 여자에게는 옥씨토신(Oxytoxin)이란 호르몬이 생성되어 젖이 나오고 모성애가 싹튼다.
한편 남자는 바소프레신(Vasopressin)이라는 호르몬이 생기는데 이것은 성욕을 강화하고 처자식을 보호해야 된다는 의무감을 생기게한다. 종족보존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