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M&A(Mergers & Acquisitions)라고 불리는 기업인수합병은 여러 가지 이유와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고 오늘은 기업인수합병의 실행방법 중 하나인 MBO(Management Buyout: 내부경영자 인수방식)에 관해 알아본다.
타기업이나 사업체를 인수할 때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목표기업의 사업가치를 과연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가에 있다. 사업을 매도하는 측은 당연히 그 사업에 대해 아주 자세히 알고 있지만 매수하는 측은 그 점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인수하기 전에 반드시 실사(Due Diligence)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금절감 목적으로 매도자가 대외용 재무제표를 왜곡하는 경우가 많고 또 사업 특성을 파악해야만 재무제표를 이해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주변에서 사업체를 인수한 후 6개월쯤 지나 업계의 관습과 경쟁구도를 이해하지 못해 부풀려진 재무정보로 인해 실제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한 것을 나중에 발견,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존재하는 정보의 차이로 발생하며 전형적인 ‘주인대리인Principal-Agent’ 문제가 생기게 된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정보차이로 인한 위험은 기업인수합병 시장에서 항상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어왔고 이를 피하기 위해 투자회사들이 선호하는 방식이 바로 MBO다. MBO란 인수자가 타인이 아닌 바로 목표기업(Target Company)의 임직원인 경우다. 창업자가 고령 등의 이유로 사업을 팔고 현금화하여 은퇴하든지 아니면 다른 사업으로 전향하고자 할 때 본 사업과 관련 없는 매수자에게 사업을 설명하고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자식들도 사업을 이어받기를 원치 않는 경우도 흔히 본다. 이 경우 회사에서 오랫동안 같이 성장해 온 임직원들이야말로 사업의 가치와 사정을 훤히 알고 있고 또 인수 후에도 견습기간 없이 바로 사업을 경영할 수 있는 훌륭한 매수자가 된다. 하지만 임직원들이 사업체를 인수할만한 재정적 역량이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업체가 소유한 자산을 담보로 시중은행에서 담보대출을 하고 임직원들이 개인의 저축과 주택담보대출로 어느 정도 자금을 모을 수는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사업 인수액에는 훨씬 못 미친다. 즉 인수가격과 투입자본 사이에(은행대출을 포함하고도) 커다란 갭이 존재하는 것이다. 기업인수합병 투자회사 및 사모펀드들은 이러한 갭을 메워 MBO를 성사시키는 스폰서 역할을 한다. 이런 투자회사들은 북미지역에 1천개 이상 있고 토론토에만도 아마 50개는 넘을 것으로 본다.
투자회사 입장에서는 MBO 방식이 투자수익률도 좋고 무엇보다도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판단한다. 그 사업을 경영해보지 않은 투자전문가들이 내부임직원들로 인해 인수 시 발생하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정보차이로 인한 위험을 배제할 수 있고 또 인수 후 따로 전문경영인을 뽑을 필요가 없어진다. 바로 목표회사의 임직원이 매수자이기 때문이다.
MBO 스폰서역할을 하는 투자회사는 보통 지분(Equity)과 후순위 메자닌부채(Subordinated Debt)를 혼합해 투자구조를 설정한다. 또한 이러한 투자회사들은 보통 업종별, 기업규모 별로 특화되어 있다. 즉 소규모 사업체를 위주로 하는 스몰캡(Small Cap), 수천만 달러에서 5억 달러 정도의 기업체에 투자하는 미드마켓(Mid Market), 지난번 예를 든 RJR Nabisco 같은 대형회사들과 주로 거래하는 라지캡(Large Cap) 등으로 분화되어 있다.
투자회사들은 주로 4~7년 정도 후에 투자금 회수를 원하며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꺼리는 무담보 후순위 대출 및 자본형태로 투자해 임직원들이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폰서역할을 한다.
투자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목표기업의 현금흐름이다. 즉 보통 4년 정도의 기간에 발생하는 목표기업의 현금흐름으로 스폰서의 투자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있어야 한다. 임직원들은 본인들의 쌈짓돈과 시중은행의 담보대출을 통해서는 불가능한 인수자금을 스폰서를 통해 조달하고 4년 동안 열심히 일해 투자금을 상환하면 이후에는 본인들이 회사의 100% 주주가 되며 현금흐름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되므로 서로 윈윈(Win Win)하는 구조가 된다. 혹은 목표기업에서 당장 필요로 하지 않는 불용자산이 있을 경우 인수 후 바로 매각해 부채를 일부 상환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MBO 구조가 성립된다. 세계 기업인수합병 시장의 50% 이상이 MBO 방식으로 이뤄지며 사모펀드나 인수투자회사들도 가장 선호하는 M&A 방식이다.
소규모 사업체의 MBO 경우 창업주(매도자)가 일부 대출(Vendor Finance)을 해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창업주로서 임직원에 대한 보상의미가 있고 또 100% 현금화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이자를 받으면서 만에 하나 잘못될 경우에는 본인이 다시 회사를 인수하는 등 창업주로서도 위험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MBO는 많이 일어났고 유명사례로는 휠라코리아가 이태리의 휠라 본사를 인수한 경우를 들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MBI(Management Buy-In)가 있는데 인수자가 목표기업의 임직원은 아니나 해당사업에 경험이 많고 경영능력이 특출한 경우로서 사모펀드나 투자회사의 스폰서를 통해 소규모 본인자본으로 인수하는 경우를 말한다. 재무스폰서들이 인수자의 경영능력을 인정할 경우 MBO와 비슷한 방식으로 도와줄 수 있다. 이제 우리 한인사회도 담보대출 혹은 모기지를 넘어서 다양한 재무스폰서를 이용해 규모가 큰 사업들을 인수, 캐나다사회에서 주류로 커나가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