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중에 몸집이 큰 고래를 제외하면 사람의 두뇌가 가장 크고 밀도가 높다. 평균무게는 1.5kg으로 1천억 개의 뇌세포가 밀집돼 있으며 생(生)을 유지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분주하다. 뇌의 신체관리 업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방대해 신체가 생산하는 에너지의 30% 정도를 뇌 혼자 소진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뇌가 어떤 일을 수행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고 관계할 수도 없다. 단지 오감(五感)을 통해 두뇌가 외부를 인식하는데 이 부분만 의식이라 하여 우리가 유일하게 두뇌와 관계를 맺고 있다.
두뇌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의식 자체도 두뇌가 하는 전체 일에 1% 정도 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의식은 ‘나’를 대표하고 있으며, 기억력, 집중력, 이해력, 추상력, 표현력 등을 말하는데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지식이 추가되고 서로 다른 지적능력을 보유하게 되는바 이를 수치로 측정하기 위해 1904년 프랑스인 알프렛 비네(Alfred binet)가 문답식으로 만든 것이 오늘까지 사용되는 지능지수(IQ; Intelligent Quotient)다.
일반적으로 IQ가 높다는 말은 터득한 정보나 지식을 잊지 않고 뇌에 오래 간직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기억해 올바른 판단을 한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총명하다는 말이다. 시험결과 150점 만점에 120점이 넘으면 총명한 측에 속하고 140점이 넘으면 수재 또는 천재로 구분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100점 이하에 속하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과학적인 뇌기능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간 뇌 속에는 정보저장 내지 기억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는데 오감(五感)에 의해 수집된 정보자료가 이곳을 통과해야 두뇌에 저장된다. 이곳을 학명 상 해마부Hippocampus라 하며 터득된 정보의 중요성 여부는 이곳에서 결정짓는다. 다시 말해 중요한 정보로 간주되면 ‘장기 기억Long term memory’으로 분류돼 두뇌에 보관하게 하고, 중요하지 않고 바로 잊어도 무방한 정보는 ‘단기 기억Short term memory’으로 처리해 짧게는 몇 시간 내에 잊어버리고 길어봤자 며칠 기억한다.
이곳에는 정보를 지우는 화학물질이 있는데 이를 짚Zip이라 하며, 이 화학물질이 정보를 지워버리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러한 정보 분류작업은 전적으로 두뇌소관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로 기억을 관리할 수 없다. 또한 이런 두뇌기능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지능지수도 다를 수밖에 없다. 정보가 많이 지워지는 사람의 지능지수는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거의 지워지지 않는 사람도 있어 초기에는 천재취급을 받지만 결국 자폐증(自閉症)에 걸리고 마는 경우도 있다.
여하 간에 이러한 지능지수는 어느새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어 인간차별이란 사회문제로 제기되기도 했다. 즉 인간 두뇌기능은 다양성을 갖고 있는바 단순히 지능지수만 갖고 인간의 전체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반론 하에 만들어진 이론이 다중지능이론(Multiple intelligence theory)으로 1983년 하버드대학의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교수가 만들었는데 일명 가드너 지능이라 부른다.
이 이론은 지능 외에 예술적 감각, 언어적 능력, 문제를 통찰하는 지능, 도덕적 감수성 등을 추가해 결국 이성적(理性的)인 판단력을 중시하고 있다. 실제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지능이 높은 사람보다는 가드너 지능을 보유한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하지만 가드너 지능평가가 종전의 지능지수(IQ)를 전면적으로 대신할 수는 없다. 예를 하나 들면 생사를 순간적으로 판단해야하는 전투기 조종사를 선발할 때 종전의 지능검사보다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도 대기업일수록 지능지수가 높은 사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지능지수가 높을수록 기업경영이 원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능측정방법이 두뇌를 이해하는데 최상의 방법인지는 아직도 의문이 많다. 20세기말까지 두뇌과학자들에게 가장 큰 과제는 두뇌가 마음을 창조하느냐 아니면 마음이 두뇌를 관리하느냐하는 문제였다. 이는 마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문제와 같았는데 21세기에 들어서면서 MRI같은 첨단두뇌촬영기가 등장해 두뇌활동을 좀 더 철저히 연구한바 두뇌 자체는 생각을 창조할 수 없고 마음이 두뇌를 관리하는 것으로 판명 났다.
그러면 마음은 누구인가? 나 자신인데도 알 수 없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즉 나 속에 또 다른 실체가 공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지능을 높이려면 우선 마음을 움직여야한다. 즉 어떤 일을 하든지 마음이 흥미를 갖도록 유인해야 한다. 마음이 재미를 가질 때 두뇌는 비로소 정보를 ‘장기 기억Long term memory’에 저장시킬 것이다. 따라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지능지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야한다.