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도 ‘봄이 오는’ 이유
√ 통상 S&P500 같은 주가지수가 바닥에서 20% 이상 오르면 증시 약세는 끝났다고 본다. 지난 3개월간 ‘곰시장’ 종식을 알려주는 신호가 2번 나왔다. √ 최근 발표된 경제 통계수치(금융부문, 주택시장, 도소매 매출 등)가 대단히 고무적이다. 설사 하락세로 돌아서도 연말 전엔 바닥칠 것으로 예상.
북미주식시장 전망
요즘 주식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3월9일 676.53으로 바닥을 쳤던 북미 주가지수를 대표하는 S&P500 지수(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가 대형주 500개 종목을 뽑아 시가총액법으로 산정한 지수)가 불과 2주 만인 3월23일 21.6% 올라간 822.9로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S&P500 같은 주가지수가 바닥에서 20% 이상 오르면 다시 이전의 바닥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약세(Bear Market: 곰시장)가 끝났다고 본다. 이 기준에 의하면 북미증시는 2007년 10월9일 이후 1년5개월 동안 계속되던 약세가 서서히 강세(Bull Market: 황소시장)로 변하고 있다. ‘곰’이 슬슬 물러가고 ‘황소’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이다.
‘곰시장’ 끝나는가
‘곰시장’은 대표적인 주가지수가 정점에서 15% 이상 내려가면 시작된다고 본다. S&P500은 2007년 10월9일 1565.15 까지 올라갔다가 작년 1월18일 이보다 15.3% 낮은 1325.19로 떨어져 ‘곰시장’이 시작되었다. 주가는 그후 계속 하락, 금년 3월9일에는 17개월 전의 정점에서 무려 56.8% 떨어진 676.53까지 내려갔다. 사실 작년 12월8일 ‘곰시장’이 끝났다는 신호가 있었다. 3주 전인 11월20일 752.44까지 내려갔던 S&P500이 20.9% 오른 909.7로 마감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상승세는 며칠 더 계속되다가 불발, 다시 하락세로 이어졌던 것이다. ‘곰시장’에서 S&P500이 20% 이상 올라갔다가 다시 이전의 바닥 밑으로 내려가는 경우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희귀한 일이다. 하지만 3개월 후에 ‘곰시장’의 종말을 알려주는 신호가 또 나타났으니 이번에는 기대해 볼만하다. 3개월 전과 이번 신호는 한 가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3개월 전 신호가 현실적인 경기호전의 전망보다는 오바마정부의 적극적인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기인한 것이었다면, 이번 신호는 근래에 나타나기 시작한 일련의 희망적인 통계수치와 보다 구체적인 구제금융 실현방책의 발표에 기인한 것이다. 이번 신호가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다. 만일 이번 신호가 맞아 떨어져 3월23일 부로 ‘곰시장’이 끝났다고 가정할 때, 이번 ‘곰시장’은 평균기간 1년2개월보다 약 3개월이 더 길고, 그동안의 주가하락률은 ‘곰시장’ 평균(마이너스 32.2%)을 훨씬 능가하는 마이너스 56.8%로 1927년 이후 두번 째로 큰 것이다. 최악의 ‘곰시장’은 세계 대공황 때 205일(1931년 11월8일~ 1932년 6월1일) 동안 지속됐는데 S&P500이 61.8% 폭락했다.
통계수치 고무적
물론 지금 나타난 신호가 또 다시 불발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정부와 여러 선진국들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극심한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3개월 전에는 전혀 볼수 없었던 고무적인 통계수치들이 최근 며칠 새 발표되고 있는 사실은 북미경제 하락세가 올 연말 전에 바닥칠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주식시장은 실물경제를 6개월 내지 9개월 앞서 간다. 특히 이같은 통계수치들이 모두 금융부문, 주택시장, 도소매 매출에서 나온 사실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물론 이런 통계수치들은 머지않은 장래의 경기반등을 예고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수준이지만, 몇 달 전의 암담했던 경제지표들을 상기해볼 때 드디어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것은 이번 신호가 설사 틀린 것으로 나중에 판명되더라도 ‘곰시장’의 종말과 ‘황소시장’의 임박이 이젠 시간문제라는 것을 뜻한다. 이번 ‘황소시장’은 완전한 정착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모르나 일단 자리 잡으면 어느 때보다 오래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곰시장’을 불러온 근본적 원인인 미국금융기관의 규제와 감독체제의 허실이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제거, 튼튼하고 건전한 금융감독과 규제의 체제가 들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융제도 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제도의 개선도 아울러 이뤄질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호황은 길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높다.
분산 투자원칙 지켜야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지속적인 호황과 이에 앞서 시작될 증시의 상승세가 가져다 줄 기회를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 주식투자는 경제흐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도박이나 다름 없다. 주가 움직임은 항상 기복이 심하다. 기본적인 흐름이 오름세냐 내림세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름세가 언제 내림세로, 내림세가 언제 오름세로 변할지 아마추어들은 알기 어렵다. 따라서 주식투자는 반드시 믿을만하고 자격을 갖춘 재정상담가의 조언을 받아 설계된 재정 계획 하에 이뤄져야 한다. 재정계획은 개개인의 특수상황에 맞게 세워져야 한다. 본인과 배우자의 나이, 가족관계, 현재의 자산과 부채, 수입과 지출의 규모, 위험부담 능력과 취향 등이 고려대상이다. 한 가지 불변의 원칙이 있다면 자산을 분산(Diversification)하는 것이다.
은퇴계획을 예로 보자. 은퇴 후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가급적이면 다양한 형태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가능한 자산형태로는 부동산, 정부 및 회사연금, RRSP/RRIF, 생명보험, 유가증권, 저작권, 귀금속, 예술품, 골동품 등이 있다. 이중 RRSP/RRIF나 유가증권은 주식, 채권 또는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를 요한다. 이것도 몇 가지 형태로 분산하는 게 좋다. 정기예금증서(GIC), 뮤추얼펀드, ETF(Exchange Traded Funds), 시장 연동성 보장성 연금펀드(Minimum Guaranteed Variable Annuity Funds 또는 Guaranteed Minimum Withdrawal Benefits Funds)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요즘처럼 이자율이 낮은 때 GIC는 매력을 잃게 된다. 또한 다가올 ‘황소시장’의 혜택을 전혀 누릴 수 없다. 뮤추얼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데도 관리비(2~ 3%)는 높다. 위험성이 훨씬 적고 관리비(0.2~ 0.3%) 또한 현저히 낮은 ETF가 훨씬 좋으나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시장 중립성펀드(Market Neutral Funds)는 위험도가 낮은 대신 기대수익률도 그만큼 낮으나 비교적 안정적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주식시장의 상승과 연동돼 원금(연금 베이스)의 주기적인 상향조정이 가능하고 동시에 상향조정된 연금베이스가 보장되는 ‘시장 연동성 보장성 연금펀드’는 앞으로 다가올 ‘황소시장’의 혜택을 위험부담 없이 누릴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이 펀드는 4~5 년 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후 근래 캐나다에 소개된 것으로 국내인 은퇴자산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특히 근래의 불안정한 주식시장과 낮은 이자율로 인해 많은 자금이 GIC와 뮤추얼펀드에서 빠져나와 이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은퇴자산의 ‘필수적인 일부’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이 펀드가 아무리 좋은 개념이라 하더라도 자산 분산원칙에 따라 은퇴 후의 수입원으로 너무 크게 의존하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 은퇴자산의 분산전략도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전문가 조언 없이 증시에 뛰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은퇴자산을 원금도 보장되지 않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결코 권할 바가 못 된다. 아무튼 이번 ‘곰시장’ 종말신호가 틀림없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