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세대별이 수명을 다하게 되면 부피가 3분의 1로 수축되는 난장이별로 변한다. 하지만 질량Mass은 증대해 엄청난 중력이 생긴다. 그리고 높은 중력은 강한 압력을 발생시켜 산소와 유황이 결합돼 규소(Si)라는 물질을 형성시킨다. 이러한 과정으로 태어난 규소는 현재 전 지구 표면성분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잡성분이 없을수록 투명해 이를 수정(水晶)이라하고, 잡성분이 많이 섞이면 반투명으로 차돌(SiO₃)이 된다.
이 차돌을 인간이 처음 사용한 시기는 석기시대로 불씨를 만드는 부싯돌로 쓰였다. 그런데 유럽대륙에는 차돌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석기시대 유럽사람들이 차돌을 구하려면 지금의 그리스인 발칸반도까지 가야 했는데 당시 열악한 조건으로 알프스산맥을 넘어 발칸반도까지의 왕복은 거의 목숨을 건 여정이었을 것으로 사학자들은 보고 있다.
고고학자들에 의하면 석기시대는 철저한 씨족으로 구성되어있어 이방인을 적대시하는 풍조로 긴 여정 중에는 오히려 사람을 피해야만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2~3명의 전사가 한 팀이 되어 떠나는데 3년은 족히 걸렸을 것이고 차돌을 갖고 한명이라도 무사히 돌아오면 그는 평생 영웅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차돌이 곳곳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부싯돌 사용은 물론이거니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개발했다. 즉 석기시대사람들은 진흙으로 토기(土器)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이런 토기는 쉽게 물이 스며들어 물이나 물기 있는 먹을거리를 보관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부터 약 3천년 전 차돌을 곱게 갈아 차돌가루를 물에 타서 토기에 칠하면 차돌가루가 물과 함께 토기에 스며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유약칠이라 한다. 이렇게 유약칠한 토기를 보통 장작불 정도의 온도로 굽게 되면 배어있는 차돌가루가 녹아 유리처럼 토기를 코팅하게 된다. 이를 옹기라 하는데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장독이 이에 속한다.
그러다가 약 1,500년 전 순수한 차돌가루로만 뭉쳐진 고령토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고령토는 진흙보다 깨끗할 뿐만 아니라 불에 구워도 수축이 적고 반죽한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뿐 아니라 그림을 그려 넣고 유약칠을 하여 구워 만들면 천년이 지나도 변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용 후 언제든지 물로 닦아 놓으면 항상 새 것 같았다. 지금도 식기류접시는 도자기접시 이상 가는 물질이 없을 정도다. 이런 접시를 처음 본 유럽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중국을 ‘도자기의 나라China’라 부르게 된다.
차돌이 없는 유럽에서는 17세기가 될 때까지도 도자기 생산은 꿈도 못 꾸었다. 하지만 17세기 들어서면서 유럽에서 먼저 섭씨 1,300도가 넘는 고온을 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때부터 규소를 다루는 기술이 역전되고 만다. 즉 잡성분이 많은 모래를 녹여 유리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규소는 그 후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판유리, 안경으로부터 현미경까지 인류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헤아릴 수없이 많다. 이로써 규소의 기능이 다한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1970년대에 차돌은 전자산업에 전혀 예상 못했던 혁신을 가져다주었다. 즉 차돌이 실리콘이란 반도체로 둔갑한 것이다.
차돌 내부는 진공상태이면서 파장을 직선으로 흘려보낼 수 있어 그동안 전자제품에 사용하던 진공관이나 콘덴서, 코일들을 다 무용지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그 기능을 무한히 작은 공간으로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실리콘 64MD라 하면 손톱(1cm 평방)만한 면적에 6,400만개의 트랜지스터와 6,400만개의 콘덴서를 내장시켰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이를 진공관으로 채우려면 서울에 있는 63빌딩 2동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 하나 차돌의 기적은 1980년대 실용화된 광섬유(光纖維; optical glass fibre)였다. 종전에 통신은 구리선 표면에 전파를 실어 보내 구리선 하나에 하나의 통화만 가능해 구리선을 최소로 가늘게 만들어 1천개를 묶어도 케이블 직경이 10cm나 되었다. 하지만 광섬유는 파장을 섬유내부로 보내 잡음도 없으며 머리카락 굵기의 섬유에 무려 1천만 개의 통신을 보낼 수 있다. 시설이 문제지 한국의 5천만 인구가 동시에 전화통화를 해도 통화체증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같이 차돌은 인류에게 보석이었고 이를 제공해준 자연의 어머니와 이를 발전시킨 기술과학에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