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모든 동식물의 기원은 미생물로부터 진화돼 왔으며 아직도 얼마나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되는 실정이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 인체 역시 세포라는 미생물로 이뤄졌다고 봐야한다.
이렇게 미생물은 많지만 성격과 생존방식이 각양각색이다. 공통점은 미생물 수명이 짧은데 유난히 탄저균은 수백 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생의 대부분은 휴면(休眠)을 취하고 자기번식을 할 때만 깨어나 동물세포 속으로 스며들어 번식하고 번식이 끝나면 곧바로 땅 속으로 다시 들어가 기약 없는 동면과 같은 휴면에 들어간다.
그러면 어떻게 땅 속의 수면상태에서 동물에 스며드는지 보자. 땅 속에 수면상태의 탄저균은 풀의 새싹에 밀려나오면서 자연히 땅 표면으로 올라오는데 탄저균이 묻은 성장한 풀을 초식동물인 소나 양, 말들이 뜯어먹어 탄저균은 수동적으로 동물의 몸속으로 침투한다. 이렇게 침투한 탄저균은 오랫동안의 휴면상태에서 깨어나 감기인플루엔자처럼 세포 속에서 자기번식을 시작하는데 2일 정도면 전신의 세포로 번져 탄저균의 번식이 끝난다.
하지만 번식이 끝난 탄저균은 감기인플루엔자처럼 공기를 타고 호흡기관을 통해 탈출할 줄을 모른다. 그 대신 땅으로 돌아가기 위해 동물의 폐를 썩게 하여 땅에 쓰러트려 죽이고 사체 부식과 함께 탈출해 땅속으로 스며든다. 땅으로 돌아온 탄저균은 언제 또 동물 속에 들어가 번식할지 기약이 없다. 100년에 한번 있을 수 있는 확률을 살아 기다릴 수는 없어 곧 끝없는 휴면상태에 돌입한다. 이런 특성을 지닌 탄저균을 수집하거나 대량 배양해 생물무기를 만든다. 이 탄저균을 가공하면 흰가루처럼 되는데 비닐봉지에 보관해도 100년을 이상 없이 간직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비용과 관리 면에서 어떤 재래식 무기보다 경비가 훨씬 적게 든다.
2000년 화폐가치로 산출한 자료를 보면 1평방km에 폭격을 하려면 재래식 폭탄의 경우 평균비용이 약 2천불 소요되고 핵의 경우는 약 4천불이지만 탄저균은 단 1불도 안 된다. 게다가 살상력도 대단해 1kg이라도 대도시 상공에 살포하면 100만 명 이상 폐의 부식으로 사망한다. 공중살포가 아니라도 지하철이나 교통이 번잡한 대로에 뿌려도 순식간에 번지고 만다. 이같이 최소의 비용으로 기물 파괴 없이 다수의 생명만 살상할 수 있기 때문에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은 물론 북한까지 대량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무기는 탄저균 이외에도 은밀한 테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볼라균Ebola virus도 있는데 이 균에 감염되면 유행성 출혈증세를 보이며 감염 후 1주일 후면 90%의 치사율을 보인다. 문제는 테러범이 수백 그램이라도 대도시에 살포, 인체에 침투해도 증상이 곧 나타나지 않고 잠복기간 중 3~4일 정도는 본인 스스로 가벼운 감기 정도로 알고 일상생활을 계속해 쓰러지기 전까지 다른 사람에게 계속 감염시키고 만다. 이런 상황을 ‘걸어 다니는 송장Walking death’이라 하여 쓰러지기 전까지 유행성독감처럼 번지기 때문에 희생자가 많을 뿐 아니라 누구에 의해 감염이 시작됐는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이같이 생물무기는 병균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용도로 개발됐다고 한다. 지난번 중동전에서도 후세인정부가 핵무기 대신 생물무기를 개발하려고 인체실험을 했던 기록들이 전후에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북한은 아무런 제재 없이 1960년 초 부터 수많은 인체실험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축적된 생화학무기가 5천 톤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3위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미국 국무부가 북한은 생물무기를 이용한 테러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런 위협이 바로 머리 위에 상존해있는데 적이 보유한 생물무기에 대한 정보도 없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아무 계획도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더 한심한 것은 천안함사태에서 보듯 오히려 적을 두둔하려는 세력들이다. 천안함사태 가해자가 분명히 판명되어 캐나다도 경제제재에 동참하고 있는데 적지 않은 한국인들은 천안함사건을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돌리고 있으니, 테러용 미생물 에볼라균이 번져 수많은 아녀자들이 나둥그러져 사경을 헤매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돌릴 것이 뻔하다. 이런 철부지들이 있는 한 한반도에 민주자유 통일국가를 건설하기는 험난하기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