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09092501.gif부자가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부자와 결혼하는 것이다. 이라크계, 스코틀랜드계, 영국계의 혼혈아로 1948년 태어난 패트리시아 로즈(Patricia Rose)는 19살 되던 해 ‘네이브(Knave)’ 매거진 발행인 러셀 게이(Russell Gay)와 결혼, 나체잡지에 사진이 실렸다. 70년대 그녀는 배꼽춤(Belly Dancing)으로 유명해졌고 소프트 포르노영화(Nine Ages of Nakedness)에도 출연했다. 76년 러셀과 헤어진 후 뉴욕시 모금파티에서 클루게와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한눈에 부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국의 정신과의사와 약혼 중이던 로즈는 두 번째 부인(Yolanda Zucco)과 살고 있던 클루게와 밀회를 하기 시작했고, 클루게는 로즈의 요염한 자태에 넋을 잃었다. 종교까지 가톨릭으로 바꾸고 로즈와 데이트를 즐겼다. 후에 로즈는 “클루게가 두뇌가 명석한 사업가”라고 표현했다. 자신보다 키가 작고 32살이나 연상인 클루게의 재력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은 그녀는 81년 뉴욕 세인트패트릭성당에서 67살의 클루게와 화촉을 밝혔다. 

 로즈는 결혼하자마자 돈을 물 쓰듯 뿌렸다. 버지니아 전원주택에 골프코스, 헬리콥터 이착륙장, 사원, 호화판 마구간 등을 지었다. 또한 뉴욕과 런던에서 대저택을 사들인데 이어 스코틀랜드에 별장을 짓는 등 초호화판 생활을 했다. 그녀는 클루게로 하여금 찰스왕세자와 다이애나공주까지 자신의 연회 초청장을 보내게 해 영국왕실을 난처하게 만들었고 영국언론을 바쁘게 했다. 권위를 존중하는 영국왕실이 정중하게 사절했지만 로즈는 찰스왕세자의 편지를 받는 등 많은 부호들과 고위정치인들을 사귀었다. 스코틀랜드별장에서 사귄 영국왕실의 친척을 통해 엘리자베스여왕에게도 접근을 시도했지만 결국 얻은 것은 여왕이 보낸 크리스마스선물인 라브라도 리트리버 강아지 한 마리였다. 셋째 부인의 사교능력에 감탄한 클루게는 “로즈는 내가 얻은 가장 값진 보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의 결혼생활은 90년 끝났지만 로즈는 9년 간 대부호와 산 덕에 방이 45개나 되는 버지니아 호화주택과 2천만 달러 상당의 스코틀랜드별장, 매월 160만 달러의 생활비 등을 위자료로 받았다. 당시 6살인 양자 존 클루게 2세를 양육하는 조건이었다. 로즈가 챙긴 재산은 클루게가 60년 옥외광고전문회사의 주식을 1,400만 달러에 매입, 26년 후인 86년 7억 달러에 매각한 재산 증식액보다도 많았다. 현재 로즈는 클루게 포도주재배농장(Kluge Estate Winery in Charlottville)을 경영 중이며, 클루게는 네 번째 부인(Maria)과 여생을 즐기고 있다.

  클루게는 자선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 2003년 6월 미국 상원도서관에 6천만 달러를 기부했고 상원 산하의 학술회를 통해 클루게상(Kluge Prize)을 제정, 역사·철학·정치·인류학·사회학·종교 등 노벨상에서 수상하지 않은 분야에 1백만 달러씩의 상금을 주고 있다. 클루게상은 국적에 관계없이 문호가 개방돼 있으며 논문은 어느 언어를 사용해도 된다.

 또한 클루게는 모교(Columbia University)에 87년부터 93년까지 1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고 2007년 4월11일에는 본인 사망 시 무려 4억 달러를 기증키로 해 대학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2001년에는 7천 에이커의 땅(4,500만 달러 상당)을 버지니아대 재단에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요식업 및 호텔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존 클루게 장학재단(The School of Hospitality Management John W. Kluge Foundation)을 세워 수상자들에게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메트로미디어호텔에 취업기회를 준다. 자격은 미국 시민권 및 영주권자로 호텔학을 공부하는 가난한 소수민족이어야 한다. (다음호에는 E.H Harri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