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초 30만km를 달리는 빛이 우주에서는 가장 빠르기 때문에 먼 우주의 거리는 대개 빛의 속도로 표시한다. 구체적으로 1광년은 3,153만6천 초이며, 여기에 30만km를 곱한 거리다.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여행을 떠나면 가장 가까운 화성까지는 4분30초, 목성까지는 35분, 맨 끝에 있는 해왕성까지는 대략 4시간 걸린다. 그리고 지구와 태양거리의 110배(160억km)가 되는 태양계의 끝(Heliosphere)까지는 15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작년 8월 인간이 만든 로켓 보이지호가 32년 항해 끝에 이 지점을 통과했는데 뒤돌아 찍은 사진에 태양은 일반별과 똑같이 보였고 지구나 목성 같은 위성들은 태양별 빛에 묻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태양의 영역은 빛의 속도로 15시간이고 다음별에 빛이 도착하려면 4년3개월을 가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속해있는 은하계는 빛의 거리로 얼마나 될까? 직경이 무려 10만 광년이다. 상상하기 쉽게 10만 광년 은하계를 태평양 크기만 하다고 가정했을 때 그 속에 태양계는 얼마나 클까? 10만 년을 초로 환산하면 약 3조 초가 되고 태양계 15시간은 5만 초이다. 그 비율은 약 6천만 분의 1이 된다. 태평양 직경 1만2천km에 6천만 분의 1은 16cm이다.

 이 말은 은하계가 태평양 정도 크기라면 로켓으로 32년 가야 했던 태양계는 16cm에 지나지 않고 그 속의 태양은 박테리아만 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은하계 속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약 2천억 개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지상에 살아왔던 800억 명에게 2개 이상 나눠줄 수 있는 분량이다.

 이같이 인간두뇌로 은하계 크기를 상상하기도 벅찬데 은하계 너머로 또 다른 은하계들이 무려 1천7백억 개나 펼쳐져 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우주의 크기를 헤아리기보다는 우주가 지닌 의미를 음미해야 한다. 단순하게 신이 전능하기 때문에 인간을 위해 우주를 만들어놓고 제왕적으로 다스린다고 믿는다면 이는 우주를 ‘모독’하는 생각이고 자신의 마음에 위선하는 행위다.

 우주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지금까지 최신 과학기술로 관찰할 수 있는 우주의 거리는 120억 광년이나 아직 어디가 끝인지도 알 수 없다. 단지 그곳을 수평선(Horizon)이란 이름을 붙였지만 그 너머에서 오는 빛은 우주팽창속도가 더 빨라 지구까지 도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더 큰 망원경을 만든다면 140억 광년까지는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광활한 우주가 머리 위에 펼쳐져있는데 90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우주를 약 3천 광년의 직경에 5천만~ 6천만 개의 별이 전체 우주일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다가 1926년 미국 천문학자 허블(Hubble)이 다른 은하계를 찾아 처음으로 은하계 이외에 또 다른 은하계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때부터 이를 갤럭시(Galaxy)로 불렀지만 우리은하계가 얼마나 큰지 잘 모르고 있었다.

 우리은하계가 10만 광년 직경에 약 2천억 개의 별이 있다고 파악되기는 1960년대 들어와서 가능했고 동시에 이웃 안드로메다까지 거리가 2백만 광년이란 사실도 알게 됐다. 그리고 120억 광년에 펼쳐진 1천7백억 개의 갤럭시 분포지도가 그려지기는 1995년이었다. 지도를 그려보니 갤럭시가 제멋대로 있는 게 아니라 드문드문 한 곳에 모여 있어 이를 클러스터(Cluster)라 이름 지었고 우리은하계는 안드로메다와 함께 20개 정도의 갤럭시가 모여 있어 로컬그룹으로 부른다. 하지만 5천만 광년 공간을 지나면 이웃 클러스터를 만나는데 이곳에는 3천여 개의 갤럭시가 모여 있어 버고(Virgo) 클러스터란 이름을 붙였다.

 이같이 크고 작은 클러스터들과 우주공간이 120억 광년에 걸쳐 펼쳐져있다. 그러면 어떻게 어마어마한 우주가 서로 둘러붙지(Big Crunch)않고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을까?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태초에 있었던 빅뱅(Big bang)이란 폭발하는 힘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최근에 발견한 사실은 우주 속에 보이지 않는 힘, 즉 우주를 광속보다 빨리 밀어내는 힘(Dark Energy)과 그 속도에 제동 거는 힘(Dark Matter)이란 2개의 힘이 상존하면서 균형을 잡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우주비밀은 끝이 없지만 우리는 이만큼이라도 알려준 과학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은하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銀河)다. 우리가 속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단순히 ‘은하’ 또는 ‘은하계(Galaxy)’라고 부른다. 은하수(銀河水)는 지구에서 보이는 우리은하의 부분으로, 천구(天球)를 가로지르는 밝은 띠로 보인다. 우리은하의 지름은 약 10만 광년, 나이는 약 137억 년으로 추산된다. 은하계 너머 대우주에는 또 다른 은하계들이 무려 1천7백억 개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